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아프리카 여행이 끝나간다고 글을 올렸는데

말씀드린대로 아프리카 여행을 마치고 지금은 방콕에 와 있습니다.

 

원래 방콕에 올 계획은 없었는데

아프리카에서 만난 여행자의 추천 +

나이로비->인천 항공료가 나이로비->방콕 + 방콕->인천(대한항공 직항) 항공료보다 싸더라고요.

(두 변의 길이의 합이 다른 한 변보다 짧은 삼각형을 본 기분이네요-_-)

 

그래서 충동적으로 방콕에 왔는데 아무 정보가 없다보니 뭘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하하.

일단 아프리카의 열악한 식문화때문에 못 먹었던 맛있는 음식들을 양껏 먹고

내일 모레 치앙마이로 올라간다는 분이 계셔서 거기에 찡겨서 북쪽으로 올라갈 생각입니다.

이것도 원래는 방콕에서 며칠 쉬다가 귀국할 계획이었는데...

이러다가 동남아 여행을 하게 되는 건 아닌지;;

 

방콕 인터넷 사정은 아프리카보다 훨씬 낫네요.

아프리카에서는 정말 싼 숙소든 비싼 숙도은 무료든 유료든 하나같이 인터넷이 느려서

사진 업로드가 안 됐었는데 여기선 되는군요.

 

그 기념으로 사진 몇 장.

 

 

 

남아공 희망봉입니다. 원래 빈 표지판을 찍으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줄을 서서 계속 사진을 찍어서 본의 아니게 초상권 침해를..;;

따로 볼 것이 있지는 않고 희망봉 바로 옆에 케이프 포인트라고 인도양과 대서양의 경계라는 곶이 있고 거기에 전망대가 있습니다.

경계라고 해봐야 뭐 선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바다죠 뭐;;

근처에 바람이 미친듯이 불던데 거기를 배타고 지났던 당시 선원들을 생각하면 눙무리.. ㅠ.ㅠ

다만 대서양에서 인도양 방향으로 갈 때 저 지점을 지나면 바람이 많이 약해지기 때문에 '희망'이란 이름이 어울리긴 합니다.

하지만 반대방향으로 가는 선원들에게는 절망봉?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상징과도 같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빛나는 테이블 마운틴입니다. 정상에서 내려다본 케이프타운 모습.

정상이라고 말하기도 좀 애매한게 진짜 정상이 테이블처럼 평평해요.

원래 높고 뾰족한 산을 거인이 썰어놓은 것처럼 신기하게 평평합니다.

신들의 탁자라는 얘기가...있던가 없던가 가물가물;;

비싼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든가 꽤 험한 산을 등반하든가 선택해야 하는데 저는 물론 케이블카를... 저는 연약하니까요.

 

 

 

남아공의... 그 이름 까먹은 소도시에서 탠덤 패러글라이딩을 했습니다.

사진은 패러글라이딩 회사에서 찍어주는데 물론 돈을 내야 해요...ㅠ.ㅠ

제 얼굴 안나온 사진으로 특별히 고른 거임.

사실 패러글라이딩을 안 하고 패러글라이딩하는 산자락에서 내려다봐도 풍경은 거의 비슷하기 땜시 풍경 보는 재미가 특히 뛰어난 건 아닌데

좀 지루해질만 하면 낙하산을 이리저리 흔들어서 사람 심장 덜컥 내려앉게 만들어주더군요.

혼자 와서 패러글라이딩하는 사람들도 꽤 있던데

저런 패러글라이딩용 낙하산은 얼마나 하는지 모르겠네요.

자격증도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거 따는 데는 또 얼마나 드는지.. 

비싸지 않다면 한국에서도 취미로 할 만한 것 같아요.

스카이다이빙이나 경비행기같은 거에 비해 훨씬 싼 가격에 하늘을 나는 취미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남아공에 있는 216미터짜리 번지점프.

이 사진은 번지점프 회사측에서 찍어준 거고요 물론 유료.

이 사진 찍을 당시에는 아마 제가 제 정신이 아니었을 거에요.

그래도 스냅;;의 미묘한 각도는 유지하고 있는 이 정신력-_-

근데 자유낙하다보니 시간이 길지는 않아요. 한 1000미터 정도에서 뛰면 모르겠네요;;

세계 최고 높이라고 크게 써있고 유튜브에도 세계 최고 높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많은데 기록 깨진지 꽤 됐더라고요.

현재 세계 최고 높이는 231미터인가.. 그정도 했던 마카오 타워 번지점프이고 남아공은 3위인가 4위인가로 밀려났어요.

 

 

 

 

나미비아 스와콥문트에서 했던 스카이 다이빙.

하늘을 좋아라해서 하늘 관련 액티비티는 거의 다 했습니다.

스카이다이빙은 엄청시리 비싸놔서 할까말까 고민을 했는데 지금 아니면 언제 하랴 싶어서 질렀습니다.

