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24 01:28
- 영화 특성상 멀쩡한 이미지가 거의 없는 관계로 이 글엔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는 고어 짤들이 좀 들어갑니다. 그런 거 싫어하는 분들은 피해주시구요.
- 1985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95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포스터에 자랑스럽게 박혀 있는 이름, 러브크래프트는 정작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을 맘에 안 들어해서 죽기 전에 최대한 다 거둬들였다는 얘길 뭐뭐 위키에서 읽었읍니다. ㅋㅋ)
- 스위스 취리히의 무슨 병원에서 정신 나가 보이는 젊은 의사가 초록색 액체가 담긴 주사를 누군가에게 주입하다 걸려서 깽판 치고 쫓겨나는 장면이 나오구요.
장면이 바뀌면 호러계의 하버드, 미스카토닉 대학이 등장합니다. ㅋㅋㅋ 주인공 '댄'은 착하고 바른 성품으로 환자들의 생명을 아주 소중히 하는 훌륭한 의대생인데요. 학장님 딸 메건과 몰래 연애 중인 걸 제외하면 참 순탄하게 흘러가던 이 분 인생이 '허버트'라는 미친 과학자 st. 학생을 만나면서 격하게 꼬이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이 허버트는 도입부의 그 놈과 같은 놈이고, 이 분이 휘두르는 주사기에 담긴 초록 액체는 죽은 생명체를 살려내는 부활의 약물이라는 거. 그리고 이 부활엔 부작용이 따라서 시체의 지능이 낮아지고 힘과 맷집은 엄청나게 강해진다는 거... 정도까지만 설명하면 되겠죠.
(그래서 이 분이 바로 허버트 웨스트!!! 이신데, 사실 포스터에도 원샷 박으신 이 분은 주인공이 아니거든요?)
- 옛날 옛적에 이미 본 영화입니다. 이거 보고 속편도 보고 유사품('지옥인간'이라든가)들도 다 봤죠. 근데 문득 생각해보니 제가 그것들을 옛날 옛적 국내 출시 비디오 테이프들로 보고 안 봤거든요. 헌데 그 시절 비디오 출시 버전의 이 영화가 삭제 없이 멀쩡했을 리가 없잖아요. 그래서 호러계에서 고전 취급 받는 작품이고, 저 자신도 옛날에 꽤 인상적으로 봤던 영화이니 제대로 된 버전으로 한 번 다시 봐도 좋겠다 싶었죠.
다행히도 아예 삭제된 장면은 없는 모양이고, 블러가 종종 나오긴 합니다만 워낙 누드 파티(...) 장면이 많은 영화라 대충 납득했구요. 화질도 80년대 B급 영화가 한국 vod에서 이 정도면 걍 준수한 정도. 번역도 크게 불편한 부분은 없어서 다시 보길 잘 했구나 싶었죠. 뭐 그랬구요.
(옆에 저 분이 주인공인데, 운명은 이 짤과 같습니다. 다 보고 나면 정작 주인공의 존재감은 기억도 안 나고 빌런만 머릿 속 가득. ㅋㅋ)
- 일단 러브크래프트 원작입니다만. 원작의 내용을 아주 많이 고쳤다지만 저는 안 읽어봤으니 거기에 대해서 딱히 코멘트 할 만한 건 없겠고.
영화의 스토리는 '프랑켄슈타인'과 비슷하게 흘러갑니다. 죽음을 극복하려는 젊은 천재 과학자, 하지만 되살려낸 생명체는 본인의 기대와 많이 다른 것이 되고. 어찌저찌 하다보니 사람이 죽어 나가는 가운데 주인공과 관련된 미녀 한 분이... 뭐 이런 식이죠.
근데 보다 보면 그 이야기는 별로 생각나지 않아요. 스토리의 디테일이 다른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영화의 질감과 태도 때문이죠. 온 몸으로 '나는 저렴이 B급 호러다!!!'라고 외치는 듯한 영화이고 정말로 그런 스피릿이 충만합니다. ㅋㅋㅋ
(스피릿!!!!!)
