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07 12:58
어제 조리사 실기시험이 있어서 공덕역에 있는 산업인력공단에 다녀왔습니다. 사람들 참 많더군요. 고딩부터.. 제 또래의 늙수구레한 아저씨까지..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모였다는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문제는 두가지가 출제되고.. 대략 60분안에 두가지를 만들어서 제출해야 합니다. 다행히 배운 적이 있는 "지짐 누름적"과 "무숙 장아찌"가 나왔어요. 문제를 본 순간.. 아.. 이건 합격하라고 하늘이 주신 기회다.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안배운게 스무가지가 넘는데.. 딱 배운데서.. 그것도 난이도로 따지면 중하라고 할 수 있는 문제가 나오다니.
시간이 촉박하니 재료 손질을 하는데.. 지짐 누름적에 끼우는 쇠고기가 굽는 건지 삶는건지 생각이 안나는겁니다. 조리 순서도 헷갈리구요. 음.. 그래 덜익으면 못먹는거니까 삶는걸거야.. 소고기 하나를 물에 넣고 삶아버립니다. 어라.. 근데 삶는 사람이 없네요?? 갑자기 식은땀이 흐릅니다. 왔다 갔다 채점하는 심사위원이 유독 제 주변에서 자꾸만 도네요. 아뿔싸.. -_-;;;;;;;
결국.. 손을 덜덜덜 떨면서.. 남은 요리 마치고 종료 1분전에 두가지 과제 제출하고... 허탈한 마음으로 돌아섭니다. '그래, 한번만에 붙는 사람 없다더라.. 아직 다 배운것도 아닌데.. '라고 하면서 돌아오는 길이 왜 그리 서럽던지요. 음..
더 웃긴 건 옆에 계시던 아주머니.. 제가 삶는거 보시고 본인도 덩달아 삶으셨다는... -_-;; 아주머니 죄송요.
결론 : 자격증이라는게 그리 만만한게 아닙니다. 에효.. 요행히 합격하는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며.. 다음주 발표날을 기다립니다.
2014.08.07 14:02
2014.08.07 15:12
ㅎㅎ 한식조리기능사 시험은 원래 '못먹는' 음식을 규격대로 만들어내는 거 아니던가요.
2014.08.07 15:34
제사를 안지내보셨군요.. 이번 기회에 증조할아버지 제사를 지내보심은 어떨지.. ^___^
2014.08.07 15:56
그래서 실기시험은 자리 운이... ㅎㅎㅎ
두어번은 떨어져야 그 자격증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뭐 꼭 그래서 또 떨어지라는 뜻은 아니....겠죠? ㅎㅎㅎ
2014.08.07 16:03
근데 몰라요. 저도 너비아니 첨해봐서 떨어질줄 알았는데 붙어서 기함했었다는.
진짜 실기는 운이라 장아찌에서 좋은점수 받았을수도 있죠. 좋은소식 기다릴께요.
지짐부터가 기름을 두르고 지진다는 의미인데 그걸 삶으시다니...!
옛날에 예식장에 가서 피로연 음식을 먹을적에 메뉴는 양식 스테이크였는데 나온건 삶은 덩어리 고기에 스테이크소스를 얹은, 스테이크 모양의 수육이었던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