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19 00:50
무도 끝나고 쓰기 시작한 글인데 급 졸려서 자다 보니....어째 이 시간에 올리게 되는 잡담.
1. 그제어제 효소 직구를 진행했어요. 총 7분이셨는데 엘리베이터 없는 4층 건물을 오르락내리락하느라 끙끙.
여자분들은 빵이나 과자, 심지어 아이라이너같은 소소한 선물들을 주고 가셔서 굽신굽신하였죠. 저번에 원하셨던 분들이
미리 예약까지 하셨으니 다음주에 한 번만 더 할 생각이에요. 이후로는 뭐...저한테 쪽지 주시면 그때그때?
2. 어젠 회사 송년회였는데, 잘 먹고 잘 마시고 노래 잘 부르다가 취한 딴 부서 팀장놈이 말도안되는 꼬장을 부리길래 술이 좀 된 저도
정색하고 싸우다가 쪽팔리게 울고( ..) 차장님이 택시비 하라고 카드 주셨는데 헐 유효기간 지난 카드래고( ..) 이래저래 기분이
거지같아져 있는데 마침 애인님이 마포에서 들어가는 길이라고 연락하시길래 급만남하였어요. 웬 기타를 둘러메고 나타나는데
영락없이 가난한 뮤지션 꼴이라 풉 하고 웃고는 와인을 땄습니다. 요즘 술마실때 안주 잘 안 먹는 버릇이 생겨서 배가 고프길래
삼각김밥에 공화춘을 안주로 놓고 회식때 열받은 얘기하면서 막 분개하다보니 술이 뿅 하고 오르는거죠. 술이 잘못 들어가면 딸꾹질이
나는데 이런 딸꾹질은 죽어도 안 멈춥니다. 20분 넘게 용을 쓰는 저를 딱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던 애인님이 느닷없이 달려들어 손으로
코랑 입을 막고 놓아주질 않는데, 와 죽는 줄 알았어요. 무지막지하게 버둥거렸는데 힘 완전 세서 절대 안 놔주고. 그렇게 또 10분 정도
난리를 쳤는데, 그래도 안 멈추는거죠. 안되겠어서 찬물이라도 끼얹어야겠다, 하고 애인님이 욕실에서 나오니, 코를 엄청 골면서 큰대자로
뻗어 자더랍니다-_.....................................................
다음날 눈을 떴는데, 씻으려고 거울을 보니 얼굴에 고양이 수염이 생겨 있잖아요!!!!!!!!!!!!!!!!!!!!!! 악 이거 왜이래! 생각해 보니 어제 딸꾹질
멈추려다 생긴 애인님 손자국............와, 세상에. 뭐 얼굴을 쥐어짜고 그랬나봐........황당 그 자체였어요. 어제 울어서 눈은 부어 있지, 화장도
안 지우고 자서 아이라인은 얼룩얼룩, 절로 '모, 못생겼다...........................'소리가 나옵니다. 쳇 가진건 얼굴뿐인데(-_)
애인님도 보더니 헐..합니다. 제가 난리난리를 치니까 굽신굽신 사과하다가 슬쩍, 오른팔을 보여주는데 만화에서만 보던 손톱으로 죽 그은 자국이
네 줄 선명하게 나 있어요. '..................내가 한 거?' 끄덕끄덕. 좀 미안하긴 한데, 아씨 그래도 난 얼굴이잖아!!!!!!!!!
라는 생각이 다시 들어서 마구마구 성질을 부렸더니, 마스크도 사다 주고 찬방에서 일주일 먹을 반찬도 사다 주고 당근 갈아서 당근계란말이도 해줬어요(?).
당근계란말이는 저번주부터 해주기 시작한 반찬인데(애인님은 제 도시락 반찬 담당;;;) 진짜 맛있어요. 계란말이에서 케이크 맛이!!!!!!
어쨌든 이 고양이 수염, 적어도 사나흘은 안 없어지겠군요. 술은 끊을 수는 없는데 곱게 마시기가 참 힘들어요. 연말이라 다들 한잔 걸치실
일 많은데 실수 조심, 딸꾹질 조심하시길:(
황천갔다 오셨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