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16 21:20
3년간의 결혼생활 끝에 이혼하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어제는 이혼 각서 초안도 작성했고, 오늘 사인을 하면 됩니다.
이번 주말에 지금 머물고 있는-3년간 살아왔던-나라에서 아이와 함께 귀국하면 되구요.
아이 아빠는 당분간 이곳에서 계속 머물 듯합니다.
남편이 많이 잘못했어요.
누구라도 들으면 제가 많이 힘들었겠다 여길 정도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자기가 얼마나 잘못했는지, 얼마나 저를 힘들게 했는지,
가정생활이란 것에는 어떤 것이 필요한지 아직까지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저를 더욱 절망하게 했고, 결국 이혼에 이르게 되었지요.
아이 아빠도 고치겠다, 노력하고 있다라는 말을 반복했지만 그 말이 일주일도, 심지어 하루 이틀도 못 가는 일도 있었구요.
그렇게 잦은 다툼 속에서 아이 아빠도 그 자신의 표현에 따르면 저에게 '정이 떨어졌'나 보아요.
남편도 이제는 이혼에 대한 태도가 단호합니다. 강행하는 쪽으로요.
그런데...저는 아직도 남편이 자꾸 눈에 밟히고, 헤어지면 보고 싶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 이럴까요.
이런 말을 한다면, 많은 분들은 아이도 있는데 마음도 정리 안 된거면 이혼하지 말고 접고(또는 참고)살아라, 고 하시겠지요.
그런데, 그건 아니에요.
되게 신기한게요. 남편에 대한 마음이 두 갈래로 갈려서 제각기 뚜렷해요.
혼자 가만히 있으면 남편이 그간 저에게 한 잘못들, 반성도 자각도 없는 태도, 이런저런 것들에 분노가 치밀어요.
그건 정말 너무도 화가 나는 일이거든요. 내 인생의 상당 부분을 망쳤다고 여길 정도로.
그런데 그것과 별개로...남편이 보고 싶을 것 같아요. 예전에 제가 몹시도 사랑했던 그의 품, 손, 냄새,
티브이 보며 나누었던 쓰잘데 없던 잡담, 이곳의 햇살 눈부신 주말 아침 같이 차를 타고 나갈 때 주차장에서 밖으로 나오던 길의 눈부신 햇살.
저는 남편을 몹시도 사랑했어요. 처음부터.
아마 남편보다 제가 더 많이 좋아했던 것 같네요. 남편은 좀 냉정하고 독한 구석이 있는 사람이고,
제가 마냥 무르고 정이 많은 스타일이라 지금의 차이가 더 뚜렷하겠지만요.
연애할 때 매주 남편의 학교 앞으로 한시간 반을 들여 버스를 타고 갔어요.
남편은 교문 앞 커피숍에서 기다리는 저를 이미 알아보았으면서 모른 척 지나치다 '어!'하고 알아보고서 씩 웃는 놀이(?)를 즐기곤 했죠.
요즘 '밀회'를 보면서 이제껏 자신이 살아왔던 화려하지만 가식적인 세계를 두고 선재 집에서 행복을 느끼는 혜원을 보면
예전의 제 모습이 떠올라 저들의 사랑의 끝이 염려스러워요.
저도 한때 혜원과 꼭 같았어요. 제가 그때껏 살아왔던-다른 연애 때에도 깨지지 않았던-취향도 습관도 버리고,
지금의 남편과 함께했던 조금은 비루하지만 소박한 환경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복하게 받아들였었죠.
그렇게 연애를 하고, 조금은 어렵게 결혼을 하고, 결혼하자마자 타국에서 또 어려웠고, 그 와중에 아이를 가져서
힘든 임신기간 끝에 아이를 낳고, 울고 싸우며 키우고...
그 3년이 '실패'란 이름으로, 제 인생에서 지우거나 잊거나 해야 하는 것으로 탈바꿈해 버린 것이 괴롭고요.
아직 저는 남편을 사랑했던 시절, 우리 서로 사랑했던 시절이 기억나는데,
이제는 제 삶에 너무나 큰 자욱을 남긴 채 그걸 다 잊어버려야 하는 것도 괴로워요.
이쯤 되면, 그렇게 미련이 많은데, 게다가 '아이도 있는데' 이혼은 다시 생각해 보라는 충고를 듣겠지만,
지난 연말부터 이혼 이야기는 꾸준히 나왔어요. 제 쪽에서...게다가 저는 이혼이나 이별통보 등으로 상대방을 겁주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었어요.
정말 같이 살 수가 없어서, 같이 이대로 살면 제가 미쳐 버릴 것 같아서 견디다 못해 했던 말이었어요.
일례로, 어젯밤에도 남편은 제가 그토록 괴로워했던,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던 일을 하고 들어왔어요.
