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11 20:30
[에이프릴과 조작된 세계]는 실제로는 존재할 수 없었던 20세기의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석탄과 증기기관만이 존재하고
나폴레옹 5세가 지배하는 프랑스 제국요. 세상이 이 꼴이 난 건 나폴레옹 3세의 죽음을 가져온 의문의 폭발 사건으로 실험실에서
탈출한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위대한 과학자들을 납치했기 때문입니다.
전 이 이야기를 그냥 못 믿겠습니다. 그 생물체가 지나치게 전능해서이기도 하지만 과학이란 게 몇몇 천재들의 힘만으로 발전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한 천재가 사라지면 대부분 그 일을 할 다른 천재들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과학이라는 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
천재 과학자들을 가두어 연구를 시키면 뭔가 엄청난 게 나올 거라는 생각은 왜 이렇게 자주 나오나 모르겠습니다.
그 대단한 게 나오려면 다른 과학자와의 교류를 해야 하고 그 과학자들이 속한 세계는 또 바깥 세계와 교류를 해야죠.
하지만 영화가 그리는 세계는 인상적입니다. 디스토피아이긴 하지만 매력적인 스팀펑크 디스토피아죠. 이 세계의 매력은
팔할이 디자인에서 오는데, 이건 프랑스 만화가 자크 타르디의 공로입니다. 시나리오 자체는 창작이라고 하지만 세계 창조에는
그의 역할이 컸다고 합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아브릴은 어렸을 때 실종된 과학자 부부의 딸입니다. 그 부부는 불사의 약을 개발하다가 실종되었고
아브릴이 그 뒤를 이어 연구를 하고 있죠. 계속 실패하다 그 부작용으로 고양이 다윈이 말하는 애니메이션 동물 친구가
되긴 했지만요. 영화의 대부분은 아브릴과 수수께끼의 불사약과 정체불명의 생명체를 쫓는 [땡땡의 모험] 식 추적전의 연속입니다.
사실 이야기 자체의 재미가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습니다. 발동이 걸리려면 시간이 좀 걸리는 내용이고 앞에서
말했듯 설정 기반이 좀 약하거든요. 하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세상 자체의 매력이 영화를 끌어가기 시작합니다.
무엇보다 주인공 아브릴이 제가 조금 더 자주 보고 싶은 부류, 그러니까 외모 따위에 신경 안 쓰는 씩씩한
이과 소녀입니다. 영화 내내 남 신경 안 쓰고 참 열심히 달리는데 보기 참 즐거웠어요.
(15/11/11)
★★★
기타등등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주인공 이름은 아브릴입니다. 영어 제목에서 이걸 에이프릴이라고 고친 건 충분히 이해가 가죠. 하지만
우리도 그래야 할 이유는 없지 않습니까.
감독: Christian Desmares, Franck Ekinci, 배우: Marion Cotillard, Philippe Katerine, Jean Rochefort, Olivier Gourmet, Marc-André Grondin, Bouli Lanners,
Anne Coesens, Macha Grenon, 다른 제목: April and the Extraordinary World
IMDb http://www.imdb.com/title/tt3422078/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2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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