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바낭] 이사중...

2011.10.19 23:36

가라 조회 수:1173

사생활 글입니다. 이번 글은 사생활 오픈지수가 좀 높을것 같으니..

이런 글 불편하신 분은 스킵 부탁드립니다.








(공백)











이사중입니다.

8년동안 주중에 살아오던 회사의 독신자 숙소에서 가족아파트로 이사중입니다.

그래봐야 옆동입니다만... 그래도 혼자 자잘한것들을 연신 나르다 보니 허리가 아프군요.


8년전.. 공대를 나와서 제조업에 입사를 하긴 했는데, 또 거기서 본사에 지원할 것이냐 전공에 맞게 현장으로 갈것이냐 갈등이 있긴 했지만 왠지 공돌이가 본사에 있다고 하는건 찌질거리는 느낌인지라 현장으로 가겠다는 객기를 부렸죠. 지금도 비슷하겠지만, 제조업에 들어간 이공계 출신이 현장지원을 기피하면 조금 안 좋은 이미지가 생기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햇수로 9년째 현장에 있습니다. 안좋은 이미지는 잠깐이고 사업부는 영원하다능...


이곳이 서울에서 좀 더 멀었다거나 아니면 아에 더 먼 사업장으로 발령을 받았다면 또 다른 9년이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사는 곳은 애매해요. 

금요일에 퇴근하면 집에 올라갑니다. 자차로 1시간20분정도 걸립니다. 금요일이라 막히니까 1시간20분이고, 안막히는 요일에는 1시간이면 되죠. 금요일에 강남까지는 2시간정도 잡아야 여유있더군요. 서울이나 수도권에 살아도 편도 1시간씩 출퇴근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니 저도 주말에 집에 안갈수가 없죠. 회사에 급한일이 있지 않는한 쉬는날은 집에 갔습니다. 심지어 반나절만 쉴때도...


그러다 보니 이곳에 9년째 살고 있는데, 이곳에 대해 잘 모릅니다.

문화/취미생활은 기본적으로 주말에 서울에서 하게 되었죠. 주중에는 회사-숙소만 왔다갔다 합니다.

15분이면 출근할 수 있고, 눈치야근도 잘 안했었던 간이 부은 사원 시절엔 미드도 참 열심히 본것 같습니다.

차로 30분정도 나가면 극장도 있는데 한번도 가본적이 없습니다. 영화는 거의 쉬는날 서울이나 수도권의 극장에서 봤으니까요. 


룸메이트중에는 칼퇴근하고 새벽 2~3시까지 WOW를 하던 친구도 있었고..  거의 매일 회식을 하고 들어오던 친구도 있었죠. 거의 매일 야근하던 친구도 있었고...

같이 지낸 룸메이트가 얼추 7명정도 됩니다. 그만둔 친구도 있고, 결혼해서 나간 친구도 있고, 서울로 보내주지 않으면 그만둬버리겠다고 땡강 부려서 본사로 간 친구도 있습니다.

땡깡 부린 친구 이후로 3명이 연속으로 퇴사를 하고나서 반년정도 혼자 살았던 적도 있군요. 숙소 관리하는 부서에서 저랑 같이 살게 하면 떠나버린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지막 룸메이트는 결혼하고서도 계속 주말부부 하느라 같이 살다가 결국 제가 결혼을 하게 되면서 회사에서 마련해준 원룸으로 나갔습니다. 사업장이 확장되면서 직원수는 늘었는데 사원숙소가 모자라다 보니 회사 근처의 원룸빌라들을 단체계약해서 대여해주고 있거든요. 사원숙소를 추가로 짓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데, 요즘 경기가 어려워서.... (...)


처음에 독신자 숙소에 입주할때는 얼마나 더 살까 싶었는데.. 사업부 이동도 안하고 결혼도 안하고 9년째 살다니 저도 참 징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담당자 말로는 결혼도 안하고 쭉 같은 집에 살아온 기록으로는 탑3 안에 들거랍니다... (...)  하긴 9년전에는 제가 노총각이 될거라는 생각은 못했습니다. 


먼지쌓인 제 방에서 짐을 하나하나 챙기면서... 이제 혼자 사는 날도 며칠 안남았구나 싶었습니다.

제가 입주할때만 해도 나름 깨끗하고 몇년 안된 숙소였는데.. 지금은 슬슬 낡아가는 아파트가 되어버렸네요.


총각시절을 보낸 집을 떠나면서 센치한 감정이 느껴지지 않을까 했는데.. 지금 이사온 집도 같은 아파트에 구조도 똑같아서 그런 느낌이 약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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