그런 시간을 겪는 동안, '아, 이래서 나는 이 사람과 같이 살 수가 없겠구나,정말 내가 이런 일을 계속 겪으면
미쳐 버리겠구나.' 저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더라구요.
저는 이곳에서 정말 열심히, 제가 이제껏 살아왔던 날들 중에 가장 열심히 살아왔어요.
남편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고 괴로워하며 내내 든 생각이, '내가 이곳에 와서 열심히 살았던 것처럼
다른 곳에서도 성실히 살아간다면, 무엇이라도 잘 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었어요.
남편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고도요.
이혼을 결심할 때도 그런 생각을 많이 했고요, 이혼 후에도 아이를 키우며 열심히 살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이혼이 결정되고 남편을 다시 못 본다는 생각을 하니, 자꾸만 괴로워져 잘 다잡은 마음도
자꾸만 축축 무너지려 드네요.
원래 이혼 중에 이런 감정도 겪는 건가요,
아니면 제가 좀 별난 걸까요...
2014.04.16 21:26
2014.04.16 21:32
감사합니다, 루이스님.
2014.04.16 21:28
주위에서 듣기론 이혼은 상대방을 보면 치가 떨리고 진저리가 처져서 이혼 안 하면 내가 죽을 것 같을 때 하는 거라더군요.
그런데 본문에 나와있듯이 남편에게 미련과 애증이 남아 있으신 것 같아요.
2014.04.16 21:36
저도 댓글에 쓰신 말씀을 많이 봤어요. 그래서 이혼 결심할 때도 저 말을 종종 떠올렸거든요.
그런데 정말 이혼을 결심하게 만드는 순간에는 남편의 행동이 '치가 떨리고 진저리가 쳐져서 이러다간 내가 죽을 것 같'긴 해요...
그런데 남편의 행동과는 별개로, 남편이 그런 행동들을 하지 않는 때에는 남편 자체에 대한(행동과는 별개로) 남은 정이 되살아나 괴로워요.
이혼 합의 후로 각방을 쓰는데, 남편이 건넌방에서 출근 준비한다고 일어나기도 전에 늘 제가 먼저 눈이 떠져요.
그리고 잠결에 괴롭죠. 잠결의 어지러운 생각 속에 다시 한번 잘 살아보자고 할까, 매달려볼까 생각을 수십 번도 더 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저렇게 자기 잘못을 고치지도 깨닫지도 않고 오히려 이혼을 강행하겠다고 하는 마당에,
달라질 게 전혀 없다면 결론은 또 이혼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요.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남편의 행동들을 참고
다른 방법으로 마음을 달랜다던가 하는 방책을 쓸 수가 없겠더라구요.(타국이라서 그러기도 어렵구요)
그래서 이불 속에서 웅크린 채 꾹 참지요...
2014.04.16 22:01
너무 진솔하게 쓰셔서 마음이 아프네요.
결혼 생활에 맞지 않은 사람이 결혼해서 주위를 힘들게 한 것 같아요.
아무쪼록 좋은 일 가득하길 빕니다.
2014.04.16 21:40
2014.04.16 21:45
저도 이번 결혼을 통해서, 말씀하신 점을 통감했어요.
사랑하는 것과 살아간다는 것은 다른 것이라는 걸.
저는 사랑하면 같이 살아야 한다는 말을 믿었고,
결혼의 제 1조건이 사랑이었어요. 아무리 다른 점이 다 좋아도 제가 사랑하지 않으면 잘 못 견디겠다 싶었죠.
그런데...정말 맞지않는 상대와의 결혼은 아무리 사랑이 있어도 힘들고, 심지어 사랑이 남아있다는 것이
이렇게도 저를 힘들게 하네요...
희망 주시는 말씀 감사합니다.
2014.04.16 21:40
제가 보기엔 이혼만이 답일 듯 해요....
그냥 님이 이혼앞에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으신 거예요.
그게 또 당연하기도 하구.
2014.04.16 21:41
그냥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객관적으로 생각하셔야될것같아요. 글만읽어서는 미련이 많이 남는 성격같아 보이시는데 이혼하시면 후회하실것도 같아요. 잠시 남편과 시간을 두고 따로 생활하시던가 하는 방향으로 권하고 싶어요.
2014.04.16 21:49
그런 권유를 주변에서 종종 들었는데, 사실 저희 부부가 별거 아닌 별거를 이전에도 두 번 넘게 했었어요. 물론 그때는 지금처럼 파국을 맞아서 한 것이 아니지만.
그때 느낀 것이, 남편은 아내인 제가 없어도 나름의 자기 방식으로 자기 삶을 잘 사는 사람이고,
저를 그리워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죠.
지금 이런 상황에서 제가 마음이나 차후 관계의 행방을 분명히 정하지 않고 귀국한다면,
저는 자꾸 미련을 갖는데 남편은 이미 이곳에서 마음 다 식은 채 '당연히 이혼하는 걸로' 생각하고 지낼 것 같아요.