- 그러니까 80년대 영화 아닙니까. B급 씬이 원래 그렇다지만 뭔가 정말 아무 이야기나 막 뽑아내는 난장판 속에서 별별 악취미 영화들이 다 튀어나왔던 시절이고 이 영화는 그 중에서도 단단히 한 자리 차지하고 대접 받았던 작품이죠. 왜냐면 영화가 참... '이걸로 이야기가 어디까지 뻗어 나갈 수 있나 함 해보자'는 느낌으로 막 나가거든요. ㅋㅋ
그리고 참으로 현명하게도(?) 영화의 톤에 코미디가 많이 묻어 있습니다. 예전에 볼 때는 걍 불쾌하고 좋은 영화네... 라고 생각하며 봤던 것 같은데 지금 보니 웃겨요. 어설프고 과해서 웃긴 것도 없지 않지만 애초에 악취미로 웃기려고 작정한 장면들이 많습니다. 시종일관 개정색하고 진상 부리는 허버트 캐릭터도 그 정색과 민폐가 참 진지한데도 웃기구요. 참으로 열심히 고민해서 고안해낸 티가 나게 갖가지 방식으로 창의적 고어를 보여주는 시체들도 '참 애 많이 쓰셨구나' 싶어서 웃기구요. 당시 기준으로도 저렴한 제작비로도 어떻게든 상상한 건 다 구현해 보려고 열과 성을 다 해 만들어낸 재래식 특수 효과들도 비용 대비 그럴싸하면서도 그거 만들고 있었을 사람들 열정이 느껴져서 웃깁니다.
(돈은 없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했습니다!!!)
중심 스토리가 딱히 모자란 건 아닙니다. 시대와 장르, 제작 규모를 생각하면 오히려 이 정도면 상당히 멀쩡하게 잘 뽑은 스토리라는 느낌이고 그것도 이 영화의 장점이구요. 그리고 분명히 흉측하고 불쾌하게 막 나가는 제대로 된 호러에요.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보면 허허 웃음이 나오고 그래서 조금 모자란 부분들을 눈감아 주게 되더란 말이죠. ㅋㅋ
(특수 효과가 모자란 게 아닙니다. 저건 그냥 인간 머리 해부 모형이고 이 장면은 개그씬이라는 거.)
- 호러팬 기준으로 유명한 배우가 둘 나옵니다. 일단 주인공은 아닌데 다 보고 나면 주인공으로 착각하게 되는 허버트 역의 제프리 콤즈. 사실 별 거 없는 흔한 매드 사이언티스트 캐릭터를 참 맛깔나게 잘 살려줍니다. 진짜 돌아이 같고 미친 자 같아서 보다 보면 짜증나게 재밌어요. 그리고 이 영화로 80년대 호러퀸 리스트에 등극하고 감독, 제작자들의 이후 작품들에 단골로 출연하게 된 바바라 크램턴. 그나마 요즘 영화들 중엔 '유 아 넥스트'에도 나오셨고 제가 얼마 전에 본 '수퍼 호스트'에도 나오셨죠. 호러팬들이 아니면 거의 별 존재감 없는 분들일 수 있겠지만, 이 시절 B급 호러들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분들의 '비긴즈'를 구경하는 재미는 쏠쏠할 거구요.
(바바라 크램턴씨는 뭐 결국 크게 되진 못했습니다만. 그래도 이 영화 덕에 오랜 세월 B급 호러에서나마 잘 나가셨으니 아쉬움은 없는 걸로!)
- 에... 뭐 더 얘기할 게 없네요.
그러니까 어디까지나 80년대풍 악취미 B급 호러 팬들만을 위한 영화입니다. 사람 배가 갈라져 터지며 내장이 튀어나와 다른 사람을 꽁꽁 묶는다든가... 하는 장면들을 보고픈 분들이 되심 되는 거죠. (쿨럭;)
하지만 '우리가 돈이 없지 열정과 비전이 없냐!'고 외치는 듯 만든 사람들의 열정이 느껴지구요. 또 그 시절 기준 이 분들이 열정만 있는 게 아니라 센스와 능력도 출중한 분들이셨다는 거. 이 영화 핵심 관련자 분들 중 대부분에게 이 영화가 화려한 시작이자 결국 현재까지 일생 대표작(...)이 되어 버린 건 아쉽지만, 암튼 그런만큼 이 영화는 볼만 합니다.
...라지만 역시 호러팬들에게만요. ㅋㅋㅋ 여기 해당되지 않는다 싶으신 분들은 그냥 안 보셔도 됩니다. 저는 즐겁게 잘 봤어요.
