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승차거부

2010.12.10 09:56

kiwiphobic 조회 수:4328

엊그제 홍대 쪽에서 친구들과 모임이 끝난 후,

홍대 정문 건너편 (거기가 왕복 3차선이더라구요), 상수역 방향에서 빈 택시를 탔습니다.

한..새벽1시반쯤?

디엠씨 지하철역쪽이라고 말했더니 이 기사분이 반대방향이라서 못 간다고 하더라구요.

상수역쪽으로 죽 나가서 대로변에서 타도, 어차피 합정역 방향으로 가면 되는거고,

딱 보니까 '가기 싫다'는 거였는데, 제가 뭐 반대방향이냐고 그냥 가시자고 했더니,

돌아가게 되고 해서 반대방향에서 타라고 윽박지르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럼 못 가시는거냐고, 이거 승차거부하시는거냐고 했더니

우물쭈물 대답은 뭉개면서 계속 못 간다고 해서, 제가 그럼 신고하겠다고 했더니 또 우물쭈물.

그리고 바로 다산콜센터에 신고를 했거든요. 차 번호로 해서, 상황설명과 함께.

그런데 저의 이름과 핸드폰번호를 알려 달라고 하더라구요. 못 알려줄 건 없죠 머.

 

그리고, 하루 뒤인 어제 저녁에 문자가 왔어요.

"*** 고객님의 120 교통불편민원 접수되어 조사 시작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라구요.

'조사'라는 단어가 웬지 무섭..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인가, 이거 '조사'가 들어가서 그 기사에게 어떤 불이익이 생겼을 때

저를 막 스토킹 하는건 아닐까 별의별 잡생각이 막 들기 시작하면서,

신고 자체를 철회해야 하나,

정의사회구현을 위해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야 하나..막 이러고 있네요.

 

일전에 강남 쪽에서 그다지 가깝지 않은 거리를 택시를 탄 적이 있었는데,

당시 기사님께서, 승차거부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가, 본인은 동종업계 종사자로 그런 사람들이 너무 부끄럽다며,

저에게도 기본 거리라서 꺼려지더라도, 승차거부를 한다면 전혀 꺼릴 것 없이 바로 교통불편민원 신고하라고 하시더라구요.

다들 정신차려야 한다고.

 

물론 택시 기사님들도 어려움이 많으시겠죠 (친절모드..ㅎㅎ).

하지만 승차거부, 한 마디로 행선지 봐가면서 골라 태우는거, 너무 구리지 않나요.

 

무튼, 이런 불편민원신고 시, 제가 얼핏 듣기론 '삼진아웃제'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세 번 신고가 접수되면, 영업정지인지 면허취소인지..

 

저의 헛잡생각 물리치게, 힘 좀 실어주세요.

저 잘 한 거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37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2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45
26 3.1절 기념식 [3] 알리바이 2016.03.01 908
25 마국텔 - 점점 지루해진다 싶을 적마다 캐리하는 캐릭터 출현 [6] soboo 2016.02.28 2811
24 벚꽃엔딩... 노래가 너무 심하게 촌스럽네요. [20] 오늘은 익명 2013.04.01 7240
23 [종료] 이소라의 프로포즈 vol.1/vol.2 [5] 2013.03.02 2339
22 울라라세션의 리더였던 고 임윤택씨를 추모하며.. [1] crumley 2013.02.19 2506
21 무려 10년전의 기억을 떠올려봅니다. 정몽준은 어찌하여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나? 아니 그것보다, [13] chobo 2012.11.09 2030
20 버스정류장서 바보같이 40분 보낸 사연. [3] 자본주의의돼지 2012.10.29 2504
19 서울 버스 시스템이 좋았던거네요. [15] 자본주의의돼지 2012.10.29 4394
18 [버럭] 퇴근3일째 [5] EiN 2012.10.24 1506
17 이웃사람 이야기 (영화+웹툰 스포 왕창) [10] fysas 2012.08.27 3653
16 학생 10명 중 9명 "아직도 강제야자" -인천 2012 catgotmy 2012.07.22 1169
15 히치콕 감독으로 분장한 안소니 홉킨스 [8] 쥬디 2012.04.19 2531
14 버스커 버스커 범준이 웹툰을 연재하는군요. [4] 가라 2012.03.23 3053
13 [바낭]버스에서 물건 들어주는 거 어떤가요? [7] 쏘맥 2012.01.17 1876
12 지금 네이버, 다음 검색어 순위 상위 단어는... + 영포빌딩 옆 개고기집 여사장 사진 [7] 라곱순 2011.10.30 6890
11 슈스케 - 버스커 버스커 [18] Shearer 2011.10.03 5131
10 스압주의) 8.15집회 후기 [3] 연금술사 2011.08.16 1178
9 [한진중공업] '희망버스'를 '절망버스'로 만들려는 사이코패스들 [4] soboo 2011.06.14 1822
8 현빈이 있어 햄볶아요 [1] 라면포퐈 2011.01.24 2357
» 택시승차거부 [42] kiwiphobic 2010.12.10 432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