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걸로 듀게에 첫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는데요.

오늘 낮에 화제가 되었던 미권스 사건 관련, 분노의 이유에 대한 해석이 조금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서 몇 자 적어보려 합니다.

뒷북같지만 그래도 이야기 하고 싶어서요.

 

일단 아래 정확한 워딩까지 언급된 휴지나 수영복 관련 농담이 도화선이 된건 아닙니다.

제 기억에 정봉주 전 의원 입감 다음날 방송에서부터 이미 수영복 사진부를 만들자 하는 농담이 나왔는데,

얘기가 나왔으면 이미 그때 나왔겠지요.

사실 그 삼국카페는 아슬아슬한 단어들에 대해서 굉장히 관대한 편이었습니다.

김용민 교수가 한  <나꼼수로 인해 젊은 여성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논란은 있었지만 크게 문제되지 않았구요.

(개인적으로 저는 굉장히 싫어합니다 저 말.)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별 반응이 없었는데요. (나꼼수에서 육두문자나 그런 류의 조크가 나온게 처음도 아니구요)

문제는 진짜로 가슴 사진을 보낸 여성분들이 계셨고, 그 글에 대한 미권스 회원들의 댓글과 그 그즘 주진우 기자의 트윗 내용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문제의 트윗내용입니다.

 

일단 그 가슴 사진이 대체 시위와 무슨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는건 차처하고,

A컵 여성분들도 힘내시라는둥, 70먹은 노인네도 벌떡 일어나겠다는 둥... 성희롱 수준에 가까운 댓글들이 주를 이루면서 삼국카페라 불리우는 여성카페 3곳에서 난리가 나게 된거죠.

게다가 주진우 기자의 트윗 내용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가슴사진 대박이다 코피를 조심하라.. 라는 멘트는 과격하지만 않았다 뿐이지 미권스의 댓글과 양상이 비슷하구요.

 

백번 양보해서 그 여성분들의 사진이 정봉주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하나의 퍼포먼스라 쳐도, 미권스나 주진우 기자의 반응은 그냥 여자가슴 ㅎㅇㅎㅇ 이 이상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래서 삼국카페 쪽에서 미권스에 본 문제에 대한 글을 올리자 댓글에 (물론 다는 아니지만) 절벽이라 그러시냐는 저급의 비아냥이 달렸구요.

 

반MB라는 공동의 의견아래 모인 사람들끼리, 어느 한쪽에서 상대방을 단순히 시위장의 꽃, 가슴보여주면 땡큐- 식으로 생각하고 있다는것에 화가 난 겁니다.

게다가 지지하고 있던 나꼼수 맴버 중 한명의 트윗도 비슷한 내용이어서 분노가 나꼼수 쪽으로 더해진거죠.

게다가 현재 미권스 운영자는 김용민 교수이니까, 운영자로서의 책임문제도 있을 수 있겠구요.

 

저는 솔직히 그 여성분들에게도 화가 납니다.

가슴보여주고 가슴팍에 글씨쓴게 정봉주 의원의 구속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전혀 모르겠어요. 가슴농담 듣고 이때구나 싶어서 보낸 것 뿐으로밖에 안보입니다.

미권스 쪽 댓글중에서는 신개념의 시위방식이다 슬럿워크도 있고 누드시위도 있는데 꽉 막힌 반응이다 라는 말도 있었지만

슬럿워크나 모피에 반대하는 누드시위의 경우에는 노출에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사진과 비교할게 못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슬럿워크나 누드시위가 성사하기 위해서는 그걸 바라보는 타인들의 시선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움직임을 단순히 <여자가 벗은 것>으로 보는게 아니라 <하나의 메세지> 로 읽어줄 줄 아는 지성과 판단력이요.

 

그런데 말로는 신 개념의 시위방식이다 하면서 그들의 반응은 그냥 <여자가슴>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었습니다. 그게 화가 난거에요.

