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1 16:35
퓨리로드에 처음 등장한 비참한 자들(The Wretched)들은 시타델 주변에 사는 난민/빈민들로, 시타델에서 임모탄 조가 베푸는 자원(물)을 받고, 인력(워보이/젖엄마/노동자)를 제공하는 것으로 그려져 있었습니다.
(퓨리 로드 부가 영상에 젊은
애엄마가 자기 아기를 워보이를 받아달라고 했다가 퇴짜맞자 자기를 젖엄마로 받아달라고 요구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임모탄 조가 가끔 주는 물 말고 이들은 뭘 먹고 살까 당연히 궁금했는데요. 퓨리오사에 처음 등장하는 이들의 땅굴 주거지에는 사람 시체인 것이 분명한 사체 조각들이 걸려있어서 식인종이구나라고 했지요.
근데 나중 장면을 자세히 보면 사체 조각에 붙은 구더기를 털어서 모으고 있었습니다. 영화 속 식량 협상서 구더기 죽에 대한 언급도 있었고요. 퓨리 로드에서 눅스가 벌레 먹던 장면도 기억에 떠오릅니다. 즉 이들은 (사체를 먹고 사는) 구더기를 식량으로 삼고 있었던 겁니다. 아마 설국열차 풍으로 (분변을 먹고 사는) 바퀴벌레도 식량으로 삼고 있었을 거고요.
시타델에서는 수경으로 양배추와 감자를 키우지만, 인간은 탄수화물 말고 단백질도 필요합니다. 이때 필수 단백질은 벌레에서 얻는다는게 논리적인 결론일 듯 합니다. 귀한 야채를 가축에게 먹여서 살코기를 얻을리는 없으니까요. (축산업은 식량자원 차원에서는 매우 효율이 떨어지는 산업입니다.) 그나마 가축에 가까운 건 퓨리로드에 등장했던 유축기로 모유을 제공해주는 젖엄마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소량에 불과한 모유는 아마 시타델 왕족인 임모탄 조 가족들을 위한 게 아니었을까요.
같은 영화를 여러 번 보다 보니 정말 쓸데없는걸 다 생각하게 되는군요;;;;
2024.06.11 16:58
2024.06.11 17:06
저도 볼 때마다 이게 늘 궁금했는데 이번에 좀 풀렸습니다... 그런데 저렇게 해도 밥이 나오나 싶은;;; 그리고 인육 자체가 사라진다는 점에서 약간 효율이 딸리지 않나 하는 고민도 했습니다.
2024.06.12 14:43
2024.06.13 14:37
퓨리오사의 구더기농장(?)장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저걸로 노인이 될 때까지 살아남았다니...
읽다보니 설국열차의 단백질 블록도 생각나네요. ㅋㅋ
분노의 도로에서 처음에 임모탄이 물 잠깐 풀어주고 다시 잠글때 이빨 다 빠지고 초췌한 사람들이 보여지는 순간 세계관이 한방에 확 와닿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