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02 17:27
최근 몇년간 여러 영화 커뮤니티의 영화평이나 포털 영화 데이터베이스의 한줄평 등을 보며 느끼는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과거의 작품들, 특히 정서적으로 가까운 한국영화나 지금과 시대상황의 비교가 그나마 쉬운 7~80년대 이후의 작품들이 조롱과 멸시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건데요.
신작이든 클래식이든 그 만듦새나 주제의식에 따라 찬사를 받거나 비판을 받는건 당연하지만 구시대의 정서와 그에따른 다소 촌스러운 모양새라는 이유로
조롱거리로 전락한 작품들이 많더군요. 물론 해당 시간대의 풍경과 정서를 반영하는 작품이 시간을 이겨내기가 쉽지만은 않겠지만
이런 조롱속에 해당 작품이 이룬 성취나 미덕 마저 쉽게 휘발되어버리는건 좀 안타깝지않나 뭐 그런 생각도 듭니다.
영화나 여타 저작물을 접하는 환경이 과거와는 달라졌고 그런 작품을 대하는 태도 또한 달라진게 사실이니 그 변화를 인정해야하는 것도 맞겠지만요.
다만 해당 시대를 모르는 세대나 영화에 대한 소양이 적은 사람들이 가볍게 평하는거야 그렇다 치겠지만 그 시대를 살아왔고 오랫동안 영화를 애호하며 보아온
영화광들도 일부는 이런 조소하며 까기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면 영화를 즐기는 목적이 바뀐건가 아니면 원래 그런 재미로 즐긴건가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영화를 접하는게 너무 쉬워진 환경이라 영화를 대하는 태도까지 바뀐건아닌가 생각도 듭니다만
한 영화감독이 영화제에 자신이 좋아하는 감독의 고전명작 회고전을 보러갔다가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젊은 관객들이 너무 신나게 깔깔웃어서 민망했다는 얘기가 생각나기도하네요.
뭐 해당 작품은 정말 오래된 작품이라 문법자체가 요즘의 영화와 비빌수없는 수준이었으니 연출이나 배우의 액팅에 웃음이 나오는것도 이해는 합니다만.
허나 그런 장벽에도 많은 관객들이 작품에 몰입하여 그 작품을 온전히 체험했고 영화제 후기에 많은 찬사가 쏟아졌다는 훈훈한 결말이 되었다네요.
슬램덩크 신극장판 개봉이 이제 이틀남았군요.
사상 처음으로 원작의 클라이막스인 산왕전이 영상화가 되었다니 어찌 극장으로 가지않겠습니까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단순 원작의 영상화가 아닌 인물들에 대한 서사 또한 완성도있게 보충이 되었다니 더더욱 기대가 될수밖에요.
더구나 당시의 기준으로 봐도 솔직히 한숨나오던 (물론 그때는 꿀잼으로 봤지만) TVA에 비하면 뭐 3D화나 색감에 대한 이질감 따위가 뭐가 대수겠습니까
그런고로 만화책으로 복습을 하고 있습니다. 슬램덩크의 단점은 어느 시점에서 보든 끝까지 봐야하고 다시 그앞 에피소드 아니 첫권부터 다시 보게 만든다는거지요.
그러고 보니 슬램덩크는 그 당시의 여타 일본만화들과는 드물게 시간을 잘 이겨낸 작품이 아닐까합니다.
8~90년대 학원물, 스포츠물 보면 지금 기준으로는 가루가 되도록 까일 클리셰들의 덩어리들과 정말이지 뜨악한 구시대적 사고관을 가진 캐릭터들에 기겁을 하겠죠.
슬램덩크는 그런 의미에서 시대의 냄새가 엷은 작품이기도하죠. 애초에 곁다리없이 주제에만 한없이 집중을 해서 그렇겠지만.
