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07 17:25
팟캐스트를 들으며 느꼈어요.
과거에 비해 영어를 많이 쓰는 거 같다고요.
총리가 한 문장에 한두 단어 영어를 끼워서 말해서 기사 난 적이 있었고 오늘은 윤 통이 영어를 섞어 쓰는 걸 좋아한다고 미국의 어느 매체에서 기사가 나왔네요.
오늘 제가 들은 프로그램의 화자를 포함해서 글을 쓸 때는 그렇지 않은데 말을 할 때는 영단어를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영어가 능숙한 사람이기도 하고 직업상 영어자료를 많이 보는 사람이라 편해서 그런가 봅니다.
글은 시간을 들여도 되니 고민해서 찾아 쓰지만 말할 때는 우리 단어 찾아 쓰기가 더 힘든 것이겠죠.
예전에 비해서 이런 부분을 많이 느끼게 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영어 능력이 전반적으로 좋아졌기 때문일까요.
그래서 서로 '익스큐즈' 되는 범위가 점차 넓어지는 것일까요.
학생 때 받았던 우리말 사랑 교육이 지금 생각하면 그런 적도 있었네 싶습니다.
세상이 변해서 사회 최상층부터 영어 혼용의 모범을 보이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있습니다.
2023.04.07 17:47
2023.04.07 18:59
외국어와 외래어를 더이상 구분하기 힘든 시대가 된 거 같습니다. 영어의 이 단어가 한국 단어가 있는가 없는가 있다면 가장 적절한 단어가 뭔가를 생각하기가 귀찮고 나의 활동 영역에서는 더이상 그런 수고를 안 해도 되는, 의식의 울타리 같은 것이 지워진 단계인 거 같습니다.
왜 꼭 영어여야 하는가는 절대 다수가 습득하는 언어라서 겠습니다.
2023.04.07 19:19
제가 지금 스타벅스에서 머핀과 아메리카노 먹고 있는데 스타벅스,머핀,아메리카노 이건 대체할 단어가 기존 한국 어휘로 없었으니 그대로 쓰는 외래어고요. 빵은 제가 포르투갈 어 pão에서 온 걸로 아는데 역시 대체할 어휘가 없었으니 그대로 갖다 쓰는 걸로.
네덜란드 어에서도 선물을 뜻하는 cadeau는 불어에서 온 외래어인데 그냥 일부가 됐어요. Marketing은 스페인 어에서도 외래어로 마케팅하다 hacer marketing 이런 식으로 쓰고요
프레스 컨퍼런스라는 말을 모든 이들이 말하는 순간 다 알아듣을 정도로 한국어에 자리잡힌 말도 아니고 이미 대체할 만한, 기존의 한글 어휘가 있는 외국어죠
저는 영알못이라 지금도 앞으로도 열심히 한국어 대체어를 찾겠습니다. 윤석열 era이런 말은 안 쓰고 윤석열 집권기,윤석열 정권 이러면서요
2023.04.07 18:08
맞아요 익숙한 대로 쓰는 거겠지요. 언어의 사회성. 저도 줄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곤 합니다만 편하게 대화하거나 할 때는 불쑥불쑥 튀어나옵니다. 가끔 어머니와 통화하다가 어머니가 그게 무슨 뜻이냐 되물으실 때 속으로 아차 하고 우리말 대체어를 찾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우리의 언어가 어느 정도 영어에 잠식되어 있는 상태에서 그 자체로는 자연스러운 현상 같아요. 소위 말하는 보그체 수준이 아니고서야 영어나 외국어 어휘가 몇 개 껴 있는 게 특별히 있어보이려고 그런다는 생각도 이제는 안 들더라고요. 그냥 입에 붙어서 쓰는 거죠 그게 외국어라고 인지조차 못하고. 오타쿠가 일상 대화에서 방심한 순간 오타쿠 용어가 불쑥 튀어나오는 거나, 특정 업계에 오래 몸 담은 사람들이 업계에서 통용되는 은어가 일상 생활에 녹아나오는 거랑 비슷한 거죠.
2023.04.07 19:34
사적인 영역이 아니고 팟캐스트 같은 다중이 듣는 매체에서 이런 표현이 대세가 된 것인가 느끼게 되었고 오늘은 문득 사회의 변화인가 생각합니다. 쓰는 사람이 있어 보이려고 쓰는 것도 아니고 듣는 사람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욱 그런 점입니다.
2023.04.07 18:14
흠...일상에 퍼진 영어혼용의 분위기와는 별개로,
총리의 "크라우드 매니지먼트" 윤대통령의 "거버먼트 인게이지먼트" 등등의 용례를 보면
정치인들의 영어 혼용은 자세한 정의나 세부적 사항이 없는 모호한 개념을 그냥 뭔가 있어보이고 준비한 느낌을 주려고 쓰는 듯한 인상이었습니다.
