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재취업을 위해 면접을 보고 다닙니다.

얼마 전 한 곳에 신입으로 지원해서 최종합격 했습니다.


회사 자체는 돈을 아주 잘 벌고 있는 곳이며 이번에 창립 후 최초로 신입 공채를 진행한 상황이구요.

전반적으로 욕을 먹으면서 돈을 버는 회사라 합격은 했지만 실제 입사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생각이 컸습니다.

하지만 저도 필부인지라 조건이 좋다면 고민이 될 만한 상황이기도 했었구요.

 

좀 웃긴 것이 최종 면접을 보고 집에 가는 상황까지도 연봉이나 근무 환경에 대한 안내를 해주지 않더군요.

최초 공채라 감안할만한 부분이긴 했지만 경력도 아니고 신입인데 연봉을 미리 정해 놓지 않았다는 부분에서 회사의 업무 프로세스에 신뢰가 가지 않았습니다.

 

합격 소식을 전해주면서 연봉을 최대한 빠른 시기에 알려주겠다고 했고, 오늘 연락이 왔습니다.

입사를 위한 서류 준비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제가 ‘서류 준비를 위해 주신 메일에 연봉 안내 부분이 있습니까?’라고 묻자 아직 조정중이라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통화 중엔 ‘알겠다’ 하고 넘어갔지만 좀 답답한 마음이 들더군요. 다다음주 월요일에 출근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아직 근무 환경에 대해 아는바가 없습니다.

 

그래서 메일을 보냈습니다.

 

간략한 내용은 채용 과정에 있어서 신뢰가 가지 않는다. 구직이라는 것이 회사가 사람을 고르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구직자가 회사를 고르는 과정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최종 합격을 하고도 조건을 보고 합당치 않다고 생각하면 안 나갈 수도 있으며 이게 비상식적인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근데 그러한 시간이 안 주어지고 있다고 생각되며, 만약 제가 다음 주에 입사를 포기하게 되면 사측에서도 새로운 대체 인원을 구하는 것에

시간이 촉박할 것이라 생각된다. 이건 서로에게 비 매너가 아니지 않느냐. 그런 상황은 원치 않는다. 그냥 입사를 포기하겠다.

 

라고 입장 표명을 했습니다. 입사에 대해 네거티브한 쪽으로 가닥이 잡혀 있는 게 큰 이유이기도 하겠지요.

여기에 대한 답장이 왔고 대략적인 내용은 오해가 있는 거 같다. 빨리 알려주지 못한 점은 충분히 미안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귀하가 생각하는 거처럼 막장인 상황이라서는 아니다. 우리가 처음이라서 그렇다. 

 

사실 이런 의견 표명을 들으면 일반적인 회사원들의 입장에선 ‘붙여준 것도 고마워해야지 이 자식 왜 이렇게 건방져’라고 생각을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혹, 제가 들어가게 되더라도 안 좋은 이미지로 출발을 하게 되겠지요. 그리고 인지상정상 이런 입장을 말한 저도 미안한 마음도 좀 들고 기분이 영 찝찝하더군요.

 

문득, ‘나란 사람이 너무 별난 것인가?’ 라는 생각까지 드는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익명으로 쓸까 했지만 아는 분도 없고, 알더라도 별 의미가 있겠나 싶어서 오픈해서 적어봅니다.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하네요.

 

(입사는 확실히 포기를 한 상황입니다. 그저 사회인 분들의 의견이 궁금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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