(꽁꽁!!)
+ 제프리 콤즈, 바바라 크램턴 두 분 다 현재까지 활발하게 활동 중이신데요. 필모를 훑어보니 재작년에 나온 도타(게임입니다) 애니메이션에 둘이 함께 성우로 출연하셨네요. 반가우셨... 겠죠? ㅋㅋㅋ
++ 사실 불쾌하고 난감하기로는 이 영화보다 조금 후에 나온 '지옥인간'이 더 강렬했던 느낌인데. 이것도 OTT에 있더라구요. 당장은 아니고 조만간 이것도 다시 보는 걸로.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그러니까 진짜 주인공은 허버트가 아니라 '댄'이라는 멀쩡한 의대생 총각입니다. ㅋㅋ 처음에 적었듯이 학장의 딸래미와 사귀고 있구요. 쓸 데 없이 큰 집에 혼자 살아서 룸메이트를 구하고 있었는데 그 자리에 허버트가 나타나면서 인생이 불쌍해지는데요.
일단 이 망할 허버트가 댄의 고양이를 죽여서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댄의 여자 친구 메건에게 들킵니다. 그랬더니 뭐 고양이가 혼자 날뛰다 병에 머리가 끼어 질식사 했는데 내가 시체 썩지 말라고 냉장고에 보관해주고 있었다느니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고서는... 한밤중에 이 고양이 시체에게 자신의 부활약을 실험하다가 댄에게 들켜요. 댄은 당연히 질색을 하지만 어쨌든 진짜로 살아나긴 한다는 걸 확인해버린 관계로 허버트의 유혹에 넘어가 앞으로 벌어질 일들의 공범이 됩니다.
암튼 댄은 그래도 이미지가 좋은 학생이니까, 학장을 찾아가 허버트 실험을 계속하게 해달라 부탁하지만 미친 놈 취급 받고 당장 딸이랑 헤어지란 소리만 듣고 물러나오게 되죠. 그러자 허버트는 병원 영안실에 숨어 들어가서 실험을 하자 그러고, 귀 팔랑 우리 주인공은 그 부탁을 들어주고 비교적 건강해 보이는 시체(...)로 실험을 하는데 이 놈이 살아나자마자 괴력으로 행패를 부려서 죽을 뻔 해요. 그런데 하필 그 타이밍에 학장이 들이닥치고, 부활자는 주인공들 대신 학장을 죽여 버립니다. 그리고 신이 나서 학장에게 주사를 놓는 우리 허버트찡. 당연히 학장은 되살아나지만 이 또한 미친 자가 되겠죠. 그리고 감금되구요.
근데 그날 밤에 요 대학의 야망 교수 하나가 이 사태의 진상을 눈치채고 허버트를 찾아가 연구를 빼앗으려 하고, 허버트는 당연히 이 놈도 죽여 버립니다. 그러고선 삽으로 머리를 찹찹 잘라서 '일부 부위만 해보는 건 처음이네~' 하며 신명나게 머리와 몸에 각각 주사를 놓으니 각각 살아납니다! 만세~ 나는 천재야!! 하는데 머리 없는 몸뚱아리에게 두들겨 맞고 넉다운. 몸뚱아리는 자기 머리를 쟁반에 받쳐 들고 허버트의 약을 훔쳐 병원으로 가요. 그리고 정신 나간 학장에게 자기 딸을 잡아 오라고 시키네요. 이 머리 잘린 놈이 전부터 그 딸래미에게 흑심을 품고 있었거든요.
어찌된 일인지 자세한 설명은 없지만 암튼 이 머리 잘린 놈은 되살아난 놈들 중엔 거의 유일하게 지능이 유지되고 있었고, 또 어찌된 일인지 다른 부활자들을 맘대로 부릴 수 있는 능력이 있어요. 그래서 학장 딸도 죽이고 부활시켜 자기 애인을 삼으려고 하고, 그 때 댄과 허버트가 각각 자기 여자 친구를, 자기 실험 결과를 되찾기 위해 현장에 들이닥칩니다만. 머리 잘린 놈은 정말로 꽤 머리가 좋아서 거기 배치된 시체들을 일시에 부활시켜 주인공들을 공격하고 결국 병원 영안실은 피와 뼈와 살점과 내장이 흩날리는 난장판이 됩니다.