그럼 제가 더 힘들어질 것 같아서요.
어차피 결혼생활로 힘들고 아파하는 쪽도 제 쪽이니까, 확실하게 이혼이라고 매듭짓고 떠나는 것인데,
왜 이렇게 쓸데없는 정이 많은지 모르겠네요 저는.
2014.04.16 21:44
2014.04.16 21:54
2014.04.16 21:55
저......전부터 쭉 글을 읽어왔고 카페에서도 봬면서 많이 걱정했고 안아드리고 싶었어요. 뭐라 드릴 말씀이......그냥 최선을 다하셨고 매번 힘드셨다는 거 늘 알고 있었어요. 타향살이도 버거운데 가장 의지하고 힘이 되어야 할 남편 분이 매번 너무나 밉게 행동하셔서. 정말 속상했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이혼하실 때, 몇 번이나 아빠에게 당하고. 치가 떨려도 골백번은 떨릴만한 일을 당해도. 아직도 가끔은 불쑥 생각 나신다네요. 그게 사랑이겠죠. 그렇지만 그 사랑 때문에 구름진 하늘 님이 힘드신건 안될거 같아요. 아이도 클수록 힘들거라 생각합니다. 밉네요. 남편분. 힘 내세요. 꼭이요. 모든건 순간이겠거니 마음 다잡으시길 바랍니다. 말로 다 표현하긴 어렵지만, 진심으로 기도하고 응원할게요.
2014.04.17 00:41
앗...듀유클 회원이시군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한동안 글을 올리는 것마저 잊고 있었는데, 맞아요. 힘들 때 가끔 하소연했던 기억이 나요.
어머님 이야기를 해주셔서 감사해요. 이혼하려면 정말 그 사람의 털끝까지 죄다 미워야만 하는 건 줄 알았거든요.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말씀을 들으니 웬지 위로가 되어요.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2014.04.16 22:16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이혼 과정에서 그런 감정을 느낄 거예요.
본인의 자존감만 굳게 체크하시길 당부드려요.
후회 없이 사랑했고.. 헤어지고.. 나중에 짚어보시면 아마 실패는 아닐 거예요.
실패성공 여부는 나중에 저세상 갈 때 쯤에야 확인될 것 같고요.
요는 위로를 드리고 싶은데.. 말주변이...ㅠ 진심으로 또 다른 아름다운 생이 열리시길 바랍니다.
2014.04.17 00:43
저도 말씀하신 것과 비슷한 생각을 붙들고 자존감을 겨우 지켜내고 있네요...감사합니다.
2014.04.16 22:19
마음이 아프네요.힘들게 하신 결정,지지합니다.
구름진하늘님께서 빨리 털고 아이와의 일상에서 웃으시길 바라요.
2014.04.16 22:31
정이 많아서 그러신 걸 거예요. 일단 떨어지고 눈에서 안보이게 되면 그동안의 관계가 더 객관적으로 뚜렷하게 눈에 들어오고 '도저히 안되는 거였구나' 마음 깊이 후회 한점 없이 받아들이는 날이 올 거예요.
2014.04.17 00:53
저도 그 점을 기대하며 짐을 싸고 있어요. 눈에서 안 보이게 되면 객관적이 되고 안 되는 거였다는 걸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요...감사해요.
2014.04.16 22:32
어떠한 상황에서는 어떠한 말도 부적절해 보일 때가 있더라고요. 그럴 때 저는 말을 아껴야 하는 것일까, 그래도 말을 시도라도 해볼까 고민합니다. 지금 같은 경우는 후자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구름진하늘님 (사실 이 글을 읽었을 때는 참 글 안에 감수성이 눅눅하신 분이구나 싶었는데, 위의 어떤 분의 댓글을 통해 예전에 제가 기억하고 있던 닉네임을 쓰셨다는 걸 알고 깜짝 놀라서 예전 글들 몇 개를 찾아보았습니다. 실례가 안 되기를 ... ), 구름진하늘님의 예전 글 몇 개에서 받았던 저의 인상, 그리고 제가 방금 다시 보았던 구름진하늘 님의 글들을 통해 제가 내린 결론은 구름진하늘님은 아름다운 분이시라는 겁니다.
구름진하늘 님, 저는 마음 다한 사랑을 한 사람은 그 누구보다 인생을 잘 산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 구름진하늘 님이 그런 분이신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믿음이지만,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고 그것을 흘려버리는 사람보다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에 마음 아파하는 사람은 진정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지금은 구름진 하늘 님이 다소 힘드실 수는 있더라도, 본문 말미에 쓰신 것처럼 부당한 대우 받지 않고 다시 새로운 사랑, 다시 새로운 행복을 찾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얼굴도 보지 못한 사람이 그저 스쳐지나가지 못하게 하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믿으시고, 힘내시길 바랍니다.
