* 표시로 스포일러 가림

 

 

0. 잔인하다길래 좀 걱정했는데, 그럭저럭 견딜만 했어요.

적절한 선에서 컷팅되고 안 보여주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이해하기 쉬운 단순한 스토리와 지루하지 않음만으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폭력이 복수(revenge)로 작용한다면 통쾌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기도 하고요.

 

1. 무고한 사람에 대한 폭력이 쓸 데 없이 잔인할까봐 걱정했는데,

그게 장치인 것이 맞긴 하죠. 다만 그 양이 좀 많긴 했지만.

그 피해자의 고통 장면 없이 무작정 주인공의 복수가 시작되어 영화내내 잔인한 폭력이 나오는 영화와,

피해자의 고통 장면이 있고, 주인공의 복수가 나오는 영화 둘 중에서,

그 복수가 더 통쾌하고 속시원할 수 있는 건 후자긴 하니까요.

듀나님 리뷰처럼, 몇몇 보기 힘든 씬만 참아내면 되더군요. 정말.

심지어, 가해자가 당하는 매우 폭력적인 어느 한 장면에 대해서,

예상치 못한 코미디가 발생하는 경우에 관객은 많이 웃기도 하고요.

 

2.  [여기는 잔인한 장면 묘사인데, 영화보기 전에 참고할 사람은 긁어서 보셔도 됨]

이 영화는 여러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다양한 폭력을 종합세트로 다 보여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중 일부는 무고한 사람을 향한 것이어서 불편했지만,

가해자를 향한 폭력에 대해선 오히려, '그래, 더 잔인하게 괴롭혀줘'라고 속으로 되내이고 있었습니다.

* '입을 확 찢어버린다' * 라든가, 우리가 평소 누군가에 대한 분노로 별 생각 없이 내뱉는 폭언을,

영화에선 정말 '실천에 옮기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강력 범죄의 가해자에 대해서,

'쟤네는 바로 죽이면 안 되고, 오래오래 고통을 주면서 서서히 죽여야 돼'

라고 분노하면서도 실천에 옮길 수 없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것도 피해자의 연인이 직접,

정말 그렇게 하고 있으니, 관객은 대리만족과 희열을 느끼게 되고요.

 

3. [여기는 잔인한 장면 묘사인데, 영화보기 전에 참고할 사람은 긁어서 보셔도 됨]

오마쥬인가. 몇몇 영화에서 본 장면들이 나오는 것 같았어요.

[돌이킬 수 없는]에서 * 머리가 으스러지도록 흉기로 내려치는 * 장면 이나, 포르노 영화가 나오는 장면.

[복수는 나의 것]에서 * 아킬레스견을 자르는 * 장면. [살인의 추억]의 마지막 터널.

[안티크라이스트]의 * 성기 훼손 (이 영화에서는 남성임) * 등등.

 

4. 한편 영화에서 가해자의 폭력이 사실적이고 적나라하다라는 평이 있었는데,

현실적인 느낌은 덜 했다고 느꼈습니다. 정말 실제 가해자는 그래도 아주 조금이라도의 동정심은 느끼게 될 것 같은데,

영화속 가해자는 지나치게 당당하고 폭언을 일삼습니다. 최민식 캐릭터의 외모도 굉장히 흉악스럽습니다.

실제로는 평소 말 수 없고 그냥 눈에 안 띄는 평범해 보일 뿐인 사람이 흉악 범죄의 가해자인 경우가 많기도 하고요.

최민식이 연기를 잘 하고 잘 한 것은 맞지만, 현실적인 느낌과는 좀 떨어져 보이기도 했어요.

근데 하긴 영화니까요. [샤이닝]의 잭 니콜슨 같은 느낌?도 찮죠.

 

5. 주인공도 점점 폭력적이 되어가는 것은 맞지만,

전 주인공이 악마가 되어간다라든가, 결국 주인공도 악마였다든가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어요.

 

6.  복수를 시작한 후로 * 또다른 피해자가 없었 * 더라면,

첫 복수를 했을 때, * 가해자를 아예 감금하여 지속적으로 괴롭혔 * 더라면,

마지막에 * 피해자의 아버지가 당하지 않았 * 더라면, 스토리가 더 괜찮았거나, 영화가 좀 더 편안했을까요.

 

7. 영화의 마지막, 복수를 마친 주인공의 감정은 어땠을까요.

마지막 주인공의 * 우는 듯 웃는 듯한 복잡미묘한 표정 * 이 결국 영화가 말하려고 하는 것일텐데,

주인공은 자신의 복수로 인해 분노가 사그러들었을 것이고, * 후회도 되었을 테죠. *

또한 복수는 달콤했지만, 애인을 잃은 슬픔은 지워지지 않는다라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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