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밤에 번화가 도로를 지나고 있었는데 제 앞에 젊은 여성 시각장애인분이 지팡이를 이용하여 걸어 가고 있었습니다.

아주 늦은 밤은 아니었고 많이 넓은 도로는 아니었지만 사람들이 여럿 여유있게 통행할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족히 60대 후반에서 70대는 되어 보이는 남자(하아......) 노인이 이 여성분 앞쪽으로 걸어 오고 있었습니다. 

이 분이 지팡이를 이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분 앞 쪽에서 걸어 오는 사람이라면 옆으로 동선을 옮겨야 했죠.

그런데 이 남자가 핸드폰도 보는 것도 아니었는데 앞을 쳐다 보며 전혀 이동하지 않고 이 분 앞으로 계속 걸어 오는 겁니다.

남자 옆에 일행이 아닌 듯한 사람이 지나가고 있었지만 이 여성분이 시각 장애인인 것이 분명하므로 

이 남자가 보행 속도를 늦춰서 자기가 옆으로 옮겨 갔어야죠.

그런데도 계속 이 여성분을 빤히 쳐다 보면서 직진하더니 결국 지팡이에 걸렸습니다. 여성분이 멈춰 서자 그제서야 옆으로

비켜 서면서 여성분 '팔을 잡고' 어, 미안합니다. 이러는 거에요.


순간 욕지기와 구역질이 쏠렸습니다. 아무리 밤이라고 해도 사람들이 꽤 많이 지나다니는 도로에서 그러고 싶을까요? 

젊은 여자 팔 한 번 잡아서 도리언 그레이처럼 회춘이라도 할까봐서요? 아닌 줄 알면서도 기어코 왜 그럴까?

'하고 싶은데 할 수 있으니까', 교묘하게 연기하면서 비난 안 받고 벌 안 받고 빠져 나갈 수 있으니까, 

그럼으로써 나는 너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으니까. 


그 남자 노인네는 순간의 신체 접촉을 위해 여성의 개인 공간을 기어이 침범해서 얻는 스릴로 참으로 만족스러운 삶을 누리고 있겠네요.

아내와 자식과 손주들에게는 인자한 가장일지도 모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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