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 하루 일상은 아주 단조로워요. 


아침 여섯시에 일어나서 이런 저런 취직 공부를 합니다. 그리고 아침을 먹고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는 도중 짬이 나는 시간을 많이 활용해요. 

프랑스어를 꾸준하게 공부하려고 마음먹고 있기에, 랭보의 시집을 원서로 읽어요. 프랑스어로 일기도 씁니다. 이렇게 자유로운 공부만 하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를 못해서^^; 취직을 위한 시험문제도 풀어야 하죠. 참, 정기간행물 열람실에 가서 문학동네 계간지들을 읽는 게 요즘 작은 즐거움이 되었어요. 오르한 파묵의 에세이는 문학동네 계간지가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보석이었죠. 

참...이번 학기에는 프랑스인 교수님이 진행하시는 회화 수업을 처음으로 듣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거의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불문과 애들이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고, 저도 미리 예습을 해 가는 덕분에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다가 지치면 커피라던가 차를 한 잔 합니다. 학교 근처에 커피를 맛있게 하는 곳이 없어서 항상 아쉽지만, 그럭저럭 먹을 만해요.


제가 학교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은, 수업이 끝나고 도서관에 들러서 읽고 싶은 책을 고를 때예요. 오늘은 <핀란드 디자인 산책>을 골라서 돌아왔어요. 얼마 전에는 <젊은 예술가의 초상>과 <고리오 영감>을 읽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은 소설을 읽기 힘들 것 같아요. 이 두 소설이 제 마음에 남기고 간 무게가 너무 크네요...


늦은 오후쯤 집으로 돌아오면 미처 못 했던 프랑스어나 시험 공부를 하기도 하거나, 혹은 읽고 싶은 책을 읽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하루 해가 저물죠. 그러면 저는 학교 운동장을 40분 정도 달려요. 숨이 차고 땀이 흠뻑 나도록 달리는 그 시간이, 어쩌면 하루 중 가장 자유로운 때인지도 모르겠어요. 


이런 시간들 중 짬을 내서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기도 해요. 늘 들르는 사진관 사장님은 저에게 정말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시고, 좋은 사진도 많이 보여 주시죠. 덕분에 조금씩이나마 더 나은 사진을 찍고 있다는 사실에 행복을 느낍니다.


아무튼 운동을 하고 돌아와서 씻고 뭐 정리도 하고 그러다 보면 밤 아홉시나 열시쯤이 되는데, 열두시가 될때까지 책을 읽거나 듀게에 들르거나, 아니면 여행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잠이 든답니다.


내년에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하게 된다면....이렇게 조용하고 단조로운...그리고 외로운 생활도 끝이 나겠죠. 마음 속에서는 싫은 누군가와 끊임없이 부대껴야 할 거고,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업무와 마주치며 살아야 할 테니까요.  

요즘 들어 저를 잠시 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진 것은, 아마 그런 이유인가봐요. 이젠 곧 사라져버릴 모습이어서.


오늘은 왠지 이런 글을 한번 써보고 싶었습니다. 제 일상처럼 별로 재미없는 글인 것 같아서 조금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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