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의 왕자 트레일러를 보다보니 갑자기 머리속에서 어렴풋한,

이름을 붙일 수가 없는 영상이 떠올랐습니다. 그 정체가 궁금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어요,


저 어릴 때 자주보던 비디오가 있었어요. 그게 초등학생만 되도 좀 더 기억이 날텐데 아마 유치원때 보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90년 즈음해서겠죠.

부모님이 티비인가 비디오를 사면서 사은품으로 받았던 것 같은데, 아마 80년대 중후반 작품일 거에요.

아마 대사는 영어였던 것 같고 자막이 있었어요. 배경이 좀 서구적 환상속의 아라비아라고 해야하나.

대리석의 화려한 궁궐안에 파스텔톤의 밸리댄서 복장같은 걸 입은 공주가 있었습니다. 그때의 제 눈에는

다시없게 예쁘고 우아해보였어요. 길게 뻗은 밤색 머리에 종종 눈 밑의 얼굴을 가리는 하늘거리는 베일을 쓰고 있었죠.

하늘거리는 시폰에 금줄 같은 것들을 걸치고 베이지색의 궁궐을 헤매던 공주의 이미지가 아직도 떠오릅니다.

무슨 지하감옥- 불지옥이랄까 이런 장소에서의 대결장면도 있었다는 기억인데 후기의 다른 영화와

섞어서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 싶어서 확신을 갖고 말하기가 어려워요.

왕자가 아니라 뭔가 알라딘같은 존재가 있었고, 좀 악마적인 마법사도 분명히 있었던 것 같은데,

알라딘은 아니라고 생각되는 이유는 지니가 없어서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왕좌 뒷쪽의 커다란 발코니 창이 열리고

왕자인지 뭔지가 날아다니는 카펫을 타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공주는 카펫에 오르고 둘은 함께 사라집니다.

마법사를 뒤에 남긴채.


그때의 제눈은 잘 몰랐지만 돌이켜보면 전체적으로 특수효과같은 건 좀 어설픈 편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카펫이 상당히 뻑뻑하게 날았던 것 같고, 사라지거나 하는 cg가 초보적이란 느낌이 있네요.

아마 할리우드 영화가 아니거나 B급 영화일 것 같아요.


너무 옛날이라 대강의 줄거리도 확신할 수 없지만 아마 공주의 보호자인 마법사가 공주를 유혹하고 싶어하지만

잘 안되던 것 같아요. 그런 와중에 왕자..인가? 가 나타나고 공주와 서로 첫눈에 반하지만 마법사가

불가능한 과제를 준다..이런 패턴이었어요. 뭔가 중세 로맨스같은 줄거리가 섞여있다는 느낌이죠.


카펫이 궁궐의 대리석 바닥에서 마법사가 주문을 걸자 푹 떠오르면서 나던 마법같은 효과음이나

그걸 보면서 설레던 기억들이 하나하나 떠올라서 기분이 설레네요. 지금보면 어쩐지 콧방귀도 안뀔 것 같긴 해도

무척 궁금해요. 민감하던 시절 받은 예쁜 자극들이 기억나서. 


...


한국 케이에프씨 비스켓같은 걸 구워달라고 요청을 받았는데 전 평범한 미국식 비스켓은

곧잘 해도 이런 쿠키같은 비스켓은 당최 감이 안잡히더군요. 구글에서는 마땅한 레시피가 검색이 안되고.

대충 해봤는데 시판 비스켓과 꽤 비슷한 결과가 나왔어요. 그런데 정상적인 레시피로는 그렇게 나오지 않거든요.

비법은 제 실수였습니다. 밀가루량을 잘못 계산해서 원래 넣어야 하는 것보다 40%가량 덜 넣은 거였어요.

그러니까 거의 버터:밀가루가 1:1.5..수준으로 구워야 KFC스러운 결과가 나온다는

무서운 정보입니다.


저는 그래도 맛있게 먹었어요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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