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119 삐뽀는 왜 안왔을까

2011.07.22 14:01

가끔영화 조회 수:1089

오래 전에 나도 그와 같은 장난을 해본 적이 있었다.
아파트 입구의 공중전화에서 119에 전화를 걸어 남편이 지금 심장마비를 일으켰다고 말하고는 내 아파트 베란다에서 바로 바라다보이는 건너편 아파트의 동 호수를 알려주었는데, 한 시간이 지나도 119 구급차는 달려오지 않았다. 그날 나는 베란다에 오래 서 있었다. 할 일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었다. 119 구급차가 삐뽀 소리를 내며 달려들어오는 대신 서쪽으로 난 아파트 진입로에서 저녁노을이 기어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119 구급차만은 못했지만 노을이 번져오는 모습도 그런 대로 볼 만한 저녁이었다.

그러나 술래는 이제 놀이가 재미없어졌다. 그는 집으로 돌아가고, 나는 해 저문 장독대 뒤에 홀로 남아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37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2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48
767 (바낭) 약은 고양이가 밤눈 어둡다고 [13] miho 2011.07.07 1946
766 그러고보니 지금 생각해보면.. [6] miho 2011.07.08 1326
765 전환점이랄 수도 있는 영화나 소설이 있나요 [6] 가끔영화 2011.07.08 1301
764 해리포터 죽음의성물2부 로튼토마토 100%네요 [10] 비밀목욕형사 2011.07.11 2981
763 {영상} Do As Infinity-遠くまで(멀리까지) [5] miho 2011.07.13 1017
762 시험준비가 아닌 영어실력은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2] dlraud 2011.07.13 1897
761 고무장갑 한짝씩도 파는거 첨 알았네요 [11] 가끔영화 2011.07.13 2063
760 나 어뜨케... 액슬 로즈(Axl Rose)가 좋아요. [9] 자두맛사탕 2011.07.13 2504
759 잡담, 해리 포터 보신 분 계세요? 스포 없는 질문글이에요 :D [4] 마나 2011.07.15 1221
758 여러분의 의견이 궁굼합니다. _ 세브란스 오진→서울대 멀쩡한 유방 절제 [13] 고인돌 2011.07.15 3093
757 [벼룩] 책 벼룩합니다. 나오 2011.07.16 843
756 교내폭력과 교사 [2] catgotmy 2011.07.17 1077
755 어벤저스(2012) 티저 예고편.. [3] 제주감귤 2011.07.18 1350
754 검지 손가락이 쑤싯쑤싯해요 [5] 유니스 2011.07.21 1357
753 딴지일보 폭파 [12] rollingbears 2011.07.21 4961
752 변심과 비밀의 상관관계 [7] 유니스 2011.07.21 2481
» 추리)119 삐뽀는 왜 안왔을까 [1] 가끔영화 2011.07.22 1089
750 타셈 싱 신작 [백설공주] 처음 공개된 릴리 콜린스의 백설공주 사진 [7] 보쿠리코 2011.07.23 3291
749 머독 호랑이 마누라 웬디 뎅 [1] 가끔영화 2011.07.23 1827
748 [펌] 대해킹시대의 도래 [2] 나나당당 2011.07.24 314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