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에 관심을 가지면서 팬질 비슷한 짓도 좀 해 보고. 이것 저것 보고 듣고 겪다 보면 참 안타까운 것이.


어쨌거나 이 사람들은 결국 '사장님의 기획품'을 벗어나지 못 한다는 겁니다.


음악 좋다고 하악하악 하려고 해도 가만 생각해 보면 이게 회사를 찬양할 일이지 그 팀을 찬양할 일은 아니라는 거죠.

다비치가 뽕끼 만발한 발라드만 한다고 무시하고, f(x)가 아이돌치곤 꽤 실험적이면서도 일관성 있는 음악을 한다... 라고 칭찬하려다가도 결국엔 그게 광수와 SM의 차이란 생각이 들고.

인피니트와 카라를 칭찬하려다가 결국엔 스윗튠 찬양을 하게 되는 그런 딜레마가. -_-;

안무가 좋다... 라고 좋아하려다 보면 그 안무를 짜 준 사람과 그걸 소화할 수 있게 잘 가르친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구요.

스타일링 같은 부분도 마찬가지죠. '쟨 취향이 좋네' 가 아니라 '저 팀 스타일링 해주는 팀 능력자네' 라는 생각이.

창법이나 목소리 톤에 대한 얘길 하려다가도 '하긴 저 회사 스타일이 원래...' 이렇게 그냥 끝나 버리고.

저번 앨범에 비해 이번 앨범은 이런 저런 면에서 발전했다... 라는 생각이 들어도 결국 그것 역시 기획과 작곡자의 몫.


직접 나와서 노래하고 춤 추는 게 그 분들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래서 노래 실력, 춤 실력 얘길 어느 정도 할 수 있긴 하지만 그게 참 얄팍해진다는 게 아쉽구요.


앨범이 좀 자주 나온다 싶을 때 '얘네가 요즘 욕심이 많구나' 가 아니라 '이 회사가 뽕을 뽑으려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고.

무슨 문제가 생겼을 때도 본인들이 인터뷰를 하는 게 아니라 사장님 퍼스트. 그러고 한참 있다가 토크쇼 같은 데 나와서 뭐라뭐라 하고 있으면 일단 시나리오 아니냔 의심이;


뭐 기타 등등 이러쿵 저러쿵 하다 보니 결국에 최종적으로 남는 건 애잔한 마음 뿐이란 말이죠. 잘 되든 잘 되지 않든 간에 말입니다.

(물론 이래도 저래도 애잔할 거면 잘 되고 애잔한 게 훨씬 낫겠지만요.)


그래서...


1) 애초에 사장님이 맺어준 게 아니라 본인들끼리 좋다고 뭉쳐서 쟈들이 진짜 '인간적인 관계' 라는 걸 의심 없이 믿어줄 수 있고. 그래서 사이 나빠 보이면 시원하게 깔 수 있고

2) 음악도 지들이 만들고 안무도 알아서 하니 맘에 들면 속 편하게 찬양하고 별로다 싶음 진솔하게 깔 수 있고. 음악이 발전하면 발전했다고, 퇴보하면 퇴보했다고 '그 팀'의 이름만으로 다 평가할 수 있구요.

3) 활동 계획도 (물론 사장과 어느 정도 조율은 있어야겠지만) 본인들이 알아서 해서 빡세게 구르든 설렁설렁하든 맘 편하게 봐 줄 수 있는.

4) 마지막으로, 무슨 문제가 생겼을 때 다 큰 성인들인데도 부모나 사장님이 대신 튀어나와서 이야기하는 씁쓸한 풍경을 보지 않아도 되는(...)


그런 팀이 누가 있을까 생각을 해 봤습니다만.

역시 요즘 아이돌 중엔 당연히 없구요. 이 사람들 생각이 나더군요.





게다가 아주 비극적인 일이었지만 결국 전설이 되어 버린 마무리까지...


그러니까 결론은.

그냥 듀스 영상을 게시판에 올리고 싶었던 늙다리 듀스 빠돌 아저씨에게 여러분 모두 낚이셨다는 겁니다. 'ㅅ'

죄송합니다. 'ㅅ';


그래도 이것까진 올리고 끝내야겠습니다.



여름이니까요.



+ 울림에서 내놓는다는, 유난히 '퍼포먼스'를 강조하고 있는 2인조에 아주 약간 기대가 되는 건 오랜 듀스 빠돌이의 피 때문입니다. 라이브를 상당히 많이 타협(?)하고라도 빡세게 간지나는 퍼포먼스로 채워준다면 격하게 약팔아줄 수 있...;


++ 댓글 의견에 심히 공감하여 신화도 추가하겠습니다.



하하하(...)



...자꾸 이상한 거 올려서 죄송합니다만. 제가 신화 관련해서 가장 좋아하는 영상이라서. ^^;


SM에서 찢으려했을 때 따르지 않고 단체로 튀어 나와 회사를 옮기고 팀을 유지했을 때 이 팀은 한국 아이돌의 역사를 썼다고 생각합니다.

모일 땐 사장님이 모아 놓았지만 찢어지는 건 우리가 결정한다. 이게 참 기획사 아이돌로선 거의 불가능한 결정인데 말입니다. 그걸 해냈죠.

사실 얼굴에 분칠(...)하고 괴성을 지를 땐 참 싫어했습니다만. (죄송;;)

요즘 이 분들 티비에 나와서 자기들끼리 노는 걸 보면 참 즐겁고 좋습니다. 팬들과의 디스전도 재밌구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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