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06 01:26
제 취향입니다.
전 좀 만만해보이는 사람한테 끌립니다. 대부분이 눈이 높고 쟁취의 대상이 되는 사람한테 끌리고 얻으려고 안간힘을 쓰지 않나요? 이런 단어가 싫지만 정복욕이 동하는 사람.. 이런 말도 있잖아요?
전 만만히 져주고 말도 안되는 소릴 해도 웃어주고 허세나 실수를 눈감아주는 사람한테 마음이 가네요.
아니아니 응석을 받아주는 사람한테 담박에 빠집니다.
어릴때 응석도 없이 타고난 큰딸처럼 의젓하게 자랐다고 하더니 못부렸던 칭얼거림이 중년이 넘어 터지는 건지
마트에서 자두를 고르는데 '조금 있으면 할인방송하니 미리미리 많이 담으라'는 아저씨 말에 마음이 녹고
짝사랑하는 사람처럼 홀끔홀끔 보다가 '퇴근하고 오시나봐요' 하는 말에 말 잘듣는 애인처럼 고개를 끄덕거리질 않나.
오늘은 부러 그 마트에 들러서 그 아저씨 방송하는 걸 한참 쳐다보다 돌아왔습니다.
힘든일이 많았거든요. 말을 하면 다정하게 그리고 아주 단순하게 위로해줄 것 같았어요.
젊었을때 고생을 많이 했지만 인상이 일그러지지 않은 누가 봐도 대학생을 자녀로 둔 40대후반한테
이렇게 마음이 가다니 아이쿠.
2014.07.06 01:35
2014.07.06 03:40
2014.07.06 01:46
말씀하신 스타일은 만만한 사람이라기 보단 다정다감한 사람 아닌가요?ㅎㅎ 저도 그런 사람 좋아요! 만날 수록 온기가 전해지거든요.
마트에서 겪으신 일은 어쩐지 설레요. 일상속에서 만나는 따뜻한 사건, 사람들은 참 좋더라고요.
2014.07.06 19:21
제가 그 나이대의 남성분들을 별로 안좋아하거든요. 그런데 마이크를 내려놓고 정말 진지하게 이것저것 말하는데 약 몇분동안 굉장히 설렜어요. 제 얼굴색이 좀 안좋았는데 한참 쳐다보다가 '퇴근해서 이리 온게 피곤한거 아니냐..' 이렇게 말해서 무심결에 가족에게 하듯 끄덕거린게 좀 걸리기도 하고요.
따뜻한 사건. 맞아요.
2014.07.06 02:41
사람은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2014.07.06 19:24
그럼요. 그럼 안되죠.
얕잡는다거나 그런 의미는 아니에요.
2014.07.06 07:43
당연한 말씀을. 철벽녀라는 말이 왜 있겠어요. 빈틈이 안 보이는 사람은 연애 못해요.
바람둥이가 바람둥이가 되는 건 이 사람 저 사람한테 다 잘해주기 때문이죠!
2014.07.06 07:52
그래요..돈 좀..
2014.07.06 08:59
2014.07.06 19:26
맞아요. 너무 허한 상태가 계속되서.
진짜 드라마처럼 그 아저씨가 연애가 가능한 상태여서 끝까지 말을 걸고 전화번호라도 줬다면 아마 데이트정도는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만 저 자체가 연애가 어려운 사람이라서.
2014.07.06 09:28
"전 만만히 져주고 말도 안되는 소릴 해도 웃어주고 허세나 실수를 눈감아주는 사람"
이런 사람이 가장 쟁취하기 어렵습니다. 절대 만만하지않아요.
수요와 공급의 원리 때문이죠.
2014.07.06 09:41
2014.07.06 19:36
그럼요. 귀한 사람이죠. 호감일순위고.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데 까탈스럽고 따지기 좋아하고 만만하지 않아요.
그리고 이런 사람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도 알아요.
그런 저에게 누가 오겠어요. 저런 사람이 흐린 판단력을 가지고 있다면 에러.
2014.07.06 11:27
2014.07.06 19:29
돌아보건데 외모에 끌려본적이 있긴하지만 제일 오래 마음에 남던 사람은 외모가 아니라 마음씨가 고왔던 사람이었어요.
좋으시겠네요. 부럽습니다.
2014.07.06 13:00
2014.07.06 19:31
마성의 남자가 있긴하데요.
그 아저씨 키가 큰것도 얼굴이 잘생긴것도 젊지도 않은데 과일 팔다말고 왜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은근히 말을 걸었을까요?
잠시 마트는 안가야겠습니다.
환상이 깨지는 게 두려워요.
2014.07.06 13:20
대중적 취향 2. 정도에는 해당하는 것 같아요. 나이 먹을수록 점점 그런 쪽을 선호하는 것 같고.
전 어렸을 땐 좀 불쌍해보이는 사람 좋아했었어요. 조건이 같다면 정교수보다 시간강사에 끌린달까요. 그러다가 살기 많이 힘들무렵엔 아놀드 슈왈츠네거한테 꽂힌 적도 있었죠; 다 필요없고 풍파에서 잘 지켜줄 것 같은 사람. 요즘엔 (보기 좋은 건 결코 아니지만) 젊음이 빠져나가고 있는 게 확실히 눈에 띄는 사람한테 괜히 끌리네요. 배가 나오고 있다든가. 팔짝팔짝 뛰는 초등 고학년쯤 된 아들 쫓아가다가 숨차서 멈추는 애 아버지라든가, 머리가 벗겨지고 있다든가.
근데 사십대 후반에 대학생 자녀가 있는 분들이...그렇게 많진 않을걸요 아마;
2014.07.06 19:34
저도 상대적으로 열세로 보이는 사람한테 마음이 가요. 도와주는 게 선의로 보이고 기뻐요.
나이는 잘 못맞추는 편이라서 자신은 없지만 그 나이대는 좀 일찍 결혼하지 않았을까요?
2014.07.06 19:15
정신차려요!!!! 이런 댓글이 달릴 줄 알았더니.
뭔가 따뜻해지네요.
2014.07.07 10:36
헛헛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