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17 11:43
매드맥스, 요새 나왔던 액션 영화들 중에서 최고로 굉장한 액션을 봤습니다.
요란하게 건물 부셔지고 현란한 그런 액션만 보다가, 뻥 뚫린 사막에서 커다란 트럭이 달리고 바이크가 질주하고. 시원시원 뭔가 속이 뻥뚤리는 기분이었어요.
매드맥스 액션이 굉장히 많은 부분이 실사 스턴트로 이루어졌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바이크는 모터크로스 선수분들이 맡으시고, 장대에 매달린 저 분들도 태양의 서커스 단원들이 직접 하셨다면서요. 기타에서 불 나오는 것도 진짜라고 하고.
과장된 면이 있겠지만, 누가 이 영화의 CG는 샤를리즈 테론 팔이랑 와이어 지우는게 제일 일이었을 거라고 하더군요.
얼마 전 비정상회담 허영만 작가 편에서 아날로그와 디지털에 대한 토론이 생각났어요. 요즘은 아날로그보다 더 아날로그 같은 사진이 디지털로 가능해졌다구요. 하지만 본인은 사진은 사진 결과만이 아니라 사진을 찍는 과정도 사진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는 김중만 사진작가의 말이 인용되었었는데요.
저는 사실 실용주의적 입장에서 어차피 같은 결과물이면 굳이 아날로그에 집착할 이유가 있을까? 살짝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요. 매드맥스를 보고나니까 그 '과정'의 중요성을 알 것 같아요. 이 영화에는 뭔가 엄청난 에너지와 박진감? 진짜 모래 먼지 속에서 구르고, 전력으로 질주하고. 이런 실제 액션은 아무리 연기를 잘 하는 배우와 기술로 구현할 수 없는 날 것 같은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요즘 CG는 배우들에게 지나친 상상력을 요구한다는 생각이 좀 드는 어벤저스 촬영현장입니다. 예전에 이안 맥켈런옹이 반지의 제왕 촬영하시면서 그린 스크린에서 호빗들 사진보며 혼자 촬영하시다 우셨다는 일화도 들었는데요. 배우들에게 좀 더 현장감 넘치고 실감나는 촬영장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CG를 꼭 촬영 후 처리만이 아니라 현장에서도 사용할 수는 없을까? 제작비나 다른 여건이 문제겠지만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많은 부분을 CG 작업 때문에 놓치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매드맥스에 열광하는 이유도 그런 것 때문인 것도 같구요.
2015.05.17 12:25
2015.05.17 12:25
이안 맥켈런이 슬퍼했던 영화는 반지의 제왕이 아니라 호빗이었죠. 반지의 제왕과 호빗 사이의 시간동안 발전한 촬영기술에 비해 연기 환경은 아쉬움이 있었다는 것이었죠. 사실 디지털 시대 뿐 아니라 아날로그 SFX 시대에도 이런 이야기는 있어 왔다고 하는데요. 대표적으로 1970년대 스타워즈 에피소드4 촬영시에 알렉 기네스도 비슷한 얘기를 했었습니다.
2015.05.17 12:37
반지의 제왕 촬영할때는 카메라 트릭과 세트,소품등을 이용하여 자연스런 연기가 가능했었지만 3D로 찍는 호빗에선 대부분 블루(그린?)스크린에서 연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지요.
2015.05.17 21:48
오히려 더 많은 배우들은 cg세트에서 연기할때 더 편하고 좋을껄요?
그들이 이런 환경에 슬퍼할 이유가 없죠. 훨씬 쾌적한 공간에서 위험요소 없이, 자기의 연기가 돌발상황때문에 망가질 염려 없이 임할 수 있으니까요. 개중 의욕이 큰 배우들이야 실제같은 현장에서 부딪치고 싶겠지만 그럴 배우가 얼마나 될지.
2015.05.17 22:11
2015.05.17 22:33
물론 모두가 그런건 아니겠죠.하지만 실제 헐리우드 배우들에 대해 흘러나오는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그들의 상당수가 재반준비가 열악한 실제 로케, 무거운 분장, 직접적인 스턴트, 위험을 담보하는 어떤 행위들에 극도로 거부감을 가지고 있음을 알수 있죠.
특히 매드맥스처럼 실제 땡볕 사막에 가서 수십일간 진을 치고, 실제 자동차에 올라타서 와이어를 매고 위험천만한 곡예를 하는 일은 더욱 그렇죠.
cg를 쓰지 않고, 직접 부딪쳐서 영화를 만드는 일에 있어서 로망을 품는건 배우보다는 그 질감을 윈하는 감독이나 관객들이 압도적으로 많을 공산이 커요.
2015.05.18 08:03
2015.05.17 22:19
CG세트장에서 고생이나 사고는 덜하겠지만 연기하는 재미나 성취감도 줄어들 것 같아요. 세계 이곳저곳 로케현장에 가보는 경험도 옛날보단 많이 줄었을 것 같고요.
배우들에게 지나친 상상력을 요구한다고 하셨는데 실상은 CG 비중이 늘어나는 이유는 유명배우들 몸값이 엄청나게 비싸진데 있죠. 촬영일수가 늘어나면 유명배우들 추가 페이로 들어가는 액수가 엄청나니 가능하면 촬영일수를 줄이기 위한 이유가 가장 크다고 보구요. 요즘은 액션신 뿐만 아니라 일반신들도 배경 따로 찍고 그린 스크린에서 배우들 따로 찍고 하죠. 그게 훨씬 제작비가 싸게 먹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