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25 10:13
요즘 잠을 잘 못잡니다. 어제는 모기가 무는 바람에 자다가 깨기도 했고.. 그제는 뜬 눈으로 두시간쯤 누워 있었어요.
저에게는 참 드문 일입니다. 머릿속에 생각이 많아서 그런건지.. 요즘 먹는 약때문인지..
깨기 직전에는 악몽도 꿨습니다. 큰앤지 작은 앤지.. 지금보다 많이 어릴 적.. 걷지도 못할 때쯤의 아이가 정말 높다란 나선 계단 밑으로 떨어졌는데 그 추락하는 장면이 너무 생생한 겁니다. 생각도 안하고 그냥 애를 잡을 욕심에 저도 따라서 뛰어내렸어요.
이상하게도 아이는 다친데 없고 저도 안죽고 살아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깼는데.. 잠에서 깨니 등줄기가 땀으로 축축하더군요.
며칠전 학원 마치고 강남역을 지나는데 세월호 관련 서명을 받는 분들이 보여 서명하고 집에 온 적이 있습니다. 꿈에서지만.. 아이가 다친다는 생각만으로도 이렇게 힘든 아침을 맞는데 그 악몽이 현실이 된 분들의 하루하루는 얼마나 끔찍한 악몽의 연속일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축구에 정치 담론에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에 묻히고 있는 세월호 사건에서 우리 사회가 꼭 지켜 나가야 할 어떤 의미있는 대책이라던가 국민적인 합의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늘 직진만 하는 시간도 야속하지만 지난 사건은 당사자의 문제로만 치부하고 넘어가는 그런 분위기도 어찌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라는 괴물의 시간이 아닌가 싶어 아침부터 기분이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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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시트까지 다 젖을 정도의 악몽을 꿔 본 적이 있어서 그 기분과 느낌 알 것 같네요. 게다가 자녀분들 다치는 꿈이라나, 얼마나 아찔하셨을 지. 마지막 줄, 그러게요... 시간이 약이라고 모든 걸 잊게 만드니, 살면서 정말 잊어서는 안 될 일도 있는 건데 말이죠. 아직 시신조차 찾지도 못한 가족들은 이 모든 게 얼마나 야속하고 독 같은 시간들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