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미야베 미유키의 팬입니다. 집에 책만 한 20권 넘게 있고요... 아무튼 영화로 만들어졌다길래 기대 반, 근데 원작이 있는 영화가 좋은 적이 거의 없었으므로 우려 반이었는데, 평이 좋은걸 보고 오늘 봤는데 전혀 실망스럽지 않았습니다.

 

원작과 달리 존재감이 없었던 약혼남(이선균이 맡은)이 전직 형사(조성하)와 함께 수사를 나눠서 합니다. 당연히 전직 형사가 탐문 수사를 하면서 얼굴 한 번 본적 없는 여자의 험했던 인생을 주변인들의 증언들을 통해서 재구성하는 내용이 영화로 옮겨지려면 이정도는 필수였겠죠. 그래도 원작을 워낙 충실하게 각색해서, 저는 원작과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에 어색함을 못 느꼈습니다.

 

김민희의 시점에서 구성한 장면들도, 영화의 장점이 드러난 부분이었습니다. 용산참사와 연결시키려고 한 용산역에서의 결말도 전 영화 전체의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와 맞다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영혼을 지옥으로 실어나르는 화차, 그리고 기차가 떠나는 기차역의 이미지랑 맞아서, 굳이 용산참사와 이어지지 않아도 그 자체로도 좋았어요. 나비의 메타포는 좀 진부하게 느껴졌습니다.

 

여담이지만, 제가 용산참사 있을때는 군대에 있어서, 기억나는 거라고는 점호 시간에 뉴스에서 본 장면들이랑 어떤 뉴스에서 야당 의원들이 항의하면서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의 시간을 갖고 여야 의원들이 공방을 벌이는 장면 뿐이여서요. 근데 그 이후로 정동영은 180도 변한 정치인이 되었고, 유시민은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쓴 걸 보면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 사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그 자체로도 충분히 비극적이고 정권의 야만성을 그대로 드러낸 사건이었지만요...

 

아무튼 영화는 강추합니다. 이왕이면 책을 읽고 영화를 보시는 걸 더더욱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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