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일에도 눈물이 나와

2012.02.03 00:08

lonegunman 조회 수:2077



오래전, 잡지 페이퍼에 외국 동화의 마지막 구절이었다며 실린 문장이 있었는데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물고기, 나무가 되어라

아름다운 꽃을 많이 많이 피워다오


그런 문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수첩 한 켠에 적어도 두었었는데

문장도, 수첩도 기억이 나질 않네요






가 물고기고, 그대가 바다 조개라면

그래도 나랑 결혼해줄래요?

그래도 아이를 낳아줄래요?


내가 물고기라도

내가 물고기라도


내가 땡벌이고 그대가 진흙 구덩이라면

그래도 내가 그대에게 빠졌을까요

그대의 젖은 눈동자 속에


내가 물고기라도

내가 물고기라도


내가 물고기고

그대가 진흙 구덩이라도

내가 물고기라도





//




열렬히 사랑하던 한 연인이 부모의 반대로 만나지를 못하고

상사병을 앓던 사내는 이내 죽고야 말았다지요

사내가 저 세상 사람이 된 줄도 모르는 채 여인은 홀로 그를 그리워만 하던 어느밤

머리에 석남꽃을 꽂고 사내가 여인을 찾아왔습니다

사내는 석남꽃을 꺾어 여인의 머리에도 꽂아주며 드디어 부모의 허락을 얻었다 하였고,

여인은 사내의 집을 따라갔다지요

먼저 들어간 사내는 기척이 없고 찬 새벽을 문 앞에서 새운 여인만을 일하던 하인이 발견하고 물었습니다

여기서 무엇을 하시느냐, 사내를 따라왔다, 그 분은 이미 죽어 장을 치르는 중이다

여인은 머리에 꽂은 석남꽃을 내보이며 그럴 리 없다 하였고

하인을 따라 집안으로 들어가 보았더니 글쎄

사내는 싸늘한 시신이 된 채,

다만 그 머리엔 갖 꺾은 석남꽃


시신이 된 사내를 보고 놀라 여인은 까무라치고

여인이 까무라치는 것을 보고 놀라 죽은 사내는 벌떡 일어나니

머리에 석남꽃을 꽂고 두 연인은

그 뒤로 행복하게 삼십년인가, 사십년을 더 살았다던가요


어린 시절 낡은 전집 속 민담집에서

가장 좋아하던 이야기입니다

여인이 까무라치는 것을 보고 죽은 사내가 벌떡 일어나는

그 대목을 정말 좋아했어요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전개란 말입니까! 그냥 석남꽃 확인하고 훈훈하게 끝날 줄 알았어!


