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엑시덴털 1화입니다. 일본에서 비정기적으로 방영하는 드라마인데 한 화 분량이 3분~7분 정도로 짧습니다.  

듀게에서도 몇 번 호러 영상으로 올라왔던 걸 봤었죠. 이 영상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숨바꼭질 오프닝이 이거랑 매우 흡사하지 않습니까? 헬멧이 후드로 바뀌었다 뿐이지 구도며 호러 효과며 뭐 하나 다른 게 없어요. 

게다가 이 영화도 시즌 시작을 알리는 1화라, 다른 화보다 호러적 측면에서 공을 많이 들인 느낌입니다. 

이런 류의 얘기가 이것 뿐이겠느냐 하겠지만, 추측컨데 숨바꼭질 작업 중에 이 드라마가 방영했다면 많은 영향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친구랑 보면서 '와, 이건 완전 표절이네' 했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옴니버스로 진행되는 이 드라마는 매 화가 끝나고 쿠키영상 같은 짤막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이야기는 옴니버스가 아니라 전체를 관통하는 메인 스토리에요. 

최종화에서는 아예 다른 이야기인 줄 알았던 단편들과도 연관을 지어 깜짝 선물을 내놓습니다. 


호러엑시텐덜의 메인 스토리는 숨어사는 사람의 이야기에요. 여자가 컴퓨터를 하며 공포를 느끼는 모습은 숨바꼭질과 매우매우 흡사하죠. 구도야 말할 것도 없고요.


영화를 보는 내내, 왜 저렇게 무모한 조합으로 가능성 있는 이야기를 망쳐놨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가 혹은 투자자가 재미있게 본 호러 작품들을 논문 짜깁기하듯 섞어 놨어요. 후반부 범인과의 싸움은 마치 영화 검은집을 보는 것 같더군요. 

성별이 뒤집히는 반전이나 쓸데없이 긴 클라이막스도 똑같습니다. 


이왕 버무릴 거면 인물에라도 힘을 실던가. 뭔 죄다 설국열차 꼬리 칸에서 18년 지낸 사람들처럼 정신이 없어요. 


주머니를 몽땅 털린 인간이 어찌어찌 동전을 구해 공중전화를 걸었어요. 관리실에 가면 되는 걸. 명대사는 '민지야 경찰에 신고해'였죠. 왜 네가 안 하냐고. 

무기를 든 괴한이 집 앞에서 잠긴 문을 마구 두드립니다. 엄마는 절대 문 열어주지 말라며 집으로 달려가요. 아무런 도움도 요청하지 않고. 

대체 가서 어쩌려는 걸까? 복싱이라도 배운 걸까? 의구심이 날 무렵 엄마는 괴한한테 습격 받고 거의 죽다 살죠. 

경찰에 신고를 하거나(뛰면서도 할 수 있어요...) 하다 못해 경비라도 대동했으면 검거까지 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대체 왜 혼자 가는 거냐고요. 문도 잠겨 있는데.

그.리.고 주인공의 트라우마였던 성철! 왜 이렇게 허술하게 소모합니까. 아, 형이 아니었구나 히히, 하면 그만인가요.


다 얘기하다간 영화 한 편 새로 쓰게 생겼습니다. 


아무튼 굉장히 무섭게 잘 본 영화이긴 한데, 누군가의 욕심으로 중요한 부품하나가 딱 빠진 느낌이었어요. 

호러 효과도 그렇고, 배우들도 그렇고 한국 공포 영화 베스트에 손 꼽힐 만한 작품이었단 말입니다. 아, 근데 짜깁기 티가 너무 많이 나서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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