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글에 대한 글을 읽고...

2010.10.20 17:15

늦달 조회 수:1917

한국말과 글자를 구별 못하는 바보도 있지만,

한자와 한문을 구별 못하는 바보도 있어요.

국한혼용문? 조사 몇개 한글로 갖다 놓고 죄다 한자로 쓴 것이 과연 문장인가요?

한문, 즉 한자로 문장을 구성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시는 분은 아실 겁니다.

한자를 우리 말 순서대로 쓴다고 그게 한문이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왜 고전번역에서 그렇게 오역이 많고, 또 번역 자체에 대해서 주장이 엇갈리는지 생각해보면,

뜻글자가 왜 효율성이 떨어지는지 조금 이해가 되요.

그리고 우리 조상들이 그렇게 한자와 밀접하고 또 그걸 문장으로 만들어내는 한문실력을 갖추고도

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꼈는지 생각해보면, 뜻글자로 문장을 만드는 것이 녹녹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광개토대왕비의 비문의 일부가 우리말 순서로 기록된 것이 뭐 한자가 도입된지 천여년 정도 밖에 안되었다고 치부해도,

또 거의 천년이 지난 후에도 정조가 한자로 한문을 만들어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기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그의 한글 편지를 보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어요.


한자가 우리의 글자였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그래서 고전번역을 위한 고등교육이 필요한 것은 강조할 필요도 없지만,

한자가 우리 글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생각입니다.

한자는 우리 글이었던, 과거형입니다.

우리의 글은 한글입니다.

한자 좀 안다고 한문 아는 것도 아닌데,

한자 교육을 왜 강조하는지 모르겠어요.

한문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보통교육보다는 소질있는 사람들에게 고등교육이 더욱 절실하다고 봅니다. 


제가 요즘 한자를 좀 공부하고 있어요.

그런데 왜 한글을 우수한 글인지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써도 써도 안 외워지는 것도 고통이지만, 

더 큰 고통은 외워도 외워도 끝이 없는 한자때문입니다.


그리고 중국사람들도 한자보다 알파벳으로 자기 나라 말을 배우는 현실을 도외시하고, (한자교육의 필요성도 어느 정도 수긍하지만)

한자를 알아야 우리 말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사람도 이해가 안되요.

한자 몰라서 겪는 고통이 큰가요? 영어 몰라서 겪는 고통이 큰가요?

이오덕 선생님 말처럼 우리말을 더 잘 가꾸려면,

한글을 더 활용할 수 있는 말과글 살이를 위해서 노력해야지,

한자를 자꾸 꺼내들면 말글살이의 발전은 영 소원한 이야기죠.


솔직히 한자는 이미 한글의 경쟁상대도 아닙니다. 

경재자는 알파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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