무은 이제 클래식의 반열에 들었다해도 과언이 아닐런지? 듣자하니 해당 작품이 연재가 끝난 후에 태어난 세대들도 슬램덩크를 읽고 있다는군요.
일본, 한국할거없이요. 대약 97년 이후 태생들. 뭐 그전 세대야 말할필요도 없구요.
슬램덩크를 90년대 초중반 실시간으로 즐긴 세대가 교사가 되었는데 지금 학생들 가방속에 슬램덩크 만화책이 들어있어서 놀랐다는 증언은 뭔가 찌릿한 느낌이.
처음한 얘기와 연결해보면 과연 슬램덩크는 과거의 작품으로서 조롱할 수 있을까? 그럴 건덕지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군요.
뭐 깔려면 얼마든지 깔수있겠죠. 작품 내외적으로 논쟁이 없었던 작품은 아니니도 하구요.
다만 '지금보니까 개구려'라는 말을 쉽게는 하지 못할 듯 합니다.
2023.01.02 17:46
2023.01.02 18:55
저는 오히려 유튜브나 ott등 접근성이 뛰어난 플랫폼 덕분에 영화를 보다 더 가볍게 소비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접근성 만큼은 인정합니다. 예전처럼 영화 한편 보자고 여기저기 찾아헤매였던거 생각하면 쩝~~~
사실 스티브 맥퀸 정도면 지금 20대 정도라면 너무 멀게 느껴지는 배우일수도 있겠네요. 제가 케리 그란트나 험프리 보가트, 제임스 캐그니가 아무래도 스티브 맥퀸, 찰스 브론슨, 제임스 코번 보다는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 처럼요.
페킨파는 뭐 당시에도 막나간다 소리 듣던 양반이라. 필모 중 가장 지독했던게 겟어웨이, 가르시아이기도 하구요.
그렇다고 그 영화들을 평론가들이 마초꼴통영화라고 막무가내로 까진 않지만 지금의 젊은 관객들 입장에서는 어떨런지 궁금하기도합니다.
다만 그런 구시대적 관념만 까고 영화가 가진 성취와 미학에 대해선 전혀 느끼는게 없다면 앞으로 영화를 안보는게 나을지도 모를일이겠네요.
2023.01.02 19:16
지푸라기 개들을 빼놓으면 섭하죠.
그 시네필들이 환장하는 박찬욱이 좋아하는 영화인데요
그냥 요새 영화는 유색 인종이자 레즈비언인 여자가 다 이겨 먹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게이,트랜스젠더도 좀 넣어 주고요.
2023.01.02 19:46
아차차~ 어둠의표적이 이 양반 성향으로는 끝판왕인데 깜빡했군요.
PC야 뭐 영화만 잘만들면 되죠 뭐
2023.01.02 19:49
2023.01.02 20:27
어휴 그장면이랑 후에 응징당하는 장면까지 ㅎㄷㄷ~하죠.
2023.01.02 20:34
예 <어둠의 표적>에서도 아내가 총 들고 맞서는 것 두고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이전에 리벤지 영화의 시초를 보는 사람도 있죠
철십자 훈장도 응징당하는 장면이 있고요
저는 오히려 유튜브 덕에 60,70년도 전에 나온 영화들 보며 감탄합니다. 평타치는 넷플릭스 영화들보다 괜찮은 게 정말 많아서 이런 세상을 이제야 알게 된 게 아쉬울 정도입니다.
영화가 취미라면서 최신 개봉작, ott신작들만 보고 스티브 매퀸 영화 한 편 안 본 사람도 있던데 국내 개봉했고 tv방영도 여러 번 했던 <빠삐용>도 안 봤는지 ㅋ <겟어웨이>정도는 페킨파의 마초성이 비판받아도 한 번은 봐야 할 영화라 생각하지만 pc하지 않아 안 볼 듯 합니다. 시대에 뒤처진 것은 감안해도 기술적 성취,후대에 미친 영향 볼 때 무시하지 말아야 할 영화들이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