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19 23:53
* 역전은 꿈같은 이야기일까요.
안타깝게도 메피스토의 정치공작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모친은 뒤늦게 투표를 하러 가셨고, 아마 박근혜를 위해 한표를 보탰을겁니다.
아들의 속마음을 알고 짐짓 거기에 속아주는 훈훈한 광경따위는 없었습니다.
TV에 문재인만 나오면 "불평불만이 많은 작자"라고 투덜거리던, 경북+박통팬덤+60대의 모친에게 그런 여유가 있을리가요.
* 개인적으로 떠올리는 이번 선거 의미...
우선 투표율. 75% 달하는 투표율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밀린다는거.
애시당초 투표율이 높으면 이긴다라는 명제는 문제가 많은 명제였습니다.
풀어본다면, 선거에 관심없고 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층이 선거에 참여하면 야권을 지지한다...라는 이야기죠.
대충 생각해봐도 이건 참 거시기한 얘기입니다. 투표율이 높을때 야권이 승리한다면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평소 참여안하던 사람들이 그 선거에서 야권을 지지했기 때문이죠.
그럼 그렇게 참여한 사람들이 언제나 야권을 지지해줄 것인가.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습니다.
흔히 국개론 부류의 이야기가 나올때 볼 수 있는 반박은 "그 사람들이 김대중, 노무현을 뽑아줬다"입니다.
그러나 거꾸로, 김대중 노무현이 뽑힌 나라에서 이명박도 뽑혔습니다.
이명박도 뽑힌 나라에서 박정희라는, 한국근대사에서 거의 신격화된 존재를 등에업은 박근혜의 득표율이 높다는건 전혀 이상할게 없습니다.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합니다.
수년간 지속적으로 이미지를 갉아먹힌 한나라->새누리당,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딱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박근혜.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그리고 민주당)은 이들을 압도하지 못했습니다. 결과론적으로도 그렇고 선거과정에서도 이런 비판은 많았습니다.
오히려 이번 선거에서 가장 화제가 되었고 저들을 압도한것 처럼 보였던건 문재인이나 민주당이 아니라 이정희의 다카기 마사오 발언이었죠.
어째서 5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삽질해준 MB(그리고 새누리당)정부를 압도하지 못했는지.
아무리 박정희를 등에 업었다해도 지난 5년의 삽질을 떠올려본다면 '콘크리트 지지층'탓만하기엔 뭔가 미심쩍습니다.
올해 치뤄진 두번의 선거 결과의 이유와 그 책임, 그건 민주당과 문재인이 각잡고 앉아 생각해봐야 할겁니다.
* 안철수가 되었더라면 어땠을까요?
안철수 지지한다고 했다가 박근혜 지지하는 사람을 생각한다면 아쉽기도 하지만 글쎄요. 그게 얼마나 될지 모르니까요.
더군다나 안철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안철수가 지지하는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았다면 결국 엎어치나 둘러치나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팬덤이 유리라는거겠죠.
안철수의 단일화 과정에선 잡음이 많았고 거기에서 궁극의 미적지근함을 보여준 정치인 안철수에게 염증을 느낀 사람도 제법될겁니다.
설령 안철수로 단일화가 이뤄졌다해도 그들이 안철수를 찍어줬을지 박근혜를 찍었을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이런류의 '가정';IF 안철수........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안철수 뽑자? 안철수가 됐어야한다? 아뇨. 그것과는 무관해요.
선거 한번만하나요. 다음 선거에선 이런 후회가 없도록 해야겠죠. 아니다 싶은 사람은 확실히 정리해야하고, 끊임없이 비판해야하고요.
5년뒤에 안철수를 뽑아야한다는게 아니라, 적어도 후회가 드는 선택은 하지 말아야할겁니다.
승리를 위해선 이번 패배의 원인을 반드시 생각해야하고, 동일한 실수를 두번다시 반복하지 말아야겠죠.
* 메피스토는 구글 화면에 이명박 임기 카운트를 박아놨었습니다. 오늘로서 d-67이라고 박혀있군요.
그동안의 시간이 참 길다고 생각했었지요. 어느날 접속하고 D-444가 찍혀있을떈 묘한 기분도 들었지요.
이제 그동안의 기간보다 훨씬 더 하드코어하고 속터지는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군요.
어떤분 말씀마따나 튜토리얼이 끝났습니다. 내년부터..........아휴. 게시판 규칙이니 욕은 안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