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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큰 관심이 있는 가수가 아니었는데 이렇게 인연이 닿아 공연을 가게 되었습니다. 좌석이 아주 좋은 곳은 아니었지만 공연 자체는 정말 너무나 좋았네요. 아직도 그 여운을 잊지 못해 계속 해서 노래를 듣는 중입니다. 다음에는 누구의 어떤 콘서트를 가든 노래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가사도 많이 외워서 가려구요. 브루노 마스 노래들이 원체 다 유명하고 익숙해서 벼락치기를 하고 갔더니 노래들을 다 알지는 못하겠더라구요. 그래도 즐기는데는 문제 없었습니다.


브루노 마스의 노래를 들으면서 참 독특한 가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보통 이 정도로 월클 가수라면 기쁨이나 슬픔의 감정을 아주 진지하게 노래부르기 마련인데, 이 가수는 노래 가사도 그렇고 많은 노래들이 8090의 찐한 알앤비 감성을 패러디한 노래들입니다. 외로운 밤 널 기다려 베이비, 같은 가사들이 한가득이고 것도 아니면 너란 인간 자체가 내겐 보물이야 같은 당도 높은 아부성 가사들이라서 듣는 와중에도 풉 하고 웃음이 터지더군요. 능청스러운 기쁨이나 외로움의 노래들이 결국 다 귀여움으로 귀결됩니다. 진지함을 가장한 애교 같은 느낌이거든요. 그런데 그걸 엄청난 퍼포먼스와 가창력의 가수가 부르니 장난스러움 가운데 진지함이 섞이면서 찐으로 귀여워집니다. 감탄하지 않고서는 못배기는 노래들이 되더군요. 아따 고놈 잘한다!! 허리놀림 보소!!  calling all my lovelies 를 부르면서 "보 고 싶 어 요"를 한국어로 말하는데 웃겨서 혼났네요 ㅋㅋㅋ


정말이지 노래를 너무너무 잘해서 20세기에 마이클 잭슨 공연을 봤던 사람들은 이런 감동을 느꼈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현존하는 남자 가수 중 브루노 마스를 따라올 사람이 있나 싶을 정도였어요. 그러면서 아티스트의 본분을 좀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아주 강렬한 퍼포먼스를 통해 특정한 분위기에 빠지게 하거나 아티스트 자신에게 압도되게 하는 것도 목적이겠지만, 듣는 사람이 계속 흥겨워하면서 함께 즐거워하고 싶게 만드는 것도 또 아티스트의 힘 아니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브루노 마스의 힘은 정말 강력했습니다. 마지막에 uptown funk를 부를 때는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서 들썩이는데, 불꽃놀이도 터지면서 막 끝내주더군요. 미셸 파이퍼, 더 화이트 골드!


개인적으로 Fineness 를 정말 좋아하는데 그걸 실제로 들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Treasure 도 너무 좋았고요. Locked out of heaven도 아드레날린을 엄청나게 펌핑하는 노래였습니다. 제발 내한 다시 해줬으면 좋겠네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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