그러다 허버트는 우리 머리 잘린 분의 내장에 묶여서(ㅋㅋㅋ) 탈출을 포기하며 자신의 연구 자료를 댄에게 넘기구요. 댄은 메간과 탈출하지만 그 과정에서 메간은 죽습니다. 그리고 메간의 시체를 보며 흐느끼던 댄이 당연한 수순으로 허버트의 가방에서 주사를 꺼내 메간에게 약을 주입하면서 화면은 암전. 잠시의 정적 후 끼야아아악~~ 하는 메간의 비명 소리가 들리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2023.05.24 01:59
2023.05.24 15:44
2023.05.24 20:42
듀나님이 호러 쪽에 애정이 깊으셔서 유명하거나 어떤 의미가 있다 싶은 호러 영화들은 거의 다 리뷰를 하셨죠. 그 중엔 리뷰만 읽고 영화는 구해볼 수 없는 게 많은데 어쩌다 OTT 컨텐츠 리스트에서 그런 영화를 발견하면 어찌나 반가운지 몰라요. 하하.
2023.05.24 15:44
한국 출시 <좀비오> 이 시절은 참 뭔지도 모르면서 담벼락에 붙어있는 포스터랑 비디오 가게 문에 붙은 포스터 보던 재미가 있었어요 아련합니다.
2023.05.24 20:43
정보의 제한으로 인해 생겼던 재미이자 추억인지라 저도 아련하지만 '그게 좋았던 거 맞나?' 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고 그래요. ㅋㅋ
2023.05.24 20:02
저는 러브크래프트의 연작(단편 여섯 편이 한 시리즈)에서 많이 멀어지지 않았다고 느꼈어요. 러브크래프트 작품이 대체로 그렇듯 애초에 극적인 플롯이 두드러진다기보다는 핵심 아이디어가 중요한데, 그건 영화에도 고스란히 남아있고, 사실 원작도 따지고 보면 영화만큼 과격하게 시체가 쌓이거든요. 영화만 봤을 때는 '원작도 이럴 리는 없겠지' 했는데 나중에 원작을 읽고 '생각보다 비슷하잖아?' 했죠. 차이라면 (당연히 영화의 플롯이 훨씬 짜임새 있고 캐릭터가 살아있다는 점과 더불어) 역시 톤인데, 러브크래프트가 언제나처럼 엄숙하고 근엄하고 진지하다면 영화는... 헤헤헤.
한국에 본격적으로 소개된 큰 영화가 없어서 그렇지 바바라 크램턴은 지금이 제2의 전성기죠! 사실 8, 90년대보다 더 다방면으로 왕성하게 활약 중이지 않나 싶은데... 특히 멋지다고 생각했던 게, 정작 배우로서 명성을 안겨 준 대표작들을 찍던 젊은 시절에는 공포 영화라는 장르 자체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는데, 세월이 흘러 사람들이 자기한테 스크림 퀸이니 호러 아이콘이니 하니까 '그래 한 번 이 장르를 파 보자' 해서 장르 역사에 대해 공부한 끝에 이제는 공포 영화인이라는 정체성을 적극 끌어안게 됐다더라고요.
메인 테마 이야기를 않으시다니! 이 영화 처음 봤을 때 '저희는 저얼대 표절하지 않았습니다!'라고 하는 듯한 그 음악을 듣자마자 완전 자지러졌어요.
(이게 뭐가 웃기냐고 물으신다면...)
2023.05.24 20:49
제가 러브크래프트를 읽은 게 별로 없어서요! ㅠㅜ 러브크래프트 원작 영화, 원작 게임, 러브크래프트에게서 영감 받은 영화, 드라마, 게임 등등 뭔가 관련된 건 엄청 봤는데 정작 읽은 건 단편 두어 개 뿐이라 '언젠간 읽을 거야' 라고 결심만 십여년째입니다. ㅋㅋㅋ 말씀하신 것처럼 이 양반 작품들이 '재미'로 읽기는 난감하다는 평이 대부분인지라 선뜻 손이 안 가더라구요.
