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직전에 터진 사고라 아직도 정신이 없네요.

 

일단 저는 이제 막 3년차 사원입니다.

회사는 250명 정도 규모인 중견기업이구요. 의류 브랜드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까지 경력 10년 넘은 베테랑 과장님 밑에서 보조업무를 하다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독립해서 단독으로 일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저희 브랜드와 잡지사와 함께 화보를 진행했는데요,

처음으로 진행하는 고액의 프로젝트라(몇천만원대) 사장님께 직접 들어가서 보고도 하고, 모든 진행을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알아서 했습니다.

중간에 과장님이 조금씩 도와주시기는 했지만 최종 진행자/책임자는 어디까지나 저였죠.

 

유가 화보를 진행하는 경우에는 잡지사에서 결과물을 보내주고 저희가 컨펌을 합니다.

하지만 최종으로 잡지사에 인쇄되어 나오는 인쇄본까지는 교정을 볼 수 없어요.

jpg파일로 보내주고 컨펌을 합니다.

그런데 이 파일을 인쇄해서 본 것이 문제였습니다.

파일을 받자마자 저희 회사 레이저프린터로 인쇄해서 윗분들께 컨펌을 받았는데,

저희 회사 레이저프린터는 너무 진하게 나왔던거죠.

 

오늘 책을 받아봤는데..... 화보가 정말 너무 연하게 나왔습니다.

저희 제품들 색상이 실제 제품과는 완전 다르게 나왔고, 모델들 얼굴이 배경에 묻힐 정도로요.

당황해서 잡지사에 컴플레인을 하고 컨펌용으로 받았던 jpg파일을 비로소 다시 보니 모니터상으로도 확연하게 너무 흐립니다.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 저의 불찰인거죠.

2012년 처음으로 하는 큰 금액의 프로젝트였는데 저때문에 지금 회사가 다 난리가 났습니다.

잡지사에 컴플레인은 했지만 이미 책은 나왔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몇권을 재인쇄해서 그걸로 윗분들에겐 일단 보여드리고

잡지사와 네고를 통해 다음달 책에 몇 페이지 보상을 받으려 합니다.

제 위에 과장님은 잡지사 잘못이니 더 크게 컴플레인을 하라고 하시지만 저는 제 잘못이란 생각에 마음이 너무 불편합니다.

몇천만원짜리 프로젝트를 잡지사에서 알아서 잘 만들어주겠거니 한 저의 죄가 크죠.

jpg파일을 봤을 때 좀 연하다는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만, 기자가 알아서 잘 하겠지 싶었는데 그 한순간의 방심이 너무 큰 실수였던거죠.

 

일단 퇴근은 했고, 내일 오전에 팀장님과 만나 뒷수습을 어떻게 할지 의논하기로 했는데

저는 제가 처음으로 책임자가 되어서 진행한 프로젝트에 실패했다는 게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ㅜㅜ

게다가 오늘 연봉 발표가 났는데 제 입사 동기들보다 제가 고과가 낮아 연봉을 더 낮게 받게 된 것도 알게 된 날이라

더욱 가슴이 쓰리네요. 앞으로 더 잘해서 인사고과를 잘 받으면 될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경우 저는 회사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팀장님과 과장님께는 백배 죄송하다 말씀드리고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행동할 것입니다.

하지만 첫 프로젝트부터 망쳐버려서 앞으로 제가 하는 일에 믿음이 안 가실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먹을 걸 좋아하는 제가 입맛도 없네요. 내일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합니다 ㅜㅜ

앞으로의 회사생활에 먹구름이... 크앙.... ㅜㅜ

 

듀게 많은 회사원 선배님들의 조언을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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