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반유키] 감상

2024.02.28 17:16

영화처럼 조회 수:407

반유키


[반유키]

감독 : 와타나베 타케히코    주연 : 카미카와 타카야, 사카이 마사토, 이나모리 이즈미, 사오토메 타이치, 하시모토 준

2월 25일자 넷플릭스 종료예정작 250편이 넘는다는 글을 올렸었는데, 확인해 보니 역시나 상당수가 재계약이 되었는지 종료예정 표시가 없어지고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2월 29일자 까지 종료예정작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어서, 그 중에서 다른 OTT로도 볼 수 있는 것 말고 넷플릭스에만 있는 걸 우선 챙겨보기로 했습니다.
그 중에 눈에 들어온 것이 [반유키]와 [촉루성의 7인]입니다. 일본의 극단☆신칸센의 '게키x시네' 시리즈입니다.
'게키x시네'는 극(劇,게키)와 시네마의 합성어로, 극장 상영용으로 촬영된 무대 영상입니다. 단순한 무대 촬영이 아니라, 수십 대의 카메라와 편집 기술을 동원하여 무대의 현장감에 화려하고 역동적인 재미를 더해줍니다. 넷플릭스에는 [반유키]와 [촉루성의 7인] 2011년판, 그리고 2017년판의 '화(花), 조(鳥), 풍(風), 월(月)-상현,하현' 5가지 버전이 올라와 있습니다. 이 중에서 [촉루성의 7인] 2011년판과 [반유키]가 2월 29일 종료예정입니다.


[반유키]는 '몬테 크리스토 백작'을 원작으로 번안한 사극 공연입니다. 
우와, 이거 엄청나네요. 러닝 타임이 181분에 달하는 방대한 이야기가 순식간에 흘러갑니다. 


호라이국의 도몬, 시라베, 우키나, 카라마루 4명이 대국인 가다국에서 유학 생활을 마치고 돌아갈 준비를 합니다. 
주인공 도몬은 호위무사 출신으로 좌대신의 아들 시라베와 친구이며, 시라베의 여동생 미코토의 약혼자입니다. 우대신의 아들 우키나와 그의 친구 카라마루는 신분이 낮은 도몬을 배척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시라베가 살해되고, 우키나와 카라마루가 도몬을 살인범으로 지목해 도몬은 살인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감옥섬에 수감됩니다.
우키나와 카라마루는 가다국에서 반교의 독점 포교권을 받아 호라이국으로 돌아옵니다. 도몬과 시라베의 소식을 전해 받은 미코토는 큰 충격을 받고 슬픔에 빠집니다.

도몬은 감옥섬에서 복수의 일념으로 숫가락으로 굴을 파며 10년을 버텼고, 감옥에서 만난 수수께끼의 남자의 도움으로 탈옥을 감행합니다. 도몬은 결박되어 있던 남자를 풀어주고, 하만족의 공주 페난과 함께 섬을 탈출합니다. 남자는 암살자 집단인 로난족 출신으로 놀라운 전투력으로 경비병들을 제거합니다. 도몬이 남자에게 이름을 묻지만, 그는 그냥 '숫가락'이라 부르라고 합니다.

그동안 호라이국은 우대신이 국정의 실권을 잡고 있습니다. 우키나와 카라마루가 반교의 교리를 악용하여 백성을 수탈하고, 호시탐탐 황제의 왕좌를 넘보는 지경이죠. 그리고 현재는 황후가 된 미코토의 아버지인 좌대신이 우대신을 견제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호라이국에 들어온 도몬은 페난의 도움과 지원을 받아 빈민을 구제하면서 진정한 반교 교리를 설파하는 반신교를 포교합니다. 반신교가 민심을 얻으며 세를 넓혀가자 미코토는 반신교를 찾아와 반교를 대신해서 궁중 학장이 되어 줄 것을 요청합니다. 그리고 뒤이어 황제가 나타나, 반교와 반신교가 교리를 두고 토론회를 벌이도록 명합니다. 

