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21 16:43
원래 제목은 'Living in the Material World' 라는, 조지 해리슨의 솔로 2집 앨범과 같은 제목인데
어째서인지 국내에서는 조지 해리슨이라는 제목으로 개봉을 했더군요. 사실 이해는 가지만 약간 과했나 싶네요.
감독이 세상에나 마틴 스콜세지...
개봉한지 좀 지났지만 그래도 믿고 한번 보기로 했습니다.
인터뷰를 군데군데 모아둔 형식의 다큐멘터리 영화였는데 솔직히 많이 깁니다. 1,2부로 나뉘어져 있고 총합 3시간이라는 무서운 분량입니다.
기존의 폴맥 링고 레논 등의 비틀즈 멤버들을 비롯한 친구이자 숙적(?) 에릭 클랩튼, 좀 거시한 관계일 패티 보이드, 아스트리드 키르헤에다
조지 마틴, 지금은 흑역사가 된 필 스펙터, 밥 딜런, 클라우스 부어만, 제인 버킨, 테리 길리엄(몬티 파이튼), 에릭 아이들(몬티 파이튼), 재키 스튜어트,톰 페티 등
저렇게 각양각색의 사람들과 모두 친하기도 어려울 텐데 정말 많은 사람이 나오더군요. 마지막의 아내인 아리아나 해리슨과 아들인 다니 해리슨까지.
정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기억 안 나는 사람도 있긴 합니다.
1부에서는 비틀즈의 조지 해리슨을 다룹니다. 비틀즈 팬이 아니면 조금 지루할지도 모를 부분이네요. 사람들이 너무 잘 아는 부분이기도 하고...
사실 인터뷰 하나하나는 꽤 재미있는데 중반부 인도 사상 관련해서 라비 샹카나 이런저런 사람들 얘기 나오는 부분은 많이 지루합니다.
이 부분에서 꾸벅꾸벅 조는 분들도 본 것 같네요. 실제로 페퍼상사 이후 비틀즈 중반기에는 아예 멤버들을 조지 해리슨이 마하리쉬에게 다 데려갔다가 속았다며 같이 파토내고 나온 적도 있긴 하지요
인도 사상은 2부 초반까지 나오지만 그냥 그 당시 차트성적 괜찮았구나 정도로 봐도 되긴 해요. 무서운 건 존 레논 1집보다 조지 해리슨이 프로듀싱한 인도 명상음악이 순위가 더 높았다는 게...;;
2부는 비틀즈 이후를 다룹니다.
기타 고수급으로 좀 친다는 조지 해리슨이 시타르를 열~씸히 배우는 장면도 나오고 조지 해리슨이 작곡한 곡이나 솔로 시절의 명곡들도 줄줄이 나오면서 이제서야 좀 볼 맛이 납니다.
그 유명한 1971년 방글라데시 자선 공연의 장면들도 몇몇 보이는데 국내에서 조지 해리슨이 존과 폴에 비해 별로 안 유명한 고로 팬이 아니라면 약간 좀...그래도 곡은 좋습니다.
이런저런 데 오지랖 비스무리하게 앞장서서 친구들을 도와주고 이리저리 활약하는 조지 해리슨의 모습도 나오고 역시 가족들의 회고도 나옵니다.
마지막에 눈물을 글썽이는 링고형 모습이 좀 짠하게 느껴졌어요.
의외로 냉철한 천재 뮤지션의 모습보다는
그냥 정말로 별 거 아닌 것 같은 아들과 친해지기 힘들었던 아버지나 누군가의 정말 친한 친구나 약간 말수 적은 남편 등 여러가지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충분히 돈값을 하는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아래의 곡은 영화 중간에도 나온 1971년 방글라데시 공연 때의 솔로곡 Wah Wah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