2014.04.17 00:55
말씀 꺼내주셔서 감사해요. 전에 닉네임 기억해주시고 글 찾아보아 주셨군요. 마음을 위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한 게 너무 후회되는 나날인데...울고 싶어지네요. 감사해요.
2014.04.16 22:42
2014.04.16 22:42
댓글중에 예전 아이디 언급은 삭제해주시는게 예의아닐까요.
2014.04.16 22:46
2014.04.16 22:48
2014.04.16 22:44
이혼말고 별거를 해보세요. 답나옵니다.이후에 이혼해도 늦지않아요. 거의 대부분 이혼 후회합니다.
2014.04.16 22:46
이혼 후회하는 사람들이 계속 결혼생활을 유지했다면 이혼 안 한걸 후회했을지도 몰라요
2014.04.17 00:48
잠시 외출하기 전에 이 댓글을 읽고 나가서 걷는 동안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는데요.
제가 살면서 내린 굵직굵직한 결정들 뒤에 후회하는 감정이 하나도 묻어나지 않았던 일이란 한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객관적으로 잘한 결정이든, 실수와 같은 결정이든요.
지금도 후회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은 해요. 이혼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지금도 후회하고 있듯이요.
그런데요, 생각해 보니 너무 많이, 남은 인생을 온통 뒤흔들 만큼 심하게 후회할 것 같지는 않아요. 생각해 보니 그렇더라고요.
앞으로 예상한 부분에서 이혼한 걸 후회할 수도 있고, 뜻밖의 때 뜻밖의 장소에서 가슴 저리게 후회할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완전히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후회할 것 같지는 않아요.
지금 이 마음을 잘 기억해두어야겠죠.
2014.04.16 22:45
구름진하늘님의 글을 참 좋아합니다.
아름다웠던 시간들이 무슨 소용일까요 하는 글을 읽고 먹먹한 마음에 눈물을 삼키기도 했어요.
구름진하늘님의 선택의 문제입니다만
하늘님께 다시 아름다운 시간이 올 거라고, 아낌을 받는 기분, 나는 아낌받을만한 사람이라는 걸 확신하게 되는 충만한 순간이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나쁘기로 치자면 늘, 최악인 상황이 제일 괴롭겠지만요.
나빴다가, 좀 괜찮았다가, 최악이었다가, 그래도 좀 견딜만 했다가. 이것도 참 괴로운겁니다.
도망가고 싶어하는 내가 나쁜 사람인가, 너무 참을성이 없는 건 아닌가 헛갈리게 만들잖아요.
누가 날 때리고 욕해야만 나쁜게 아닙니다.
간헐적으로 반복되는 냉소와 질시, 무관심과 몰이해는 내 영혼을 약하게 만들어요. 가해자에게 도리어 의존하게 만들어버리거든요.
구름진 하늘님을 아프게 하고 슬프게 하고 약하게 만드는 상황에서, 사람에게서 있는 힘껏 벗어나세요.
그게 이혼이라는 방법이건, 별거라는 방법이건요.
스스로를 아껴주고 보호해주고 행복하도록 돌봐주어야 합니다.
구름진하늘님이 아기를 돌보듯이 자신의 마음을 살뜰히 살피고 달래주세요. 귀여워하고 예뻐해주고 투정을 받아주고 안아주세요.
어서 한국으로 돌아오세요
2014.04.17 00:51
아...정말. 제가 가장 괴로웠던 부분을 짚어주셨네요. 맞아요, 저 그게 너무 힘들었어요.
나빴다가, 좀 괜찮다가, 최악이었다가, 그래도 좀 견딜만 했다가.
나쁠 때는 물론이고, '좀 괜찮아질' 때도 늘 불안에 시달리고, 그 좀 괜찮은 순간도 온전히 제 것 제 행복이 될 수가 없었어요.
그러고보니 온전히 행복할 수가 없더라구요..
제 맘을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2014.04.16 22:50
일단 떨어져서 지내보시면 답이 나옵니다.
애가 있다면 신중에 신중을 기하세요.
이혼한 사람들 대부분 후회합니다.
2014.04.16 22:54
2014.04.17 00:29
2014.04.16 22:51
2014.04.16 23:02
2014.04.16 23:09
2014.04.17 01:04
을 입장에서는 너무 서럽고, 갑 입장에서는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는데다...이 말씀, 너무나 저희 부부와 일치하네요...게다가 주변분의 사례도, 저희 주변의 가까운 분이 그 비슷하게 사시는 걸 봤어요. 저도 이대로 살다간 중년 넘어서 저분처럼 살겠구나 싶은데, 저는 그렇게 살기 싫었어요. 다른 기혼여성분들 많은 사이트에서 말씀하신 것과 비슷한 조언도 보았고(저는 그 조언을 실천할 만한 상황도 못 되었어요 ;), 실제로 제 주변에서는 취미생활이라든가 일을 찾아서 하면서 남편에게서 마음을 떼고 생활해 보라는 조언을 많이 주셨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게 잘 안 되더라구요. 일단 타국에 있고 생활에 제약이 많아서 취미생활이나 마음가는 일을 능동적으로 찾아서 하기도 어려웠고,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남편과의 관계가 늘 불안정하고 힘드니 다른 일을 벌이는 것에도 마음을 쏟을 수가 없더라구요.
