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나님을 포함해서 이미 자막에 대한 불만은 여러번 나왔었기 때문에 마음의 대비를 하고 보러 가긴 했지만 막상 겪어보니 이건 뭐 테러가 따로 없네요. 서울에 있는 CGV 중에서 유일하게 압구정 CGV에서만 상영을 해서 거기까지 보러갔는데 스트레스만 받고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집사 로봇임에도 주인에게 말투가 그렇게 깎듯하지는 않기 때문에 반말로 번역한 것까지는 별 문제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 철지난 통신어체는 도대체 뭐랍니까? 나님, 너님, 했삼, 그러삼 등등... '삼체'는 이미 안쓰인지 백년은 넘었는데 그걸 자막에 집어넣은 이유는 뭘까요. 번역가가 7,8년간 냉동수면을 하다가 깨어난 건 아닐테고. 웃기게도 나중엔 프랭크까지 로봇의 통신어체 말투를 따라하더군요.
아니 로봇의 모든 대사를 통신어체로 번역한 것도 어이가 없는데, 왜 그 중 가장 질낮은 통신어체로 번역하는 건가요? 이 영화에 등장하는 통신어체는 웬만한 사이트에서는 무례하다고 쓰지 말라고 규칙을 정할 정도의 수준입니다. 그런 규칙이 없는 사이트라도 사용하면 유저들한테 초딩이냐고 지적이 들어올만큼 한심한 수준의 통신어체죠. '했다요'체를 안쓴게 다행일 정도네요.

중반부터는 로봇이 대사를 할 때마다 자막을 안보려고 노력했지만, 제 영어 실력이 형편없는 데다가 화면에 글씨가 나타나면 자연스럽게 눈이 읽으려고 하기 때문에 불쾌한 경험은 계속 될 수 밖에 없었죠. 결국 정상적인 영화관람은 불가능했고 영화내내 투덜대며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차라리 옆자리에서 연인끼리 수다를 떨거나 앞에서 관객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게 덜 화났을 것 같습니다. 관객의 테러는 주의를 주거나 해서 제지를 할 수 있지만 이건 뭐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저런 자막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끝까지 재밌게 영화를 관람하신 분들에게 존경의 뜻을 표합니다. 단, 저런 번역에 대해 불만을 가지신 분들에 한해서요. 객석의 반 정도 되는 관객들은 저런 번역에 대해 불만이 없는 것 같더군요. 웃는 걸 보니 오히려 즐거워하는 것처럼 보였죠.

엔딩 크레딧에서 자막 번역가 이름 똑똑히 봐뒀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실명도 아니더군요. 모모C 잊지 않겠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95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892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9227
48 [그림일기] 건축학개론 보러 혼자 극장나들이 해서 왠지 실수연발했던 이야기. [13] Paul. 2012.03.18 2999
47 백년의 막장 보시는 분 계십니까? [11] chobo 2013.04.10 3002
46 (디아블로3) 대격변 하나 장만 하셨습니까? 고양이와 대격변이 만나 대학살? [4] chobo 2012.06.19 3029
» 분노를 불러 일으키는 로봇 앤 프랭크의 자막 (스포없음) [1] 와구미 2013.01.20 3037
44 [바낭] 오늘 더 지니어스: 게임의 법칙 잡담 [19] 로이배티 2013.06.29 3077
43 서울 일원동 혹은 일원역쪽에 거주하시는 분이나 잘 아시는 분께 도움을 요청합니다. [4] chobo 2013.09.24 3077
42 이태석 신부님, 조지 클루니, 존 카터(E.R) [3] 브랫 2011.01.01 3160
41 <슈렉 포에버> 국내판 포스터 공개 [3] magnolia 2010.06.09 3236
40 [바낭] 어쩌다 또 보며 살짝 적어 보는 '남자가 사랑할 때' 간단 감상 [27] 로이배티 2013.05.16 3243
39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를 읽고 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고민입니다. [12] 낭랑 2010.09.19 3248
38 [아이돌] 아이돌 컴백 러쉬와 카라 1위 기념(?) 금요일 밤의 아이돌 잡담 [9] 로이배티 2012.09.07 3260
37 막동이 시나리오 올해만 폐지 [8] 사과식초 2011.02.08 3271
36 저에게는 무척 별로였던 아이언맨 3(스포 다수) [11] hermit 2013.04.28 3342
35 [바낭] 혹시 듀게에 박신혜양 팬이 계시다면 [13] 로이배티 2012.07.15 3405
34 카드한도에 대한 이상한 계산 [11] 클로버 2010.09.29 3451
33 (언론플레이 혹은 낚일 가능성이 있는 기사 링크) [단독] 김광수 “화영, 어제 쌍둥이 언니와 함께 찾아와 통곡…” [11] chobo 2012.08.01 3468
32 [냥사마] 넉살 좋은 죠지씨. [11] Paul. 2010.12.12 3501
31 예능 해피투게더는 다 좋은데 하나 안 좋은 건.... [8] nishi 2010.11.05 3546
30 [잡담/고냥사진 재중] 살면서 외롭다, 느껴본 적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15] Paul. 2012.08.30 3565
29 [스포일러] 나는 가수다 이번 주 선곡 재밌군요. [17] 로이배티 2011.07.05 356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