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을 읽는 방법

2024.03.23 09:05

돌도끼 조회 수:370

서양사람들이 합리적이고 철저하다고 합니다만 어떤 부분에서는 또 되게 대충이예요.


숫자 0과 알파벳 대문자 O는 구분하기가 아주 힘들죠.
그래서 컴퓨터 초창기에는 숫자 0에는 안에다 사선을 그어서 구분하기도 했죠. 지금은 그런거 없지만...
그렇게 구분하기 힘들어도 우리는 그걸 항상 구분하잖아요. '영'과 '오'.
그런데 영어권 사람들은 구분하기 어렵다고 아예 같은걸로 간주해 버리고는 0을 그냥 O라고 읽어버리기도 하죠. 둘 다 '오'

007은 영어권에선 0을 오로 읽어서, 오오세븐도 아닌, 따블오세븐이라고 읽습니다.
(저걸 고지식하게 직역한다면 아마도 '쌍오칠'이라고 해야겠죠.)


중국에선 '링링치'. (주성치 영화 [007 북경특급]의 원제가 [국산릉릉칠]. 릉릉칠하고 007하고 중국어로 발음이 같나봐요. 그 영화 시작하면 '이 영화는 철금강 시리즈와는 관계가 없습니다'라는 자막이 나옵니다만...)


일본에선... 그나라 사람들이 워낙에 영어를 사랑하다 보니... '레이레이시치'라고 안하고 '제로제로세븐'이라고 읽어요.

영어를 사랑하지만 영어권 사람들이 읽는 그대로 다브루오세븐이라고는 안하고, 또 자기네식으로 읽죠. 그나라는 영어라는 언어를 사랑한다기 보다는 자기네 말을 영어 단어로 바꿔치기해서 영어권엔 없는 말을 만들어내길 더 즐기는 것도 같지만...


한국에선 '영영칠'...이라고 읽기도 했어요. 옛날에는.

공공칠이라고 읽는 사람도 물론 있었고 제가 어릴때도 공공칠이 대세였긴 했지만 그래도 영영칠이라고 읽는 사람도 있었어요. 그러다 영영칠파가 점점 줄어들어 지금은 멸종해버리고 이제는 아무도 영영칠이라고 안하죠. 그런데 0을 공으로 읽어 공공7이라고 하는게 어쩌면 원어를 나름 반영한걸지도 모르겠어요. 거기도 따블지로세븐이라고 안하고 따블오세븐이라고 하고있으니까...


숫자 0을 空이라고 읽게되면서 이제는 0을 영이라고 읽는건 수학시간밖에 없을 정도로 공이라고 읽는게 보편화되지 않았나 싶네요. 그래도 숫자 0과 아무것도 없다는 공은 뜻이라도 통하니, 숫자 0하고 문자 오를 같은 걸로 간주하는 것보다는 합리적인 것 같기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85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88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2266
126027 [왓챠바낭] 다시 봐도 충격적일까 궁금했습니다. '성스러운 피' 잡담 [4] 로이배티 2024.04.20 748
126026 프레임드 #771 [2] Lunagazer 2024.04.20 342
126025 비 오는 날 mlb 벤클 영상 daviddain 2024.04.20 390
126024 그냥 이런저런 킹콩 잡담 [1] 돌도끼 2024.04.20 449
126023 페이크 다큐의 먼 조상이자 어쩌면 괴수영화의 성립에 영향을 끼쳤을지도 모르는... [2] 돌도끼 2024.04.20 612
126022 잡담) 관계의 종말 - 우리... 끝난 겁니까? 그렇단다 인간아 영원한 없는 법이지 [5] 상수 2024.04.20 640
126021 [넷플릭스] '더 시그널' [3] S.S.S. 2024.04.20 621
126020 [디즈니] 위시. [3] S.S.S. 2024.04.20 498
126019 조지아 블랙, 라떼 catgotmy 2024.04.20 377
126018 [KBS1 독립영화관]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45] underground 2024.04.19 616
126017 프레임드 #770 [4] Lunagazer 2024.04.19 348
126016 요즘 계속 반복해서 듣는 노래 Ll 2024.04.19 459
126015 PSG 단장 소르본느 대학 강연에서 이강인 언급 daviddain 2024.04.19 467
126014 링클레이터 히트맨, M 나이트 샤말란 트랩 예고편 상수 2024.04.19 484
126013 [왓챠바낭] 괴이한 북유럽 갬성 다크 코미디, '맨 앤 치킨' 잡담입니다 [2] 로이배티 2024.04.18 575
126012 오늘 엘꼴도 심상치 않네요 [7] daviddain 2024.04.18 496
126011 프레임드 #769 [4] Lunagazer 2024.04.18 359
126010 [근조] 작가,언론인,사회활동가 홍세화 씨 [11] 영화처럼 2024.04.18 947
126009 80년대 국민학생이 봤던 책 삽화 [8] 김전일 2024.04.18 746
126008 나도 놀란이라는 조너선 놀란 파일럿 연출 아마존 시리즈 - 폴아웃 예고편 [2] 상수 2024.04.18 54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