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05 01:21
요즘도 출판시장에서 여행기가 많이 팔리나요? 남의 여행기, 재미있으십니까. 저는 남의 여행기에 별 흥미를 못 느끼는 것 같아요. 물론 저도 여행 좋아하고-그런 말이 무색하게 여행 간지가 오래 됐긴 하군요- 여행 갈 때면 정보가 필요해서 여행기 읽기는 하는데 에세이의 영역으로는 별 매력이 없어요. 희한하게 안 본 영화의 영화평은 읽어도 안 간 곳 여행기는 별 매력이 없더군요. 하긴 저만 이렇지 일년 평균 책 한 권 사지 않는 것이 분명한 제 친구는 어느 날 서점에서 책을 살까 하던 책이 여행 관련 서적이더라고요.
종종 가는 블로그가 있는데 그 블로그의 주인이 한창 여행기를 쓰셔서 업데이트가 되었다 하면 여행기만 올라와서 시무룩.... 눈팅만 하니 뭐 그리 불만은 아니고요. 나는 여행기가 매력 없다, 는 생각에 잠깐 골몰하다가.. 요새 거의 모든 것들에 남의 여행기처럼 흥미 없어 하는 것 같기도 하다는 발견...
모든 게 별 의미가 없어요. 아무 것도 안 남기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꿀꺽 삼킵니다. 그렇다고 한없이 우울한 것은 아니고, 그런 것도 일부 지나갔죠. 그저 공허한 기분만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무의미한 시간만이 오고 가고 있어요. 늙었나봐요. 가보고 싶었던 곳들과 하고 싶었던 것들이 많았던 시간이 지나가고 어쩌다 아무것도 안 남기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네요. 어떤 면에서는 제일 바닥인 것 같습니다. 그런 날들도 있는 거겠죠.
2015.12.05 01:22
2015.12.05 01:29
아무래도 넉넉하지 않아서 여행기가 재미없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댓글 보며 했어요. 일부분 그런 면도 있겠다 싶군요.
2015.12.05 01:59
넉넉함과 여행은 확실히관계가있는듯해요. 전 여행을 좋아하지만(이런저도 정작 잘 못가죠 여유없음…)여행에세이 싫어해요
차라리 다큐쪽이나 소설,영화의 장소묘사가 흥미를 끄는것같아요.
예전에 오사카에있는 동물원에 간적이있는데 하루키의 『여자없는남자들』에 잠깐 묘사되서 묘한 쾌감이들더라구요 ㅎ
2015.12.05 02:07
그죠 누구나 가보고 싶은 곳이 하나씩은 마음 속에 있고... 그건 남의 여행기에 젖어드는 거랑은 좀 다른 것 같아요.
하루키의 책에서 추억을 발견하셨군요. 저도 그거 알 것 같아요.
2015.12.05 02:12
2015.12.05 02:18
댓글이 좋아서 여러번 읽었어요. 저도 비슷한 이유로 책을 좋아하지만 여행기는 별로이니 취향의 세계는 디테일한 것 같아요.
2015.12.05 02:43
2015.12.05 06:46
사람과 친해지는 방법 중 하나가 어디 여행다녀왔냐고 묻고 거기서 어땠냐고 물어보는 거죠.
딴지 걸지말고(내가 듣기로는 그게 아니라던데.. 따위) 열심히 맞장구 쳐가며 듣기만 해야한다는 조건이 있습니다만
2015.12.05 07:29
대리만족이나 레퍼런스같은 걸까요? 저도 남의 여행기는 안봅니다만 남의 식유기 (맛집 간 거...) 는 즐겨보는 걸로 봐서, 그런 비슷한 심리일 거 같아요.
2015.12.05 11:04
남이 가본 이야기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2015.12.05 16:44
Mauve/ 남의 꿈 얘기도 재미없긴 하죠ㅋ 게다가 꿈은 너무 얼토당토 않은 경우가 많아서 더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전 엄마가 꿨다는 꿈은 귀기울여 들어요. 우리 엄만 근심이 많아 그런지 꿈도 어찌나 많으신지..ㅠㅠ
채찬/ 영어학원 가면 주로 그런 식으로......;; 뭐 제일 멀리 어디까지 가봤니, 이런 질문은 저도 해본 적 있습니다만. 의외의 장소를 다녀오신 분들이 있긴 하더군요.
러브퍼레이드/ 남의 식유기는 저도 가끔..(왜...;;) 제 생각에는 똑같은 곳을 가도 사람마다 느낌이 다른지라 공유할 부분이 의외로 적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잘 모르겠군요.
가영님/ 저랑 비슷하시군요.
아주 넉넉하게 편하게가 아니면 이제 멀리 여행 못갈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