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생각)나꼼수와 진보

2011.12.15 15:44

피로 조회 수:2788

#01.

분명히 해야될게 있어요. 나꼼수는 진보를 대변하는 미디어가 아닙니다. 그 탄생목적은 가카의 실체를 까발리고, 한나라당의 재집권을 막는데 있어요. 물론 진보측 인사를 감싸고, 그들을 지지하지만 진보라는 진영 자체를 대변하는 미디어는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그들은 그들의 목적에 따라 행동합니다.

#02.

나꼼수가 진보대통합을 주장하고, 문재인정도여야만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주장히는 것고 그들의 목적인 한나라당, 그리고 박근혜의 집권을 막는다는 목적에 충실합니다. 또한 그 목적을 위해 대중에게 접근하는 전략도, 어디까지나 목표지향적인 접근이라고 해석할 수 있어요. 대중들에게 자기 스트레스의 원인이 정치라는 것을 쉽게 알리고, 그를 통해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반 한나라당 노선의 투표를 하게끔 하는 것.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학적인 수사보다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것이 중요해 지겠죠.

#03.

나꼼수가 진보의 어젠다를 이야기하지 않고, "왜 ㅇㅇ가 옳고 ㅇㅇㅇ를 지지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어요. 그게 실질적으로 정권교체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따분하기도 하고요.

이러한 나꼼수의 접근이 진보의 입장에서는 마뜩치 않을망정, 대중들에게 있어서는 확실하게 먹혀듭니다. 일단 대중들은 무엇이 문제인지 알게 되었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하는지 알게되었으니까요. 분명, 이러한 접근은 선동입니다. 하지만 정권교체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겠죠.

#04.

이러한 사실은, 시점을 약간 돌려서 생각해보면 나꼼수의 방향성이 진보가 아니고, 정치적으로 자기주장이 강하지 않은 사람들을 타게팅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민주주의는 투표고, 다수결이니까요. 이러한 사람들에게 진보의 가치와 어젠다를 구구절절히 설명한다면, 이 사람들이 진보가 될까요? 적어도 김어준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김어준의 접근에 따르면, 보수와 진보는 선천적 성향입니다.

#05.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오른쪽에 치우친 정치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보의 어젠다는 상대적으로 먹혀들 여지가 적어요. 그렇기때문에 김어준과 나꼼수는, 이기기 위한 전략으로의 미디어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 이들에게 진보의 어젠다를 발언할것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죠.

그렇다면 진보의 가치를 어떻게 알리고, 사회에 정착시켜야 하는가가 과제로 남습니다. 아마 나꼼수의 답은 정권교체하고, 정치를 잘해서 우리나라의 정치지형을 극도로 우로 편향된 지형에서 바꿔야한다,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나꼼수의 접근은 지극히 현실적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진보가 납득할 수 없는 접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쨌든, 그들에게 진보의 가치와 어젠다에 진지하게 접근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146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048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0748
120 아이폰이 길어지면 이런 것도 할 수가 있군요! [4] 빅바흐 2012.09.21 2875
119 [바낭] 만약 일본식 선거방법을 사용한다면 박근혜 낙승이었을듯.... [12] 오늘은 익명 2012.12.13 2852
118 하느님은 외로우신가? [19] 빨간먼지 2011.03.18 2843
117 쓰리 아웃 삼진제 말고 강력한 한방도 필요합니다. [7] mockingbird 2011.01.27 2838
116 [슈스케3] 칭찬하기도 지겹지만 울랄라세션... [3] 으으으익명 2011.10.17 2835
» (짧은생각)나꼼수와 진보 [15] 피로 2011.12.15 2788
114 베네딕트 컴버배치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 호킹 [2] 은빛비 2012.01.17 2782
113 나가수 7위를 2번하면 떨어지는 방식이 어떨까요... [13] 발라바라니꼬 2011.05.08 2780
112 구제역 자원봉사자의 '살처분 일지' [13] mockingbird 2011.02.11 2775
111 카레에 참치 넣으면 맛있나요? [10] 칭칭 2010.12.12 2766
110 [점심의 건강 바낭]절대 아파서는 안되는 신체부위 [12] 2011.01.28 2755
109 라면에 어떤 재료 곁들이시나요? [36] dewy 2011.07.07 2732
108 만성피로 어찌해야하나요? [10] 103호 2012.10.19 2706
107 저는 한참 멀었습니다. [6] 자본주의의돼지 2012.09.27 2695
106 주민번호 바꾸고 싶네요 정말... [4] 무한자와우주와세계 2010.12.23 2694
105 살림하는 분들, 가사 노동 시간이 얼마나 되세요? [15] 해삼너구리 2011.03.16 2675
104 대고백시대 (욕설 주의) [11] 화려한해리포터™ 2013.01.29 2634
103 무엇보다 영화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증인이 될 것입니다. [10] FrancesHa 2014.07.02 2630
102 정신승리를 위한 깨달음 - 내가 영어를 다 알아들을 필요가 없잖아? [4] DH 2012.09.10 2611
101 권교정의 '어색해도 괜찮아'를 읽고 떠올린 20세기말의 학창시절. [11] Paul. 2011.08.30 261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