맞아요. 사랑해서 애까지 낳고 살았는데...저도 아직 저희 아이를 낳았던 때와 그 첫 밤이 생생히 기억나요. 남편이 정말 기뻐했었는데...그렇게 기뻐하는 모습 처음
봤었어요. 아내인 저도 무척 아껴주었고, 이전과는 다른 동지애를 느꼈었죠...그런데도 그 아이와 함께 살기 위해서라도 더 노력해볼 법도 한데, 그것도 싫거나 아니면 힘에 부치나 봐요. 아이를 사랑하는 것과는 별개로 생각하는 듯해요...마음이 아프네요.
2014.04.16 23:39
2014.04.16 23:44
전후는 모르지만 내리신 결정이 부디 가장 본인에게 좋은 결정이었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이혼한 사람들 대부분 후회한다는 개소리는 대체 뭔 근거로 나오는지 모르겠군요.
2014.04.16 23:49
착각을 해서 리플을 두번 달았네요.
말 좀 곱게 하시죠?
2014.04.17 00:02
착각을 해서 리플을 두 번 달으신 건지는 모르겠고, 애가 있다면 신중을 기하라는 소리는 옳은 소리라고 보는데 '이혼한 사람들 대부분 후회해요' 라는 소리를 두 번이나 쓴 거에 대해서는 몇 번이나 쓴 댓글 고쳐서 곱게 쓴 겁니다. 남에게 후회니 뭐니를 일반화시키고 남 지적질 하기 전에 본인이 먼저 글 쓰기 전에 한 번 꺾어 생각하면 좋겠네요?
2014.04.17 07:40
통계가 그렇다는겁니다.
어거지 부리지마세요.
설령 내용이 맘에 안들었다고해도
개소리라뇨.입버릇 참.
2014.04.16 23:56
이혼한후에 또 합치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 지금은 이혼하시고 남편분과 멀리멀리 떨어져 계십시오.
몸이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진다는 말도 있으니 일단 이혼한 삶을 어느정도 살아보시고 차후에 다시 생각해보시는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수 있습니다.
다만 이 사람과 절대 떨어지기 싫다면 그냥 참고 살아야지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혼이야기 까지 나온 마당에도 고칠기미가 없다면 앞으로도 고쳐질 확률은 번개 맞아서 사람이 바뀔 확률이랑 비슷할겁니다.
힘내시고 일단 거리를 두세요, 멀어지면 또 틀려질겁니다.
2014.04.16 23:57
경제적으로 자유롭다면 굳이 말릴 생각은 없는데,
여자 혼자 살기 힘든거 사실이긴합니다.
재혼시장은 좋은 남자 고르기가 더 어려운것도 사실이구요.
뭣보다 의부와 자식간의 트러블이 많이 힙듭니다.
그러나 이것을 다 뛰어넘을 정도로 심각하다면 뭐.
일단 떨어져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게 절대 필요해요.
2014.04.17 00:10
2014.04.17 08:08
정말 그렇던가요?
장기간 여러명 보고 하는 소립니까?
재혼시장은 나쁜 의미가 아니라 그냥 용어예요.
내용이 맘에 안들지몰라도 듀게는 경어원칙아닌가요?
너나작작해
2014.04.17 11:55
그르니에님은 재혼시장에서 일하십니까? 이혼한 사람 몇 명이나 봤습니까? 이혼한 사람들이 후회한다손치더라도 결혼생활 유지했으면 후회 안 했을거라고 장담합니까?
2014.04.17 00:14
누가 그걸 몰라서, 이혼하면 꽃길이겠거니하고 이혼하겠습니까.. 하.. 진짜.
2014.04.17 08:12
이혼하지말라는게아니라
일단 떨어져지내다보면 양쪽다 생각이 바뀌기도합니다.
이혼이 급한것도 아니고. 애도 있잖아요.
이해가 안되나요?
2014.04.17 00:21
당사자가 이런저런 일을 생각 안해봤겠습니까.실질적인 도움이 돼 줄 게 아니라면 이런 오지랖은 넣어두세요.
2014.04.17 08:14
실질적인 도움을 해주셔서 님은 오지랖이니머니 입방정입니까
이혼하지말라는게 아니라 먼저 떨어져살아보라는겁니다.
