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글감옥에서 조정래 선생님이 그러셨죠

많이 읽고 (40%) 많이 생각하고(40%) 많이 쓰라고(20%)

그래서 저도 읽자마자 다른책으로 급하게 손 뻗던 버릇을 고치고 인상깊었던 책에 대해선 차근히 곱씹은 다음 독후감을 쓰기로 맘 먹었습니다

게걸스럽게 탐독해봤자 읽은 책 수에 비해서 별로 남는게 없다는 제 경험도 있고 해서..

 

황홀한 글감옥 (조정래 지음)은 being님의 감상문을 보고 끌려서 읽게 됐지요

간만에 참으로 재밌게 읽은 책이었습니다

태백산맥도 아리랑도 한강도 단 한권도 읽은 바 없지만 (조정래 선생님 책 자체를 처음 읽어 봄)

이 책을 읽는데에 무리가 없었고 책을 다 읽고 나선 저 3개의 대하소설을 모조리 읽고 싶어지더군요

대학생 독자들의 개인적은 혹은 작품에 관한 질문을 조정래씨가 답변해 주는 형식의 책 인데요

뒷표지 말마따나 자전적인 에세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 듯 하네요.

소설가의 마음가짐, 의무라던가 작가 개인의 성장배경, 작품으로 인해 겪어야했던 고초 등등.

주제다양 소재 다양,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빼어난 글 솜씨로 쉽고 재밌게 두루마리 휴지마냥 술술 풀어져 나와서

처음부터 끝까지 무척 재미나게,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특히 인상깊었던 건 반공단체의 고발로 인해 검찰과 경찰의 조사를 받으면서 느꼈던 공권력의 횡포를 길게 써내려간 부분.

단순히 어둡고 암울했던 시대상을 겪은 사람의 체험담으로 보기엔 요즘 세태와 너무 비슷한 점이 많아서 마냥 편하게 읽을 수 없었더랬죠..휴

유쾌한 부분도 많습니다.

작가 자신의 잘난 부분에 대한 묘사가 담담하고 조금은 우쭐하게 이어지는데 그럴만도 한것이

글 잘쓰는거야 입아프고 ,공부도 잘해 운동도 잘해 또 그림도 전문가 뺨치게 잘 그려

휩쓴 상장도 무수하고 학생회장까지.. 고등학교때 사진은 그야말로 몸짱 그 자체!

아이고 이거 뭐 만능엔터테이너가 따로 없죠잉.

타고난 머리(재능)과 20년이 넘도록 금주하며 하루도 빠짐없이 글만 써내려간 철저한 자기관리(노력).

저처럼 노력도 안하면서 재능 탓하는 시덥잖은 인간들에게 일침을 놓아주는 살아있는 완전체랄까요.

꼭 소설가지망생이 아니더라도 몇가지 유용한 팁을 배웠어요.

주위에 있는 모든 하찮은 것들에게까지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라던지, 국어사전을 가까이 두고 자주보면서 우리말의 정확한 뜻과 쓰임새를 알라던지.

앞에도 썼던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많이 쓰라던지.

그런것들 말이죠.

맘을 찡하게 해주는 짧막한 이미지들도 있었는데.

아버지와 함께 먼 장터까지 걸어가는 힘들고 배고픈 시골길 위에서 아버지의 시조 읊는 소릴 경청하는 똘똘한 꼬마녀석의 모습이라던가,

정부의 압력때문에 혹은 알랑방구를 끼느라 자신을 비난하는 글을 써대는 무수한 작가, 평론가들 사이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양심적 지식인의 모습이라던가,

글쓰는 동료로써, 아내로써 힘든 시절을 함께 견디고 위로하는 자애로운 부인의 모습이라던가,

이런것들 말이죠.

가난한 시절부터 정부의 탄압을 헤치고 글솜씨 하나로 베스트셀러 작가, 기념관까지 가진 작가가 되었으니 조정래 선생님이 참으로 부럽고, 복받은 인생이란 생각이 드네요.

(참, 동국대생은 지금도 전국 절에서 공짜로 먹여주고 재워준다는데요.. 뤼얼뤼?)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

허영만 선생님과 식객의 스토리를 맡은것(?) 같은 이호준씨의 합작품.

일본 전역의 온천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그 주변의 먹거리들과 여행지를 소개하는 일본여행기 인데요.

허영만 선생님의 그림, 여행지의 사진, 역시나 식객의 스토리작가스럽게 음식에 대해 감칠맛나게 묘사하는 글들이 일품(!)입니다.

당장 온천으로 떠나고 싶게 만드는 책이랄까요

다음 웹툰에 올라왔던 연재물을 책으로 만들었는데 웹툰엔 책에 실리지 못한 사진들이 왕창 있으니깐 관심있는 분들은

다음 웹툰에 가서 미수록 사진을 만끽 하시길..

일본 음식은 대부분 별로였고 특히 사발면은 미원풀어 놓은 듯한 국물맛에 충격을 받고 그 후로 일본음식을 저~만치 멀리하고 있는 저에게

다시 한번 일본에 가고 싶다는 특별한 결심을 하게 만든 책이었습니다.

(참, 이 책은 사진도 그림도 맘에 들고 해서 구입할 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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