그걸 고민하고 이해하고 소화해서 한글로 풀어쓸 능력이 없어보이는 거죠. 결과적으로 그렇게 섞어 씀으로 인해 오히려 무식해보였습니다.
각각의 용어가 어떤 걸 의미하는지 되물어본다면 제대로 대답은 가능했을까요.
2023.04.07 19:38
저는 두 사람 다 혐오스럽지만 느낌이 조금은 달랐습니다. 윤통은 무식을 강조하는 느낌인데 총리는 일상이 아닐까 싶었어요.
2023.04.07 21:11
공감합니다... 그냥 사짜 느낌이에요
2023.04.07 21:10
오래 전에 듀게에서 잠깐 오갔던 '니즈'에 대한 논쟁이 생각나네요. 그걸 굳이 영어로 해야 하냐 vs '니즈'라고 했을 때만 있는 뉘앙스와 의미가 있다... 이걸로 가볍게 대화들 나누시는 걸 전 구경만 했었죠.
글쎄요 전 뭐 그냥 기본적으로 한국 말로 표현 가능한 건 한국 말로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입장입니다만. 워낙 수많은 신조어들이 겁나게 빠른 속도로 명멸하는 세상이다 보니 해외에서 새로 생긴 용어들 같은 건 어쩔 수 없는 면도 있지 않나 싶구요. 언급하신 두 분에 대해선 별로 근황을 알고 싶지 않아서 무슨 표현들을 썼는지도 모르겠고... 그렇습니다. ㅋㅋㅋ
2023.04.07 21:40
저는 이 니즈란 단어를 정몽준 아들이 페북인가에 쓴 글에서 접했네요. 유학파였는지 모르겠고요. 그 이후로 니즈란 말이 계속 쓰이는 걸 봅니다
2023.04.07 21:51
제가 오늘 느낀 건 신조어들의 유행이나 해외에서 갓 들어온 용어들을 얘기한 것은 아니고, 위에 쓰신 '니즈'라는 단어 사용과는 좀 비슷한 면이 있네요. 국어로 바꾸기 보다 더 적절한 듯 느껴서 그냥 외국어를 쓰는 상황 같았습니다. 생각해 보면 한자 단어들 중에서 더 정확한(적확한 ㅎㅎ) 단어를 뒤지는 경우도 있으니 앞으로는 영어도 그런 식으로 단어들이 우리 말에 영역을 차지할 것인가라는 생각을 해봤어요.
저도 뉴스 안 봐야되는데...자꾸 보면서 스트레스 받습니다. 나쁜 습관.
2023.04.07 23:05
그런 거 좀 있죠
지금 유튜브에서 영국 축구 선수들 팟캐 틀어 놨는데 탈의실에서 스타 선수들의 ego를 잡을 카리스마이런 말이 나오는데 자아보다는 에고가 좀 맞게 들려요. 그렇지만 곧 이어 들리는, 첼시는 요즘 축구의 그러한 추세를 보여 주는 익스트림한 예이다 이런 말을 쓰게 되지는 않네요
2023.04.07 21:31
저는 언어의 고유성이 하나의 자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국어라는 이 언어적 자산이 최대한 고유의 결을 지켜나가면서 더 확장되었으면 좋겠어요
2023.04.07 22:10
언어적 자산이라고 하시니 최근 느낀 것은요, 번역된 글을 읽으며 한국어가 쉬우면서 유연하다는 것이었어요. 물론 잘 번역해서 그렇겠지만 번역하는 사람에 대한 존중이 생김과 동시에 까다로운 외국인들의 심리 같은 게 다 우리말로 온전히 전달이 되고 있는 것이 감탄스럽기도 했습니다.
기자 회견,기자 간담회같은 한국어 어휘가 있는데도 이 게시판에서 프레스 컨퍼런스라는 말이 버젓이 쓰이는 거 보며 그 말 쓰는 사람이 꼭 영어를 잘 한다는 생각 안 들고 외국어와 외래어 차이를 모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던데요. 이 차이는 국민 공통 기본 교육과정에서 배워요.
또 하나, 왜 꼭 영어여야 할까 하는 의문이 들어요. Conferenza stampa 나 Rueda de prensa쓰면 영어가 아니어서 없어 보여 그런가 싶네요.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 usare 혹은 uso하는 건 자존심 상할 일인가요 ㅋ 기사라고 안 하고 아티클이라고 써야 뭔가 있어 보이고 un articolo나 un articulo라고 쓰면 없어 보이는지? 기사화되었다,기사가 나왔다도 아티클화되었다, 아티클 나왔다라고 쓰는 건 또 못 들어 봐서
저는 다른 사이트에서 공식 성명서를 두고 오피셜 스테이먼트라고 그대로 쓰는 것도 본 적 있어요
본문에 언급하신 분 배우자가 논문에 yuji로 유명하신 분 아닌가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