2014.04.17 09:14
2014.04.17 10:24
2014.04.17 00:31
2014.04.17 08:24
사실 남자나 여자나 이혼의 실상에 대해 노골적으로 말해줄수 있지만 최대한 객관적으로 말한겁니다.
2014.04.17 09:27
2014.04.17 10:20
2014.04.17 13:17
2014.04.17 00:34
2014.04.17 00:44
2014.04.17 08:18
먼저 떨어져살아보라는게 십원인지 백원인지 모르겠지만
님이나 훈수질 떨고 다니지마세요.
2014.04.17 08:42
2014.04.17 10:35
2014.04.17 01:07
저도 이혼이 지금보다는 저와 멀었던 때에, 이혼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무심코
이혼 후에는 초혼 때보다는 좋은 상대, 건실한 상대를 만나기 힘들 텐데...생각하기는 했어요.
그런데 막상 제가 이혼을 하게 되니, 재혼이라든가 더 좋은 상대를 못 만날 것 같은 아쉬움 이런 건
고려대상이 되지를 않네요. 그런 것 때문에 제 삶을 더 이상 이런 식으로 유지할 생각은 들지 않아요.
결혼은 다시 하지 않아도 돼요. 다만 제 삶에 앞으로 더 이상 사랑은 없을까봐, 그것은 걱정이 좀 되네요.
2014.04.17 01:34
진심으로 궁금해서 묻는 건데 그렇게 남을 위하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는 분이라면 그르니에님은 왜 죽지 않고 살고 계십니까? 드시는 밥을 시궁창에 버리면 쥐라도 먹지 않겠어요?
2014.04.17 05:19
신고합니다.
말하는게 참 저질이군요.
2014.04.17 08:39
에고고, 그르니에 님, 님의 말씀에 동조하지 않더라도, 님의 말씀이 행여 계제에 맞지 않더라도,
님이 저런 식의 질타까지 들어야 할 이유는 없을 텐데 개소리니 뭐니 위에 눈쌀 찌푸려지는 몇몇 댓글에 제가 다 안타깝네요.....
2014.04.17 09:54
2014.04.17 10:47
떨어져살아보라는게,
자살하라고하는글과 동급입니까?
정말 저질이군요.
2014.04.17 10:32
위로가 필요한 글에 자기랑 다른 의견 달렸다고 일일이 쫓아다니며 대댓글로 쌈박질하는 꼴 정말 못봐주겠습니다.민폐짓거리 그만 좀 하시죠.
2014.04.17 10:41
무례한 글에만 리플 달았어요.
제가 왜 조리돌림을 받아야하죠?
심한말을 한 게 아닌데.
이혼하라고 깨춤이라도 출까요?
이혼했어요.라고 했다면 기운내라고 리플 달았겠죠.
맨날 이혼하라고 노래부르던 마이클럽이 생각나네요.
2014.04.17 12:01
댓글란을 온통 흙탕물 난장판으로 만들어놓은 거 안 보이십니까.
남에게 무례하다 하기 전에 자기가 쓴 글 수준 좀 보시지요.
2014.04.17 12:12
님 글이 제일 무례했어요. 대부분 후회한다니. 다 만나 보셨나요? 경어만 쓰면 예의인가요?
2014.04.17 12:53
통계
2014.04.17 00:15
마음이 아프네요..
기운내세요..
2014.04.17 00:18
힘내세요... 어떤 쪽으로든 잘 풀리시길 바랍니다 진심으로.
2014.04.17 00:44
2014.04.17 00:54
몇 번 글을 지웠다 씁니다. 그냥 그간 마음을 많이 다치신 것 같아 제 마음도 안 좋네요. 어떤 선택을 하시건 굳건하게 꾸려나가실 거라고 믿어요. 건강하세요.
2014.04.17 01:12
주신 댓글들 하나하나 감사히 읽었구요, 일일이 모두 답 드리지 못해도 마음에 잘 담아 두었습니다.
글 쓰고, 답글도 달고, 잠든 아이 데리고 잠시 혼자 걷기도 하고 하면서 좀더 마음이 정리도 되었어요.
이혼은 이대로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다만, 그래도 마음이 아파서, 방금 전까지 마음을 정돈하고 생활을 하다가도
곧 눈물을 글썽거리곤 하네요.
아기 밥 먹이고, 짐을 싸야겠어요.
2014.04.17 01:19
2014.04.17 01:29
일종의 스톡홀름 신드롬일 수 있지요.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 폭력 상황이 남녀 사이에서는 비상식적인 집착을 낳을 수도 있고요.
아이도 있다면 더욱 마음이 아니라 머리를 따르셔야 합니다.
주변에서도 보면 이혼 후 망가지는 사람도 많지만 진심으로 잘 한 결정이라고 여기고 너무너무 잘 사는 사람도 많아요.
2014.04.17 02:41
위로의 말씀 드립니다.. 쪽지 드렸어요..
