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kmdb.or.kr/vod/eventPage.asp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김기영 감독님 기획전을 하네요.

간단히 회원 가입으로 편안하게, 무료로(!) 영화를 볼 수 있어요.

하녀는 어렸을 때 티비에서 본 것 같은데  너무 얘기를 많이 들어서

본 걸로 착각하고 있을 수도 있어요. 그나마 낯익은 하녀부터 한 편씩 보려고 해요.

(살인 나비를 쫒는 여자도 꼭 이비에스에서 해 준 걸 본 것 같은데...) 

올라온 정보 일 수도 있지만 (검색해봤는데 없어서 ㅠ)

혹시 저처럼 안 보신 분들은 이번 기회에 봅시다! 3월 한 달 기획전이거든요!

 

 

 

 

어렸을 때 본 영화 두 편이 있어요.

다음에 듀게에 글을 쓰게 된다면 이 영화들 제목을 묻는 글을 먼저 써야지 생각했는데

어쩐지 글이 안 써지다가 오늘 써 봅니다.

사실 한 편은 그저께 지식인 검색을 통해 제목을 찾았어요.

 하늘을 나는 운동화더군요.

 이 영화 보신 분 있나요?

 

 제가 기억하는 부분은 한 소년이 어떤 경로로 이상한 번데기를 얻는데 거기서 나비 요정이 태어나요.

 중간은 그 요정과 우정을 나누고 그런 내용이었는데 요정이 운동화에 들어가서 하늘을 나는 장면이랑

 소년 친구 중에 한명이 요정을 훔쳐갔나? 뭐 그런 장면과 내용만 어렴풋이 기억나요.

 가장 인상적이게 남은 건 마지막 장면인데요. 내용이 그 요정은 보름달에 홀리거든요.

 그래서 소년한테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혼자 두지 말라고 하는데 소년이 친구들이 생겨서 놀았었나? 그래서

 요정과 있어주지 못해요. 요정을 달에게 홀리지 않으려 애쓰다가 결국 열린 창을 향해 날아가 버려요.

 뒤늦게 깨달은 소년이 방으로 달려가지만 이미 요정은 떠난 상황.

 어린 마음에 되게 안타까웠던지 아직도 그때의 이상한 기분이 가슴속에 조금 남아있어요.

 

 친구 중에 책이 되게 많은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 집에 이상한 느낌의 그림책이 있었거든요.

 이상한 느낌이란 게 뭐냐면 그때 내가 본 그림책들은 삽화가 귀엽거나 목적이 분명했는데 (호랑이 이야기면 호랑이라는 식으로)

 그 친구 그림은 그림체도 그때까지 본 것과는 달랐고 이야기도, 그림도 애매모호한 게 뭔가 숨겨져 있는 것 같았거든요.

 신비롭다, 뭐 이런 느낌? 지금 다시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하늘을 나는 운동화도 마지막 장면 때문에 

 신비롭게 남아있는 것 같아요. 막 보름달이 창문으로 커다랗게 들어오고 요정의 겁에 질린 얼굴이 클로즈업 되고

 창문은 열려있고 결국 소년은 가장 소중한 비밀 친구를 잃어버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요정은 소년이 성장하면서 그리고 현실적인 친구를 사귀게 되면서 자연스레 떠나보내는

 한 시기를 상징하는 무엇인 것도 같은데 제게는 그 장면이 약간의 공포감과 함께 남아있네요.

 그러고보면 그때 신비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대게 알 수 없는 공포감과 함께 였던 것 같아요.

 

 

 

 

 두 번째 영화는 옴니버스 형식 공포영화인데요.

 한 소년이 마녀에게 잡혀서 (헨젤과 그레텔처럼) 철장 같은데 갇혀요.

 마녀는 뻗친 백발머리의 노파는 아니고 앞머리를 크게 내린 단정한 올림머리의 금발 여성이었던 것 같은데

 이 기억은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 마녀는 나중에 친구와 즐길 저녁 만찬에 소년을 식재료로 쓰려고 해요.

 

 준비를 하는 동안 소년 혼자 읽으라고 준 건지 마녀가 읽어달라고 준 건지 소년이 커다란 책을 들고

 이야기를 세 편 읽는데 그 이야기들이 영상으로 나와요.

 첫 에피소드는 전혀 기억이 안나고 두 번째는 저택에 사는 할아버지와 고양이(들)의 이야기였던 것 같아요.

 세번째만 그나마 이야기 얽개가 기억이 나는데 되게 익숙한 '말하지 말랬지' 이야기 거든요.

 일본의 설녀 전설 이야기 같은 거요.  

 어떤 남자가 밤에 길을 가다가 악마를 보는데 악마가 나를 본 걸 말하지 않는 조건으로 남자를 살려줘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남자는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악마의 조건을 잊고 여자에게 말하는데

 여자가 "말하지 말랬지" 하고 악마가 되어서 남자를 죽이고(?) 훨훨 날아가는데 그 악마가 어떤 저택 꼭대기에

 앉는데 바로 남자가 걷던 앵글에 비치던 악마 동상이었다....

 글로 쓰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 ;;;;  ㅜㅜㅜ

 아무튼 이렇게 이야기 세 편이 끝나고

 마녀가 소년을 요리하려고 하는데 소년이 어떻게 재주를 부려서 마녀를 오븐대에 눕히고

 화덕으로 밀어넣어 버려요. 불이 화르륵 올라오고 마녀가 비명을 지르고 소년이 재간둥이처럼 웃으며 끝났던 것 같아요.

 혹시 이런 영화 아시는 분 계시려나요?

 어쩌면 제법 유명한 영화일지도요. ^^

 

 그런데 말하지 말랬지의 귀신들은 어떤 맘으로 주인공 옆에 붙어 있는 걸까요?

 어차피 얘는 말할테니까 그때가 되면 빼도박도 못하게 합법적으로(?) 지옥으로 데려가마!

 하며 약간 비웃는 마음으로 지켜보는 걸까요?

 아니면 사랑했던 사람이 말하지 말랬지, 하면서 귀신으로 변할 때 주인공들은 엄청난 후회와

 절망을 느끼는데 사랑하는 사람으로 분해 살았던 귀신들도 절망감에 '말하지 말랬지' 라고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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