그러면서 과거 나꼼수에서 나왔던 발언들, 혹은 콘서트에서 나왔던 아슬아슬한 단어들 (벗겨보면 쭈글쭈글하다는 등) 까지 이야기가 나온것 뿐.

단순히 나꼼수에서 수영복이나 휴지 얘기했다고 화내는건 아닙니다.

글이 좀 두서없어졌는데, 도화선은 미권스 회원들의 댓글이었고 거기에 주진우 기자의 트윗이 더해지면서 나꼼수 맴버들에 대한 성토까지 이어진 겁니다.

 

사실 저는 여성들이 지금 화를 낸다고 그분들이 여성에 대해 바라보는 시선이 바뀔거라고 기대하지 않습니다.

이거 하나로 바뀔 시선이면 예저녘에 바뀌었겠지요.

단지 지금 같은 목적을 가지고 같이 시위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발언에 의해 불쾌해 한다면, 그리고 그 불쾌함에 어느정도 타당한 원인이 있다면.

이해가 되든 말든 <아 이런건 조심해야 겠구나> 하고 사과하고 앞으로 그런 말은 속으로 혹은 자기들끼리나 하라는 거에요.

 

이 와중에 김용민 교수는 자신은 여성들을 그렇게 바라보지 않는다며 해명(?) 트윗을 올렸던데, 중요한건 그게 아닙니다.

그냥 카페의 반응이나 주기자의 트윗에 대해 사과하면 되는 겁니다.

 

굉장히 느즈막히 이 이슈에 대해 글을 올리게 되서 뒷북이란 생각을 지금도 지우기 어렵습니다만...

그래도 나꼼수에서 하는 농담에 대한 오해나, 과민반응이 이 이슈의 시작이 아니라는 걸 꼭 얘기하고 싶어서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006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906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9368
114101 내 마음의 홍콩이 사라진 날 [6] 산호초2010 2020.11.30 697
114100 40대가 되니까 시간이 정말 완전 날라가지 않아요? [21] 산호초2010 2020.11.30 981
114099 [넷플릭스] 스타트렉 디스커버리 중반까지의 감상 [9] 노리 2020.11.30 503
114098 [강력스포일러] 바로 아래에 적은 '콜'의 결말에 대한 투덜투덜 [8] 로이배티 2020.11.30 748
114097 [넷플릭스바낭] 박신혜, 전종서의 '콜'을 보았습니다. 재밌는데... [16] 로이배티 2020.11.30 1126
114096 거리두기 일기... [2] 여은성 2020.11.30 327
114095 영화 콜에서 박신혜가 좀 똑똑했다면 [3] 가끔영화 2020.11.30 646
114094 죄인 3시즌 daviddain 2020.11.30 11832
114093 David Prowse 1935-2020 R.I.P. [3] 조성용 2020.11.29 322
114092 [넷플릭스] '엘리트들' 시즌 2까지 완주. [2] S.S.S. 2020.11.29 560
114091 종교개혁에 대한 드라마 있을까요? [11] Sonny 2020.11.29 585
114090 아까 첫눈 왔나요? [6] 예상수 2020.11.29 402
114089 아나는 가족들에게 얼마나 주었을까 [5] 가끔영화 2020.11.29 429
114088 [EBS1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10] underground 2020.11.29 422
114087 좀전에 받은 귀여운 문자 [13] 어디로갈까 2020.11.29 988
114086 [영화바낭] 망한 선택이었던 영화 세 편 - '건우먼', '나이트 플라이어', '세일러복과 기관총: 졸업' [11] 로이배티 2020.11.29 713
114085 [넷플릭스] 저도 '트라이얼 오브 시카고7' 추천합니다! [5] S.S.S. 2020.11.29 428
114084 거리두기 일기... [2] 여은성 2020.11.29 383
114083 [영화바낭] 조지 로메로,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검은 고양이'를 봤습니다 로이배티 2020.11.28 480
114082 요즘 체감하는 명연설 [4] 예상수 2020.11.28 61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