안 그래도 필모그래피로 근황을 확인해보니 엄청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시더라구요. ㅋㅋ 그리고 보면 요 '리-애니메이터' 시절에 쌓인 팬들이 자라 호러 감독이 되어 모시는 듯한 흐뭇한 분위기도 있는 듯 하구요. 세월 흐른 뒤에라도 그렇게 받아들이셨다니 좋네요. 하하. 더 더 훌륭한 호러퀸이 되어 주시길.
아, 테마 음악은 제가 글 적을 때 깜빡하기도 했고, 영화 볼 때는 그냥 '음? 이거 음악이 싸이코 걸 그냥 갖다 썼네?' 라고 생각했어요. 그게 아니라 대놓고 표절이었군요. 하하하.
2023.05.24 20:17
제가 본 영화는 <지옥인간>이어요. 낙원동 시절 서울아트시네마는 시설이 좀 열악했거든요.
원래 허리우드 극장! 자리어요. 지금은 낭만극장이 되었을거여요.
더구나 필름으로 틀어서 진짜 1980년대 분위기 제대로났죠.
"원작 소설은 대충 앞부분 내용까지는 비슷하지만 실험에 불안감을 느낀 화자가 공명기에 총을 쏴서 파괴하고,
크로포드는 뇌출혈로 죽는 심플한 결말로 끝난다. 경찰이나 여의사, 괴물은 등장하지 않는다.
애초에 이것저것 나오기에는 원작소설 분량이 7페이지 밖에 안된다(...)"
바바라 크램튼
"호러영화 전문사이트 <쇼크틸유드롭>에서는 그녀를 역대 최고의 스크림 퀸 중 11위로 선정한 바 있다.."
Horror Archives - ComingSoon.net
2023.05.24 20:54
아 그걸 극장에서 보셨군요! 그 시절부터 극장 관람을 사랑하셨던... ㅋㅋ 사실 전 그 영화의 존재를 90년대 후반에나 알아서 집에서 비디오로 봤어요. 많이 불쾌하고 음침하며 싸이코 같다... 라는 기억이 좋은 방향으로 남아 있는데, 동시에 스토리가 좀 이해가 안 간다는 느낌도 있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도 분명히 국내 출시판의 삭제 같은 것 때문이 아닐까 싶어서 조만간 다시 보려구요.
헐. 7페이지라니 ㅋㅋㅋㅋㅋㅋ 소설 영화화 사례들 중에 드문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얘기 접하면 매번 웃기더라구요. 7페이지로 90분짜리 영화 만드는 노고도 노고거니와, 그 7페이지 분량에 담긴 이야기가 얼마나 맘에 들었길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신기하기도 하구요.
2023.05.24 20:25
흐린 눈으로 스크롤을 내렸어요. ㅋㅋ 80년대 고어는 특히 무서워요.
로보캅같은 영화도 처음 보고는 며칠을 가슴이 두근두근했어요. 플라이같은 크로넨버그 영화도 그렇고요 ㅎㅎ
징그럽다는 느낌 보다는 공포감이면서도 뭔가 가슴이 철렁 내리앉는 느낌이 아주 이상한 경험들이었습니다.
꼬마 때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서운 그런 유해미디어를 봐서 이상한 어른이 되어버렸나봐요.
2023.05.24 20:57
21세기의 깔끔 정교한 cg보다 오히려 상상력을 자극하는 면이 있기도 하고, 또 그 시절 특수 효과 특유의 지저분한 질감이 유발하는 불쾌, 공포감이 있는 것 같아요. ㅋㅋ
로보캅의 폭력 묘사는 뭐 그 당시에도 센세이션이었죠. 전 영화 잡지에 실린 머피 사망씬 스틸 보고 우와아아악 이거 뭐야 로보캅이 왜 이래 그러면서 충격 받았던 추억이 있어요. 플라이는 당시 영화 광고에서 '다이어트 효과 쩐다!' 라고 적혀 있었던 게 생각나네요. 마찬가지로 당시 기준 신세계급의 고어 & 더러움이었죠. ㅋㅋㅋ
전 다행히도 그 시절에 집에 VHS 플레이어가 없었기 때문에 반듯한 어른으로 잘 자랐습니다! (엣헴? ㅋㅋㅋ)
글 잘읽었어요. 감사합니다. 찾아보니 듀나님의 리뷰가 있네요.
리-애니메이터 Re-Animator (1985) * * *
리-애니메이터 Re-Animator (1985) * * * (djuna.kr)
언급하신 영화들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본거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