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만원 실험이 저희 학교 커뮤니티에서도 화제였는데

고시생(특시 사시생)들의 자신만만 댓글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저거 우리한테는 껌이다. 우리가 원래 하는게 저거다"

 

근데 아쉽게도,

주최측에서 발표한 실험대상모집에서 고시생은 제외였다고 합니다.

이유 역시 "걔네가 원래 하는게 이거라서"

(아니 그럼 그냥 고시생을 대상으로 연구를 하면 되지 않나? -_-)

 

저는 고시를 시작하고 6개월도 못 버티고 그만둔 나약한 인간입니다만

저 실험을 보고 고시는 역시 지독하게 비인간적인 제도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고시(특히 사시)를 거친 사람들은 크든 작든 간에 정신에 후유증을 입습니다. (고시 후유증이라고 부릅니다)

 

고시생활은 저 실험보다야 훨씬 낫습니다.

나가고 싶을 때 나갈 수 있고, 사람을 만나고 싶을 때 만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극도로" 자제해야만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시생들이 인터넷에 올리는 글로

"편의점에서 담배달라고 한게 오늘 한 말의 전부예요"

등의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옵니다.

외부와의 강력한 차단이라는 점에서 저 실험과 유사합니다.

 

그래서 그러한 비인간적인 고시를 거치면 사람이 어떻게 될까요?

고시를 끝내고도 정신이 멀쩡하게 건강한 분들도 많습니다만

제가 관찰한 바, 그 중 매우 많은 수가 ㅡ 정신에 타격을 입습니다.

(증세로는 편집증, 강박증, 병적일 정도의 이기주의 등 많은 증세가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국가의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게 되는 바,

사회적으로도 문제점이 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기서 "그럼 전문대학원 제도가 더 낫다는 거냐?"라는 반론에는,

제가 답할 수 있는 영역도 아니므로 굳이 답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필요악으로서의 고시제도가 얼마나 인간을 황폐하게 만드는지를

이번 실험의 "고시생 제외 정책"과

그 실험을 겪은 분들의 후유증을 통해

좀 더 실감하게 되었다는 생각만을 전달해드릴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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