사진은 물론 주최측;;에서 찍어준 거고 (정확히 말하면 사진은 아니고 비디오 촬영한 것의 스틸컷) 당연히 유료입니다.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

번지점프는 너무 금방 떨어져서 아쉬웠는데 이건 진짜 한참을 떨어지더군요... 한 30초 정도...?

체감상 상당히 길어서 중간에 잡생각도 들고 그렇더라고요-_-

1. 고도 10000피트까지 경비행기로 비행 + 2. 자유낙하 + 3. 낙하산 편 후에는 패러글라이딩..

요렇게 세 개의 액티비티를 합쳐놓은 멋찐 액티비티였습니다.

핵심은 역시 2번이지만 저 스와콥문트라는 도시가 바닷가에 사막이 있는 독특한 경관의 도시라서 1번과 3번도 좋더군요.

그리고 숙소까지 와서 데려가주고 끝나면 숙소에 떨궈주기도 하고... 그런 거 생각하면 돈 안 아까웠습니다.

다만 떨어지는 동안 귀에 공기 저항이 너무 걸려서 한 며칠동안 귀가 멍해서 고막 고장난 줄 알았어요;;

 

 

 

 

 

 

나미비아 나미브 사막.

아침 일찍 일어나 듄에 올라가서 일출을 보는데 잊지 못할 장면이었습니다.

투어 같이 갔던 풍류남아 일본인 친구가 버너와 코펠을 싸짊어지고 올라가서

(모래 언덕이라 저는 제 몸만 올라가기도 힘들더구만요)

모닝 커피를 끓여주었습니다-_-! 인스턴트 커피지만 엄청 맛있었어요!

글고 요상한 오스트레일리아 민속 악기를 갖고 올라가서 연주...는 아니지만 소리도 내주고요.

재미졌음.

 

저 사막 모래는 철 성분이 들어있어서 붉은 빛을 띄는데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 청취자 한 명이 저길 가서 모래를 좀 가져와서 그걸 라디오천국 팀에 보냈나봐요.

DJ석에서 작은 비닐주머니에 든 모래를 받아본 유희열의 반응은 '이 라면스프는 뭔가요?'

 

 

 

 

보츠와나의 오카방고 델타 투어 사진.

사진이 옆으로 쓰러졌네요;; 알아서 봐주셈.

오카방고 델타는 잠베지 강(이던가?;;)에 의해 형성된 거대한 삼각주인데 

주변에 형성된 다양한 동물군이 서식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악어도 많이 살고요.

원주민들은 물풀 사이로 수로를 내서 전통 배인 모코로를 타고 이동했는데

제가 간 투어는 그 모코로를 이용한 투어입니다.

모코로는 통나무를 깎아서 만든 둥근 모양의 배고요. 사진에서 보이는.

맨 뒤 아저씨가 잡고 있는 건 노가 아니고 장대입니다.

물이 얕아서 노 대신에 장대로 바닥을 밀어서 배를 앞으로 전진시키는 거죠.

그래서 저 분들을 폴러라고 하고요.

저도 폴질?을 잠깐 해봤는데 노 젓는 것보다는 확실히 힘이 덜 드는 것 같더라고요.

딱히 할 거 없는 심심한 투어였지만

내가 탄 모코로가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고 주변엔 새소리와 물소리 뿐이고... 정말 평화로운 장면이었습니다.

 

 

 

이거슨 잠비아와 짐바브웨 경계 지역에 있는 빅토리아 폭포.

우왕굿. 정말 엄청나더군요. 왼쪽은 보시다시피 폭포고 오른쪽의 뿌연 부분은 폭포수가 다시 튀어오르는 모습인데요.

그 근처를 지나가면 진짜 작년 서울 집중호우때 왔던 비만큼의 물이 쏟아지는 게.. 엄청난 스펙터클이 느껴지더군요.

반동으로 튀어오르는 물은 수 킬로미터 밖에서도 보이고 떨어지는 소리도 수 킬로미터 밖에서도 들릴 정도.

그래서 옛날에 원주민들이 부르던 이름이 '천둥치는 연기'라고 불렀다더군요.

빅토리아 폭포라는 이름은 당연히 저걸 '발견'한 영국인이 자기네 여왕 이름을 따서 나중에 붙인 거고요.

우비를 입고 물을 뒤집어쓰는 경험은 폭포 구경을 단순 구경이 아니라 액티비티로 만들어주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

 

 

 

이것은 microlight라는 모터 달린 행글라이더를 타고 폭포 구경하는 사진.

저 뒤에 탄게 접니다;; 얼굴 안나와서 올려봐요.

하늘 좋아라하는지라 저것도 한 번 타봤는데

하늘에서 보는 폭포의 전경은 또 색다르더군요. 우왕굿.

 

 

 

말라위 호수입니다.

빅토리아 호수, 탕가니카 호수와 함께 아프리카의 3대 호수 중 하나입니다.

엄청 큰 호수라 고유종의 물고기도 많고 뭐 그렇다더군요. 그래서 스노클링도 많이들 하고요.