숫가락은 황제의 침소에 몰래 침입해 미코토를 차기 황제로 지명하는 유서를 쓰게 한 후 자살로 위장해 황제를 살해합니다. 그리고 빠져나오던 길에 미코토의 호위무사 도이와 마주쳐 결투를 벌입니다. 도이 역시 로난족 출신으로, 두 사람은 호각의 접전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합니다.

황제가 된 미코토 앞에서 반교와 반신교의 교리 대결이 벌어지고, 반교의 본산인 하만 출신 페난이 대현자의 눈을 보여줘 반신교의 정통성이 인정됩니다. 하지만 미코토는 반신교가 황제의 죽음에 연관된 의혹이 있다며 반신교를 도성 밖으로 추방합니다. 그리고 좌대신은 우대신 일당을 반역죄로 체포합니다. 사실 미코토는 도몬을 알아보았고, 그를 궁 안에 둘 수 없었던 것. 숫가락은 도몬에게 추방에 대해 미코토에게 보복하라고 종용합니다.

우대신 일당을 호송하던 병사들이 괴한들의 습격을 받고, 괴한들은 우대신 일당을 빼돌려 감옥섬으로 데려갑니다. 괴한들의 정체는 도몬과 반신교도. 정체를 드러낸 도몬 앞에서 카라마루, 우키나, 우대신은 서로 책임을 전가하며 서로를 찔러 모두 죽습니다. 복수가 끝나 허탈해 하는 순간, 토벌군의 공격을 받아 반신교도들이 쓰러지고, 페난까지 목숨을 잃게 됩니다. 토벌군을 물리친 도몬은 미코토에게 복수를 다짐합니다.

그 시각, 숫가락은 좌대신을 만납니다. 사실은 숫가락이 좌대신에게 우대신의 반역 정보를 흘렸고, 좌대신은 자신의 정치적 야욕대로 정적을 제거하고, 자식들을 희생해서라도 권력을 손에 쥐려 했던 것. 숫가락은 숨겨왔던 속내를 드러냅니다. 숫가락의 너무 뛰어난 실력에 위협을 느낀 로난 족장이 가다국왕에게 숫가락 살해를 의뢰했고, 이에 숫가락은 로난족을 멸절하고 가다국왕을 살해했지만, 가다국을 멸절하기 위해 도몬을 호라이국의 황제로 만들어 전쟁을 일으키려는 것. 좌대신의 의뢰로 시라베를 죽인 것도 숫가락이었던 것. 좌대신은 결국 숫가락에게 살해 당합니다.

도몬은 미코토를 공격하지만 도이와 궁중무장이 막아 섭니다. 하지만 결국 미코토가 토벌을 명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 도몬은 모든 것이 숟가락의 계략임을 알게 되고, 모두가 힘을 합쳐 숫가락과 맞섭니다....



원작이 원작이니만큼 등장인물과 스토리가 엄청난데, 3시간에 잘 함축하여 넣었습니다.
주인공 도몬 역의 카미카와 타카야, 숫가락 역의 사카이 마사토, 미코토 역의 이나모리 이즈미, 도이 역의 사오토메 타이치, 우대신 역의 하시모토 준 등 유명 배우들이 무대 공연에서도 탁월한 연기력을 발휘합니다. 낯선 장르인 일본 연극인데도 일단 아는 얼굴들이 나오니까 더 쉽게 집중할 수 있네요. 
모든 흑막의 배후인 사카이 마사토의 압도적인 연기가 존재감이 대단합니다. 항상 웃는 표정 뒤에 흑심을 감추는 에도시대 풍 조커의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카미카와 타카야는 목소리가 너무 좋죠. 행복의 정점에서 나락으로 추락하여 복수심에 매몰되지만 결국 존엄성을 잃지 않는 주인공을 잘 연기했습니다.
[아직 결혼 못하는 남자]의 여리여리한 카페 점장으로 익숙한 이나모리 이즈미가 당차고 의지 높은 황제로 굳게 서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강렬한 메탈 BGM 위에 라이브 무대로 펼쳐지는 화려한 액션과 배우들의 생생한 표정을 클로즈업으로 잡아주는 적절한 편집이 현장감과 몰입감을 모두 잡아줍니다.

매우 새롭고 만족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예정대로 29일 종료라면 시간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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