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11 11:35
이번 추석 연휴때 케이블 방송에서 라이프 오브 파이를 방영해주더군요.
덕분에 3번을 봤지만 모두 띄엄띄엄, 졸면서 보고 보다가 돌리고. 하하하.
헌데 이 영화의 진짜 이야기는 마지막의 독백인가요? 구조보트에 동물이 탄게 아니라 어미니와 불교승려 그리고 주방장이 탔다는게 사실인지요?
어차피 앞으로 수없이 재방영될테니 다시 보겠지만 흠, 이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에 버금가는 반전영화인가요? 아니면 결말이 정해지지 않은, 골치아프게 관객이 정하는 그런 영화인지요
2014.09.11 11:45
2014.09.11 11:51
2014.09.11 12:17
호랑이가 없는 쪽의 이야기가 사실이지요. 하지만 그럴 경우 주인공에게는 너무 끔찍하고 처참한 경험이 되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차라리 환타지가 가미된 이야기를 믿기로 하는 것이지요. 이게 신을 믿는 이유와도 연결될 수 있겠습니다.
2014.09.11 12:45
동감입니다. 이 이야기는 결말이 하나이지 오히려 열린 결말이 운운되는 거 자체가 잘못된 거라고 생각해요. 파이의 이야기가 진실을 이기고 받아들여진 것이 영화의 주제라고 생각해요.
2014.09.11 19:34
2014.09.11 12:18
어느 이야기가 진짜인지는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떤 이야기를 믿고 싶은가가 이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입니다.
2014.09.11 12:55
2014.09.11 13:53
저는 리차드 파커의 존재는 아버지가 그에게 남긴 가르침 그 자체였다고 해석했어요. 하지만 저 역시 이 영화의 주제는 어느 이야기가 진짜이냐 보다 어떤 이야기를 믿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호랑이와 함께 살아남은 이야기를 믿기로 했어요. 게다가 감독은 영화의 마지막씬에 리차드파커가 주인공의 얼굴을 떠올리다가 숲속으로 사라지는 장면을 넣었죠. 저는 이것이 감독 자신도 리처드파커가 나온 이야기를 믿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였습니다.
2014.09.11 12:35
2014.09.11 12:39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전 오히려 두 번째 이야기가 일종의 맥거핀이고, 첫 번째가 진짜라고 생각해요.
2014.09.11 13:10
2014.09.11 13:12
2014.09.11 13:33
두번째 이야기를 받아들인다 해도 누군가가 물에 뜨지 않는 바나나를 타고 보트에 왔다는 거짓말은 바뀌지 않습니다. 결국 이야기 전체가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무는데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죠.
2014.09.11 13:54
2014.09.11 14:13
이야기를 듣는 도중에 한 사람이 말하잖아요? "바나나는 물에 뜨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보기에 좀더 사실에 가깝게 여겨지는 두번째 이야기를 하자 (거기서도 바나나를 타고 왔다는 말은 똑같은데도) 아무 의문 없이 수긍하죠.
2014.09.11 14:22
바나나는 물에 뜹니다. 검색만 해봐도 알 수 있죠.
2014.09.11 23:07
원작소설에서는 일본조사원이 바나나는 물에 뜨지 않는다라 말하니까 파이는 세면대에 물을 채워서 바나나를 놓아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바나나는 물에 뜬다는 사실을 바로 확인합니다.
영화에서는 일본조사원이 첫번째이야기가 가짜라고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서 파이는 별다른 반박을 하지 않지만
원작소설에서는 이래저래 여러 반박이 나옵니다.
전 첫번째 이야기를 믿지만 무엇이 진짜인지는 중요치 않은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2014.09.11 14:37
어느쪽을 믿고 싶은가 이전에 두번째 이야기가 나오면서 헐 그런거였어하고 믿어버린 내가 있었습니다^^;;
확실한건 뭐가 진짜인지는 감독도 누구도 아무도 안알려줄거라는거죠 ㅋ
2014.09.11 15:02
어떤게 진실인지는 감독도 모를 겁니다.
2014.09.11 15:03
영화 자체가 믿음에 대한 큰 질문이죠. 어느게 사실인가가 전부인 영화는 아닙니다.
2014.09.11 15:04
2014.09.11 15:10
2014.09.11 15:20
의외로 두 번째 이야기가 진실이라고 보시는 분들이 많네요? 본 지 하도 오래 돼서 기억이 가물거리긴 하지만, 저는 파이가 들려준 동물 버전 이야기를 조사관들이 믿지 않자 그럼 당신네가 믿을 만한 버전으로 들려주지 하면서 두 번째 이야기를 지어낸 거라고 이해했어요. 사람들은 정말로 일어난 일에는 관심 없고 자기네가 믿고 싶은 대로 믿는다는 걸 비꼬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2014.09.11 15:25
2014.09.11 19:17
저도 여기에 한 표요.
조사관들이 그건 말도 안된다고 하니까. 그래요? 그럼 이건 믿겠어요? 이러면서 그럴싸한 이야기를 지어낸 심리에 매우 공감했어요.
2014.09.11 16:25
2014.09.11 18:08
저는..'그게 사람들이 신을 믿는 이유지요' 라는 말이 너무 신경쓰여서 견딜수가 없어요 ㅠ 모르겠거든요 ㅠㅠㅠㅠ
2014.09.11 20:33
전 보면서, 리처드 파커가 있어 둘다 살 수 있었다는 말이나 말없이 떠나간 호랑이에 착안해서, 그럼 호랑이가 정말 그쪽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면 되지 않나? 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말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것 같더군요.
리처드 파커가 있어 양쪽 다 살 수 있었다고 했는데 그게 나중 버전에선 어떤 의미가 되는지 잘 모르겠어서, 저는 두번째 이야기를 말이 되는 버전으로 지어내어 들려준 이야기라 생각했습니다.
2014.09.11 22:31
2014.09.12 00:44
파이는 사실 자기 얘기를 3번 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가 가감없는 사실인데,
작가가 만족하지를 않죠.
그래서 두 번째 이야기인,
호랑이(신)가 나와서 삻의 깨달음을 얻는 각색본을 들려줍니다.
(=인생은 고난 속에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교훈적으로 꾸며진 이야기)
하지만 세상엔 신을 믿지 않는 사람도 있어서
파이는 자신의 인생을 약육강식 버전으로 재해석한
3번째 이야기도 만들어냅니다.
첫 번째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난 일이고
두 번째, 세 번째는 첫 번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기 때문에,
인생이 의미(=신)가 있다고 믿든,
무의미한 약육강식의 삶이라고 믿든,
실제로 일어난 일(=첫번째 이야기)는 달라지지 않지만...
비록 힘들더라도 삶에는 의미가 있을 거라고 희망을 주는 것이
(인간의 입장에서) 신이 존재하는 이유면서,
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종교(=파이)가 존재하는 이유겠지요.
2014.09.12 18:56
제가 이해하기로는 어떤 이야기를 믿을 지 관객이 선택하도록 남겨둔 것 같습니다.
다만 어느 이야기가 진짜 사실이냐는 문제에서는 호랑이가 없는 이야기쪽에 무게가 더 실린 것 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