제가 묵었던 숙소가 진짜 딱 호수가에 있는 숙소였는데 (호수에 가까운 정도가 아니라 호수변에 걸쳐져 있어요)

가격은 도미토리가 1박 4000원 정도...

 (숙소 주인한테 빨래에 대해 물어보자 '호수에서 하세요'라고...;;)

밥도 싸고 술도 싼 숙소라서 아프리카 여행의 피로를 씻고 푸우욱 쉬기에 정말 좋은 곳이더군요.

자고 일어나서 밥먹고 호수에서 멍때리다가 점심먹고 또 호수가에서 인터넷 좀 하고 책 좀 읽다가 밥먹고 자고...;;

전 안했지만 서양 여행자들은 스노클링이랑 물놀이도 많이 하더라고요. 

 

저 숙소가 유독 싸기도 했지만 말라위 자체가 물가가 쌌어요.

알고보니 제가 도착하기 며칠 전에 경제위기때문에 말라위 화폐 가치를 한 40% 정도였나를 평가절하했더군요;;

(숙소도 숙박비와 식비 등을 따라서 올렸는데 그래도 40%까지는 안 올렸더라고요)

 

 

 

탄자니아 잔지바르 섬의 스톤타운.

타운 자체가 옛날에 난개발;;되어서 길이 미로같은 골목들로 가득한데

그게 지금은 문화유산화 되어서 보존되고 있었습니다.

그 골목을 헤매고 다니는 게 또 이 동네 여행의 매력이라는 거.

걷는 거 좋아하고 헤매는 거 좋아하는 저한테는 진짜 천국이었어요.

무슬림 지역이라 치안도 안전하고 물가도 비교적 싸고 섬이니 주변에 물도 많고... 여기도 죽치고 있기 정말 좋은 곳이었네요.

 

 

 

탄자니아 세렝게티 초원.

초식동물들은 진짜 카피 앤 페이스트 해놓은 것처럼 많더군요;;

우기가 끝나면 동물들이 대거 북쪽으로 이동하는데(the great migration이라고 하더군요) 제가 갔을 때가 그 시기였어요.

아마도 동물의 왕국에서 보셨을, 누 떼가 우루루 물 건너다가 악어한테 잡아먹히고 하는 장면이 바로 그 대이동의 한 장면입니다.

저는 물 건너고 하는 거는 못봤지만 (그거 보려면 깊이 들어가야한다더군요.. 물론 그만큼 비싸지고요. 본다는 보장도 없고)

진짜 누 행렬이(정확히는 누는 아니지만) 끝도 없이 이어진 장면은 봤는데 이건 뭐... 오래 살다 보니 별걸 다 보는구나...;;

괜히 세렝게티 세렝게티 하는 게 아니었어요.

뒷동산에서 돌 던지면 땅에 안 떨어지고 동물이 맞을 것 같았...다면 과장. 암튼 그래요.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산.

최고봉인 uhuru peak에서 본 두번째 높은 봉우리의 모습. (구름 뚫고 살짝 올라온 거)

사진이 왜 이따구냐고 생각하실텐데... 저것도 제 정신으로 찍은 게 아닙니다;;

비루한 체력으로 거기 올라가느라고 진짜 죽는 줄 알았어요;;

수평 엇나간 것도 찍을 당시에는 몰랐음-_-

 

그래도 이것저것 생각할 거리가 많은 등반이었습니다.

포터나 가이드의 삶이나 기형적인 등반 비용 구조같은 거..-_-;;

 

 

 

르완다의 제노사이드 기념관.

그 유명한 1994년 후투족에 의한 투치족 대학살을 잊지 않기 위해 건립된 거고요.

규모는 작지만 안에는 당시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과 대학살의 과정을 사진, 영상과 함께 볼 수 있도록 되어있고요.

그 외에 당시 사상자의 유골이나 학살에 사용된 살상무기들이 전시되어 있고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벌어진 대학살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홀로코스트나 킬링필드 등.

그 평화로운 도시에서 그 선해보이는 사람들 사이에... 18년 전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생각하니 정말 묘하더군요.

 

호텔 르완다의 배경이 된 호텔도 가봤는데...

지금은 그 때의 흔적은 남아있지 않고 그냥 부자들과 서양인들이 많이 오는 보통 호텔이더라고요. 숙박비는 더럽게 비싸고;;

저도 기웃거려보다가 너무 비싸서 숙박은 못하고 들어가서 점심만 먹고 나왔어요. 점심도 비쌈;;

 

 

그리고 우간다에서 래프팅한 사진도 있는데 지금 하드에 없어서 생략!

 

 

사진 위주로 올리다보니 이런 얘기만 썼는데

사실 개인적으로는 투어나 액티비티도 재밌었지만

좋은 사람들 만난 거, 이런저런 일들 겪은 것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그런 것은 사진이 없거나 있어도 초상권땜에 올리기 어렵죠.

 

저도 이제 자야겠네요.

 

그럼 즐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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