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08 08:47
아래 스포일러 얘기가 이슈가 되는 와중에 역사 스포일러 얘기가 나오길래 문득,
중학교 때쯤인가, 학교 중간고사(혹은 기말고사) 국사 채점하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보통 시험 기간은 선생들한테는 반휴가나 다름 없었기 때문에, 집에 일찍 가고 싶었던 어떤 선생들은 빨리 자신의 과목을 채점하고자 아이들을 동원하고는 했지요. (다음날 시험이 있었는데도!)
채점을 하다 보면 참 이상한 답이 많이 나오는데.. 아직까지 기억에 남은 것은 국사 시험지 채점이었습니다. 문제가 아마 이랬을 거에요.
'임진왜란 때, 거북선을 만들어 왜군을 물리치고 삼도수군통제사가 되어 블라블라..'
당연히 답은 '이순신', 혹은 '이순신 장군' 인 주관식 문제였죠. 아마 나름 점수를 주고 싶어서 낸 문제일텐데, 이런 허술한 그물망에도 기어코 걸려 드는 아이들이 있기 마련이었죠.
'김유신'
그래, 뭐.. 국사에 관심 없으면 헷갈릴 수도 있고, 그나마 들어본 장군 이름이 있긴 하구나 싶었습니다.
'을지문덕'
음.. 국사책을 보긴 봤구나.
'강감찬'
오.. 고려까지 왔으니 그래도 근접했네...
'이성계'
아, 아쉽..(응?)
'맥아더'
으응? 맥아더가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음... 이녀석 여기가 인천인데 자유 공원도 안 가 본 것인가.
문득, 저 때 저 아이들에게는 사극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말해주면 죄다 스포일러가 되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2014.04.08 08:55
2014.04.08 08:55
고등학교 답안지를 비워두면 때리는 국사 선생이 있었어요
모르더라도 답안지를 채워넣어야 했는데
정답이 의상인지 의천인지 불교 관련 문제였는데 도저히 정답이 안떠올라서 나폴레옹이라고 적어냈어요
더 맞았죠 ㅎㅎ
2014.04.08 09:01
오늘의 게시판은 온갖 스포일러의 밭이 될 것이라는 예감.. ㅎㅎㅎ
며칠에 한번씩.. 이런 강력한 떡밥들..
다이나믹 듀게.. 사릉~~해요~~ ㅎㅎ
저는 4학년때쯤 자연시험문제였던가?? 퇴적층 그림과 함께 각층별로 나뭇잎이랑 뭐랑 쌓여있고 한칸이 빈칸.. 거길 채워넣어야 하는건데..
정답은 "물고기"였어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물고기란 단어가 안떠올라서
'아우 이게 아닌데 아닌데 이거 말고 다른 말이 있는데 왜 생각이 안나냐'며... 적어넣은 답은 "생선"
점수 발표할 때 선생님이 불러세워서 제 답을 급우들에게 공표하고.. 한번 웃었죠.. 다행히 정답 처리..ㅋㅋㅋ
2014.04.08 09:18
정도전 처음 시작할 때 엠팍 한게에서 유행하던 스포일러 놀이가 생각나네요. "아니, 정도전이 왕이 되지 않는다구요!"
뻔한 내용이라고 해도 연출과 묘사에 따라 명작이 되기도 하고 클리셰 덩어리가 되기도 하죠. 팩션이라고 해도 결말은 정해져 있는 법인데 스포일러라고 한다면 엔딩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한것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