그리고 이혼 마무리 되시기 전에 아이를 위해 'making divorce easier on your child' 같은 책 꼭 읽어 보시길 추천드려요..
2014.04.17 05:27
2014.04.17 08:49
2014.04.17 11:07
휴.. 댓글 읽다가 듀게질 10년만에 처음으로 신고란 걸 해봤습니다.
구름진 하늘님 힘내시길 바랍니다.
2014.04.17 12:16
그런 마음도 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복잡한 마음이요. 차차 정리되지 않겠습니까. 시간이 지나고 안정도 되고요. 편안해지시길 바랍니다.
2014.04.17 12:31
글을 읽고 종일 생각을 했습니다. 아직 형식적인 과정이 끝난 게 아니라 뭐라 거들기가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다만 구름진하늘 님이 어떤 결정을 하시든 저는 님의 결정을 지지합니다. 사실 따로 살거나 이혼하거나 완벽히 남남이 되면 친구로라도 지낼 수 있지만 - 나중에요 - 이런 식의 결혼생활을 유지하면 유지하는 내내 적, 웬수 아니면 소닭보듯 하는 쇼윈도부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 남편분 같은 케이스는 죽기 전엔 결코 철이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 구름진하늘 님이 원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냥 돈벌어오는 기계라고 생각해라, 는 어른들의 조언을 듣고 그렇게 살아가는 여성분들도 보았지만 갈수록 그 분의 인생이 피폐해지는 것을 보며 오히려 그 분과 맺었던 관계마저 시들해지더군요. 저까지 우울하고 꿀꿀하고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상냥하고 밝고 맑았던 어떤 사람이 같이 사는 남편을 "돈 벌어오는 기계"라 여기며 우격다짐으로 살아야했으니 그 인생에 머물던 아름다움이 어떻게 지속될 수 있겠어요. 아이들은 아빠가 짜증만 내다가 느닷없이 갑자기 잘해주고 이 패턴이 반복되니 아빠를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고 이러다보니 아빠와 지내는 것을 무척이나 불편해다가 그 어린 아이들마저 우울증에 걸린 사례도 보았습니다. 만약 구름진하늘 님이 아이아빠에게 아무 것도 원하지 않고 바라는 바도 없고 있는 그대로 그 사람을 사랑한다면-같이 있고 싶다면 또 다른 문제겠지요. 한편, 아이를 생각해서 이혼을 고사하라는 훈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정말 그 말은 개뻥 -실례되는 말인 것을 알지만 표현력이 여기까지밖에...-이라고 생각합니다. 벌써 제 인생이 그렇습니다. 아이들을 생각해서 끝끝내 살아온 제 어머니를 제가 가만히 객관적으로 진단해보면 그것은 어머니의 아집이자 고집이었다고, 어머니 방식의 어머니 삶을 사신 거라고 여깁니다. 저나 제 동기들 (어머니께서 그토록 이혼을 반려하셨던 원인이었던 당신의 아이들) 의 삶과는 무관합니다. 저와 제 동기들은 자라는 내내 고단했고 불행했고 아버지로 인해 슬펐습니다. 스물이 넘어 각각 독립하여 각자 상담치료를 받고 그나마 그 상처들을 이겨낼 궁리를 했던 건 부모님의 삶을 되물림해서는 안된다는 각자의 결단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이혼하지 않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어미와 아비가 어떤 삶을 살 것인가를 그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게 맞습니다. 건강하고 평온한 귀국길이 되시길 빕니다. 또 봐요.
2014.04.17 12:46
2014.04.17 13:35
2014.04.17 14:50
키드, harper / 사람들은 현실적이고 객관적이라는 말을 전가의 보도쯤으로 사용하는 데요.
지금 당사자가 괴로움을 느끼고 못 견디는 건 현실이 아니고 이혼한 사람이 후회하는 건 현실입니까?
다른 사람들도 '현실'을 감안해서 위로하는거고 조언하는 겁니다. 위로하는 건 비현실적인거고 아니면 현실적이고 그런 이야기가 아니란 말입니다.
그리고 그 놈의 현실. 당사자가 모르겠습니까? 그냥 지나가다 인터넷 키보드 두드리는 사람도 아는 현실을 당사자가 모를리 없죠
말 내용이 '통계적으로' 맞다고 그게 꼭 유용하고 필요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위로해 주는 사람들이 그르니에님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서 거부감을 느끼는게 아니란 말이죠.
2014.04.17 15:05
제가 중간에서 막으니까 당장 이혼하시는게 좋겠다는 말은 못나오잖아요.
제 글이 어디가 심합니까 담담하고 객관적으로 쓴건데.
한사람 공격하는 분위기나 개선하죠.
실제라면 정말 잔인할거같군요. 그런게 왕따의 정서입니다.
