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문화, 모교

2011.03.17 09:40

settler 조회 수:1967

요즘 학교 간다고 설치고 날치느라 바빠 죽는데요

서류 절차 같은 걸 끔찍히 두려워하며 미루고 미루다가 데드라인 임박해서 울며 불며 머리카락 쥐어뜯고 있슴다.

준비할 건 왜 이리 많고 시간은 어쩜 이리 오래 걸리는지

 

여하간 성적 공증 관련해서 미국기관에 전화했는데 완전 얼음처럼 차디찬 미국여자가

귀찮아 죽겠다는 투로 응대를 하더군요 으다다다다 대강 얘기하고 빨리 끊으라는 투로 말을 툭툭 끊는.

늘 그런 건 아니지만 종종 있는 일이라 상처도 안 받고 대강 끊은 후

이번엔 한국에 있는 모교에 전화했는데

 

아아 존대말의 감촉이 이런 것이었나요 교무처랑 학생과 두 명의 직원이랑 통화했는데

묻지도 않은 걸 어찌나 자세히 알려 주며 말투는 또 어찌나 나긋나긋한지

좀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차라 전화통 붙들고 하소연할 뻔 했다니까요

이렇게 이렇게 하시면 되고 그 담엔 이렇게 그 담엔 저렇게 하며 마지막엔 요렇게

인터넷으로 처리하는 절차의 순서도를 일일히 설명해 주는데 캬오.

 

전화 서비스 센터는 미국의 경우 대기시간도 길고 직원들의 친절함도 들쑥날쑥인 데다

경우에 따라 말도 안 되는 실수들도 많이 합니다. 어이 없는 업무 처리 덕택에 뒷목 잡고 쓰러질 뻔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라능.

 

뭐 다른 건 다 됐고 일본이나 한국 같은 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미국은 사람을 대하는 업무들에 과도하게 서비스 마인드 같은 걸 요구하거나 서로 기대하지 않는단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냥 기준이 다른 건지도 모르구요.

일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과도한 친절함이나 신속함을 요구하지 않는 이런 문화가 좋을지도 모르지요.

 

미국에서 서비스 하나 받으려고 20분 동안 대기음악 들으며 열 올리다가

한국에 전화하면, 다들 너무 빠르고 친절해서 어리둥절할 지경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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