옛날 얘기 게시글을 보고 오랫만에 그 이야기가 생각이 났습니다









따라불러요, 모르는 노래를 따라불러요

따라부르지 않으면, 아는 노래가 되지 않아요


따라불러요, 모르는 노래라도 따라불러요

따라불러봐야, 아는 노래가 되지 않겠어요


우리가 보기에 당신은 아름다와요

당신을 우리 집에 가두고 싶어요

당신이 아름다워서


우리 눈에 당신은 아름답기만 한데요

애완동물로 기르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아름다와요


우린 당신이 정말로 아름다와요

당신을 우리 집에 가두고

우리의 스푼으로 당신을 떠먹고

당신이 우리 노래를 따라부르게 하고 싶어요


따라불러요, 모르는 노래라도 따라불러요

따라부르지 않으면, 영영 모를 거예요


우리가 보기에 당신은 아름다운 걸요

당신을 우리의 집에 가두고 싶어요

당신이 아름다워서


우리 눈에 당신은 아름답기만 한데요

애완동물로 기르고 싶어요

너무나 아름다와요


모르는 노래라도 따라불러요

어서, 따라불러봐요

무슨 일이 있을 수 있을지 어떻게 알겠어요

이 노랠 따라부르지 않는다면


노래해요




//


이건 일본의 동화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할머니가 수박씨를 마당에 심습니다

고양이는 할머니가 무얼 숨겼나 땅을 파보지만

쓸모없는 씨앗이라고 투덜거리며 다시 덮습니다

강아지는 고양이가 무얼 숨겼나 땅을 파보지만

쓸모없는 씨앗이라고 투덜거리며 다시 덮습니다

씨앗이 꿈틀댑니다

여우도, 토끼도 무얼 숨겼나 땅을 파보지만

쓸모없는 씨앗이라 투덜거리며 다시 덮습니다

씨앗이 커집니다

할머니는 동물들이 무얼 숨겼나 땅을 파보지만

전에 심은 쓸모없는 씨앗이라고 투덜거리며 다시 덮습니다

화가난 씨앗은 자꾸자꾸만 커져서

덩쿨로 온 집안을 덮습니다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수박을 자르니

수박은 큰 소리로

'이래도 쓸모없는 씨야? 어? 이래도 시시한 씨냐고?' 소리칩니다

모두가 배부르고 떠들썩하게 수박 파티를 열었습니다



역시 정확한 기억은 아닙니다만.






if i were a fish

sing along 

all songs from mum

translated by lonegunman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94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890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9196
40 감사하게도 제가 스태프로 참여한 김량 감독의 <바다로 가자>가 6.25 특집으로 KBS 독립영화관에서 방영돼요! ^^ [6] crumley 2021.06.25 330
39 제가 출연하고 스탭으로 참여한 이혁의 장편 <연안부두>가 6월 14일 15시 30분에 ktv 국민방송에서 방영돼요. [6] crumley 2020.06.13 818
38 (일부) 한국 예능프로그램은 언제부터 이렇게 됐을까요. [6] 프레데릭 2016.02.06 3400
37 가을방학 '사랑에 빠진 나' [1] 아니...난 그냥... 2015.09.04 1520
36 성에와 얼어붙은 꽃 사진들 [4] Q 2014.12.30 1283
35 아래 이석기 녹취록 관련 [25] svetlanov 2013.08.30 4445
34 [바낭] 뭔가 비현실적인 떡밥 둘 : 선예 임신 3개월, 우리 민족끼리 해킹 사건 [14] 로이배티 2013.04.04 5135
33 삭제 [29] 에아렌딜 2013.03.20 3250
32 점심 먹고 쓰는 바낭 - 봄이네요 [3] 냥품 2013.03.18 1149
31 봄철 시즌에 단체 관광객이 가는 곳은 피해야... [3] 내핍생활자_하지만생각은자유 2013.03.17 2587
30 본의 아니게 남에게 선행을 베푼셈이 되었지만 기분은 정말, 이보다 더 짜증이 날 수 없을것 같아요. [4] chobo 2013.03.13 3072
29 [기사] DJ 이종환 님이 폐암 투병 중이라는 기사 [1] espiritu 2012.11.19 1632
28 [바낭/취존] 이성의 얼굴에 대한 취향이 늘 한결같으신가요? 전 참, 한결같군요-_;; [26] Paul. 2012.10.21 5516
27 [바낭] 개 키우지 맙시다 [14] 로이배티 2012.09.25 4379
26 쪼잔한 블리자드 코리아, 캐릭터 레벨 40이하에 한해서만 환불 조치 [14] chobo 2012.06.18 2503
25 [찌질바낭] 한달에 한번 [16] 에아렌딜 2012.05.06 2484
24 [후기/배틀포스팅] 벚꽃동산님네 홈메이드 감자탕 파티!!/훈도시 죠구리 슨생. [30] Paul. 2012.02.08 3452
» 아주 작은 일에도 눈물이 나와 [9] lonegunman 2012.02.03 2077
22 [TV잡담] 하이킥 / 주병진 쇼 / 나는 가수다 재출연 투표 [10] 로이배티 2011.12.02 3400
21 결혼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쏘맥 2011.11.26 158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