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년 11월 아빠가 돌아가시고 난 후 아빠는 야속하게도 제꿈에 한번도 나와주시지 않으셨어요.

엄마는 수시로 아빠 꿈을 꾸시며 꿈도 못꾸는 저를 오히려 야속하게 여기셨는데 추석 명절 이후 최근 아빠가 자꾸 꿈에 보이네요.

처음 꿈이 너무 생생하게 스토리있게 꾸게 되어서 꿈에서 깨고 난 후 당혹스러웠습니다.

그 내용이라는 것이 아빠와 제가 집에 있는데 아빠 빚쟁이가 쳐들어와서 그 빚 오천만원을 갚아줘야하는 경우였거든요.

근 일년을 야속하다 싶게 꿈에도 얼굴을 안보여주시더니 처음 꾼 꿈이 빚쟁이와의 만남이라니..

하다가 보니.. 아!! 이유가 있었어요.

오빠가 집을 사기로 했고 거기에 대충 그정도 금액을 좀 빌려주기로 했었거든요.

그걸 아빠가 해결해 주신다는 예지몽일까요?

 

2.

그래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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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를 샀습니다.

뭐 딱히 할게 없더라구요. 아빠가 꿈에 나와 주셨고.. 나는 그걸 예지몽으로 생각했고 그럼 뭘해야하나..

생전 안사던 로또를 샀습니다.

그리고 일주일간 헛꿈을 꾸어보기도 했습니다.

당첨만 되면 내 이넘의 회사를. 그냥 확~~~~~

결론은요?

에이 잘 아시면서

5게임 5천원 주고 샀는데 천원짜리 5등도 하나 안되더군요.

요행을 바라는 마음..

그전에도 없었지만 앞으로도 없앨랍니다. 한번으로 족합니다.

그냥 꿈에라도 아빠를 봤으니까 됐지..

로또 당첨 못시켜주셔서 미안하셨나... 오늘 새벽꿈에도 나와주셨어요~~ 아빠 안녕!!!

 

3.

오빠가 갑작스럽게 집을 사게 됐습니다.

작년부터 집을 사고 싶다는 말이 있기는 했지만 구체적은 노력을 하는거 같지 않았는데 명절전에 엄마랑 제가 상의 끝에 이제 둘째까지 학교를 가는데 방 두개짜리 집에서 무리인데 분명 돈때문을 터이니 엄마랑 제가 좀 빌려줘서라도 집을 마련하게 하자는 의견의 일치를 봤습니다. 

명절에 엄마가 얘기를 꺼내시니 새언니 입에서 숨겼던 얘기가 터져나옵니다.

오빠는 장인어른명의의 임대아파트에 사는데요. 예전 처가식구들이 사시던 집이 재개발되면서 받은 딱지로 임대아파트 거주 권한을 받으셨대요. 그게 매매나 양도가 불가하고 아파트가 좁은 편이긴 하지만 시세보다 굉장히 저렴하게 영구히 거주가 가능한 곳이라 저소득층에서는, 또 두분이 노후를 사시기에는 적당합니다.

나중에 오빠네 처가댁이 들어갈 집에 오빠가 결혼해서 그곳에 신접살림을 차리고 여적지 살았는데 전혀 사는데 불편함이 없었는데 웃긴게..

그 아파트에 산다고 사람을 깔본다고 합니다.

동네 입구에 대우 푸르지오가 새로 지어지고, 푸르지오 위쪽에 조금 오래된 우성아파트 우성아파트 중에서도 분양(주로 큰 평수)과 임대(주로 작은 평수)의 구분이 있는거지요.

그러다보니 푸르지오 사는 사람을 우성아파트 사람을, 우성도 큰 평수 사는 사람들은 작은 평수 사는 사람들을 아래로 본다는 거지요.

내막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기 전에야 푸르지오 사는 사람들이 전세를 사는지 월세를 사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고, 우성 사는 사람도 알토란 같은 부자들(아~~정말 이런 경제적인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니 슬픕니다) 있을 수도 있는거 아닙니까.

그런데 단지 "그" 아파트에 산다는 이유로 사람을 무시하고 애들을 따돌림시킨다니..

우리 오빠네 큰애가 또래에 비해서는 좀 똑똑하고 앞서나가는 것이 많아서 학부형들이 왠지 자기 자녀들을 찍어다붙여 같이 놀게 만들고 싶어하다가 어디 사는지를 아는 순간 애가 놀러오지도 않고, 놀러오라고 청하지도 않고, 애들사이에서는 이젠 유행을 넘어 필수적인 코스인 생일파티에 초청도 안한다고 합니다.

이런 어이 상실의 시대가..

물론 돈이 행세하는 시대라고 한다지만 언제부터 사는 집평수를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로 삼았던 것인가요?

저야 사실 결혼을 안한 사람이라 남편, 자식들과의 비교에 무관하게 살아왔지만 가족이 있다면 느낌이 또 다르게 다가올 거 같습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라면 그러지 않은 사람까지 이악물고 돈돈돈..하게 만드는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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