2014.04.17 15:32
2014.04.17 19:57
2014.04.17 15:53
2014.04.17 16:17
원글이 조언을 바라는글이 아니었어요. 저도 첨엔 이혼은 아닌것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기 위에 댓글 달기도했지만 여기 댓글에 대댓글을 다신 원글님 글을 읽고 예전부터 원글님 글 읽으셨던분들 글 읽고 하니까 원글님은 그냥 답답한 맘을 적고자한거였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걸 아시는분들은 그냥 들어주고자 했던거구요. 그냥 앞으로의 이분 삶이 더 좋아지기를 바라는거 그게 지금 상황에선 최선같아요. 다른 여초사이트에선 이런 일들이 허다하지만 이곳은 게시물이 적은 이른바 판이 작은곳이라 비슷한 내용도 다르게 반응이 나올수도있구요. 게시판마다 특징이 있지요.
2014.04.17 20:16
2014.04.17 20:27
기분나쁜건 충분히 이해가가는데요 한편으론 그르니에님이 조금만 더 순화시켜 화를 가라앉히고 말씀하셨다면 더 좋지않았을까 아쉬운 생각도 듭니다.
2014.04.17 20:41
2014.04.18 07:29
이견들이 분분한가운데 글쓴분께서 읽으실까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해서 드리고 싶은 말을 써봅니다. 저는 그 아이의 입장으로 일생을 보내왔는데요. 부모님이 해외에서 결혼, 아버지가 많이 잘못하셔서 어머니가 참다참다 이혼,(제가 세네살 즈음이었 때 였던 것 같습니다) 그후 저와 어머니만 한국에 들어와서 자랐어요. 성인이되고 객관적으로 돌아볼 상황이 되니까 확실히, 예, 부모의 이혼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라는게 크긴 큽니다. 저희 어머니도 고생 참 많이 하셨고요. 제 인생도 나름 고난이 많았어요. 겪지 않아도 될 일도 많이 겪었고요. 십몇년전 까지만 하더라도 이혼, 아버지없는 가정에 대한 시선이 얼마나 나빴는데요. 학교부터해서 늘 조금 다른 아이 취급 받는것, 동정받는것, 종종 겉돌기도 했고 이모저모 평탄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그래도 저는 저희 부모님이, 특히 엄마가 일찍 이혼 하기로 결정하신거에 아주 깊이 감사해요. 그런 결정을 내릴만큼 용감했다는 사실과, 그후의 어려운 삶을 꿋꿋이 살아낸 것이 자랑스럽고요. 제 어머니의 인생에도 잘한 선택이었지만 제 인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에요. 불완전한 가정보다 불행한 부모가 비교도 안되게 아이에게는 나쁜 영향을 끼치거든요. 저는 서울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꼬박 보내면서 친구 부모님들의 이혼, 친척 어르신들의 이혼을 수차례 목격했고, 그러면서 만약 제 부모님이 이혼하지 않으셨었다면 저는 훨씬 불행했을거라는 거라는걸 배웠지요. 아이가 올바르게,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는데 필수요소는 두명의 부모도 유복한 환경도 아닌 행복하고 사랑을 끝없이 퍼부어주는 보호자에요. 그래서 저는 제 부모님께 부끄럽지 않은 어른으로 클 수 있었고요.
그러니까 하고 싶었던 말은 남들이 뭐라고 하건간에 좋은 부모의 자격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행복하고 아름다운 사람이 되는 것이 첫째라는거에요. 아이가 보고 자라는게 그거거든요. 자기 인생을 위해서 맞는 선택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아이를 위해서도 그게 맞아요.
음. 저희 어머니도 이혼후에 아버지에 대한 감정이 남아있었고 그리움도 있었다고 하세요. 그보다 미움이 더 컸던 것 같지만요. 하지만 잘한 결정임을 후회한적이 없으시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미움도 다른 감정들도 희석 되었다고 하셨고요.
조금 주제넘을 지도 모르지만 마치 제 이야기같아서 마지막으로... 아이에게 미안해 하지 마시고요. 끝없이 사랑해주시고, 많이 설명해주세요. 이해시켜주시고. 그럼 아이는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어떤 일에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돼요. 글이 많이 중구난방에 글쓴이께서 고민하시는 핵심과는 많이 동떨어진것 같지만... 작은 도움이나마 되기를 바라며.
2014.04.20 11:05
역시 통계를 통한 간접 경험보단 이런 직접 경험에서 비롯된 현명한 조언이 무게가 있네요.
2014.04.18 10:46
2014.04.19 09:06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이혼하지말라는게 아니라 떨어져생각해보라는거였어요.
6개월이상요.
양쪽 다 생각이 많이 달라집니다.
아이가 없다면 당장 이혼이지만,
기회를 줘 보라는겁니다.
시간이 지나면 어떤 방향으로든 확신이 생기거든요.
본문은 제목도 그렇고 '이런 이혼이 있나요?'라서,
이혼이 급한건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