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소녀 (2018)

2018.05.16 23:45

DJUNA 조회 수:6875


원래 백승화는 [오목소녀]를 옥수수에서 방영할 웹드라마로 만들었습니다. 오늘 제가 시사회를 보고 온 건 이 드라마의 극장판으로 러닝타임이 58분 정도가 됩니다. 사전정보 없이 봐도 처음부터 웹드라마로 만들어졌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리듬도 그렇고 챕터의 길이도 그렇고 유머나 연기의 스타일 모두 웹드라마용입니다.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극장용 장편영화에는 그렇게까지 잘 어울리지는 않는데, 그 어울리지 않는 어긋난 느낌이 또 영화의 내용과 어울리고 그렇습니다. 이렇게 말하니 계속 무한순환되는 느낌인데...

제목에서 알 수 있지만 이번 영화의 소재는 오목입니다. 주인공 이바둑은 바둑신동이었는데, 지는 것을 두려워하다가 선수를 그만두고 지금은 기원에서 시간제 알바를 하면서 간신히 생존하고 있는 중입니다. 어느 날 상금을 노리고 참가한 오목대회에서 대패한 바둑은 오기가 생겨 전국대회에 진출합니다. 그러는 동안 김안경이라는 오목 천재가 바둑을 지원해주는데, 안경에게는 비밀이 있습니다.

전작 [걷기왕]처럼 이 작품도 의욕없는 스포츠물입니다. 그래도 [걷기왕]보다는 주류입니다. [걷기왕]의 주제는 '포기해도 괜찮아'잖아요. [오목소녀]의 주제는 '져도 괜찮아'입니다. 이 정도면 전통적인 스포츠물에도 먹힐만하잖아요. '지는 것에 대한 공포'를 극복해야 이기는 도전도 할 수 있죠.

그렇다고 영화가 주인공의 승리에 그렇게까지 신경을 쓰고 있는 건 아닙니다. 물론 이기는 건 중요해요. 하지만 전체 스토리에서 대회 1등은 그렇게까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주인공들의 개인적인 공포의 극복이 더 중요하다고 할까요. 이 영화의 가장 큰 농담도 여기에 숨어 있어요. 전국 대회 출전을 다루는 영화가 이렇게 결승에 관심이 없다니요.

[걷기왕]처럼 살짝 초점이 어긋난 사람들이 자기만의 목표를 갖고 전진하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진지하고 씩씩하고 열성적입니다. 단지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그들의 승리에 큰 관심이 없고 그들을 특별히 배려하지 않을 뿐입니다. 승리보다는 바뀌지 않는 현실 속에서 자기 위치를 확인하고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죠. (18/05/16)

★★★

기타등등
바둑역의 박세완 배우는 연기 스타일과 목소리와 외모가 백진희 배우와 박주희 배우 어딘가에 위치한 느낌이에요.


감독: 백승화, 배우: 박세완, 이지원, 안우연, 장햇살, 김정영, 이정행, 김기무, 다른 제목: Omok Girl

IMDb https://www.imdb.com/title/tt5736592/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74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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