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양자 토론이 이루어져 논쟁이 많이 붙었고, 아마 박근혜로서는 가장 피하고싶은 상황이었을 겁니다. 그동안 복잡한 토론 룰과 시간 부족으로 인해 적당히 미리 공부해둔 것만 읊으면서 버틸 수 있었는데 그게 랠리가 되어버렸으니까요. 문재인측은 역시 박근혜를 이명박 정부 실정의 공동책임자로 각인시키기 위한 질문을 많이 했는데, 전 4대강 관련 답변에서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요지는 그거였잖아요? 대통령이 자기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는 걸 내가 어쩌라고?

 

정말 저 답변이 이명박과 본인을 분리해준다고 생각했을까요? 4대강 하라고 22조원의 예산이 국회에서 승인되었고, 본인은 그 기간동안 국회의원이었으며, 최다석을 가진 정당의 유력자였는데도?

 

답하기 상당히 곤란한 질문이었다는 건 알지만, 차라리 둘 중에 하나로 나갔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1) 4대강이 어때서? 겁내 잘된 사업임. 후회 없음.

 

실제로 녹조 현상 어쩌구 많이 지적됐지만 아직 사람들 잘 모르고... 덕분에 지역에 돈 들어왔다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아직 판단은 이르다.. "역사의 판단"에 맡기자.. 하면 적어도 대선 때까지 이틀은 버틸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2) 4대강, 정확하게는 대운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공약이었음. 국민들이 그거 보고 뽑았는데 내가 반대하라고?

 

요거 좀 애매합니다. 이명박은 분명히 4대강보다 훨씬 더한 프로젝트인 대운하를 주요 공약으로 걸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선이 됐어요. 그래서 그걸 추진하겠다는데,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의 뜻을 내 개인의 신념때문에 마냥 반대할 순 없었다 뭐 이런 책임전가 스킬로 버텼으면 어땠을지... 물론 함정은 있지만요. 제 기억에 대운하가 하도 문제가 되자 이명박은 대국민 담화에서 반대가 그리 많다면 대운하 안하겠다, 라고 내려놨습니다. 문제는 이름만 바꿔서 4대강을 하겠다고 했다는 거죠. 한나라당과 박근혜로서도 이명박과 뜻이 다르다면, 대운하나 4대강이나 그게 그거잖아, 당신이 안하겠다고 한 사업이니 예산 못줘, 라고 버틸 수도 있었을 겁니다. 적어도 명분상으로는요. 물론 공천에서 대학살 당했겠지만 ㅡㅡ;;;;

 

뭐 대책이야 싱거운 얘기고, 하여간 가장 무서웠던 건 "대통령의 핵심 사업이니 반대할 수 없었다"는 말과 생각이었어요. 그 쯤에서 묻고싶었어요. "절대로 아무도 반대해서는 안되는, 당신의 핵심사업은 뭐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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