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얼음왕국 국내판 손범수 더빙 들으면서 영 집중이 안 돼 왜 이렇게 경박하게 더빙을 할까, 과도한 설명까지 덧입혀서 말이지,

하며 불만이 일었죠. 곧바로 오리지널 나레이션을 자막과 보니 필요한 만큼의 설명만 붙이고 별도의 성우 더빙이 없어서 보기 편했고

집중도 잘 됐어요. 그래서 앞으로 외국 다큐멘터리는 더빙으로 보지 말아겠다고 생각했죠. 근데 이런 선택은 dvd가 출시되고 난 뒤 가능한가 봅니다.

극장판에선 더빙판과 원판을 별도 상영하지 않나봐요. 아직 못 봤지만 오션스가 국내판 더빙으로 욕을 많이 먹은 모양인데 극장 개봉 당시

국내 더빙판만 했더군요. 다른 연소자도 볼 수 있는 자연 다큐도 그런가요? 다큐멘터리를 극장에서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이런건 이번에

알았네요.

 

오늘은 2005년작 펭귄, 위대한 모험을 봤습니다. 며칠 전에 해피피트 1탄을 봤어요. 2탄을 보기 위해 본건데 보고 나서 영화 정보 알아보니

해피피트1탄의 기대 이상의 성적은 전년도에 개봉했던 펭귄, 위대한 모험의 영향이 크다라는 식의 기사를 읽었습니다.

설마 다큐멘터리가 아무리 화제가 됐다 한들 애니메이션 흥행에 영향까지 줬겠어, 했는데 펭귄, 위대한 모험의 미국 박스오피스 성적을

보니 충분히 그럴만하네요. 펭귄을 너무 싫어하고 자연 다큐에 별 흥미가 없어서 신경 안 쓰고 있었는데 이 작품이 2005년 당시 펭귄 붐을 일으킨

결정적 다큐멘터리라고 하네요. 미국 흥행 성적도 7천 7백만불. 대단한데요. 극장판 다큐멘터리 성적으로 봤을 때 이 정도면 5위권 안에 들 정도인데...

1위인 화씨 9.11이 1억 2천만 불 가량 벌었으니.

 

펭귄, 위대한 모험을 본건 남극의 눈물 1편을 인상적으로 봤기 때문에 펭귄에 대해서 더 알아보고 싶어서였습니다. 마침 다큐멘터리 수준에

사실적인 묘사가 강렬한 해피피트를 본 직후라 더욱 황제펭귄의 삶이 궁금했죠. mbc다큐가 기술적으로 좀 답답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외국에서 막대한 제작비가 투자된 다큐를 보는게 더 낫겠다 싶었던건데 결과는 둘다 괜찮았지만 남극의 눈물이 좀 더 마음을 움직이는게 있네요.

일단 프랑스에서 만든 위대한 모험에서 가장 깨는부분이 퀴즈 탐험 신비의 세계처럼 성우들이 별도의 더빙을 삽입해 수시로

펭귄 입장에서 대화하는것처럼 나레이션을 붙였다는거에요. 아역 성우도 투입된 것 같더군요. 그래서 촌스러웠고 몰입에 방해됐습니다.

남극의 눈물에선 송중기 나레이션이니 적절하게 스며들어서 듣기도 좋았어요.

 

위대한 모험이 좀 더 박진감 있게 장엄한 화면구성을 했지만 남극의 눈물이 좀 더 새끼에 대한 애착을 잘 포착한것 같아요.

그리고 남극의 눈물에선 배설 하는 펭귄들이 배설 뒤 더러워진 구역에서 깨끗한 구역으로 옮겨다니는 모습도 보여주고

알을 발등에 옮기는 모습도 섬세하게 잡아냈는데 위대한 모험은 상대적으로 그런 부분이 적었고 배설 부분에 대한것도 누락시켰더군요.

남극의 눈물에선 다 자란 새끼가 발등에 올라오려 하자 거부하는 어미 펭귄들의 모습도 인상적으로 담겼는데 위대한 모험엔 그런 과정이 약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펭귄들에게 대사를 심어줘 더빙으로 감정이입을 끌어내려 하는 부분이 다큐 질을 떨어뜨렸어요. 이런 경우라면 차라리

한국어로 듣는게 나을뻔했네요.

 

황제펭귄의 독특한 양육방식과 새끼에 대한 애착이 인상적이긴 하지만 여전히 펭귄은 싫습니다. 조류라면 질색을 해서 여전히 펭귄이라면 끔찍해요.

클로즈업 될때마다 거북했어요. 만약 눈앞에 펭귄이 있다면, 악. 상상만 해도 싫어요. 작년에 파퍼씨네 펭귄들도 제겐 끔찍한 관람이었어요.

그런데도 요즘 계속 펭귄에 대해 알아보고 있고 펭귄 관련 작품들을 보고 있는데 보면서도 펭귄 자체는 싫은데 계속 찾아보게 만드는건

아무래도 이들의 부성애, 모성애에 제가 감동을 받은것 같아요. 펭귄은 싫지만 새끼에 대한 집념과 사투는 봐도봐도 감동적이라 챙겨보게 되네요. 

해피피트도 잘 만든 만화네요. 놀라울 정도로 펭귄 묘사가 사실적이어서 깜짝 놀랐어요. 애들 대상의 애니메이션 만화가 이렇게 만들기가 쉽지 않은데 말이죠.

 

펭귄고기는 어떤 맛일까 궁금해서 알아보기도 했는데 비리고 질기답니다. 예전엔 탐험가들이 먹을게 없어서 펭귄이라도 잡아먹었다지만

요즘은 장비들도 발달됐고 맛도 없어서 식용으로 먹을일은 없다나봐요. 멸종 위기에 처한 조류니 먹을라고 해도 먹을 수도 없겠지만요.

근데 전 아무리 생각해봐도 천적 피해 그 추운 오모크에서 알을 낳고 부화하고 헤엄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할 때까지 돌본다는게 도통 이해가 안 가요.

천적을 아예 못만나는것도 아니고, 보니까 날 풀리니까 새가 날아와서 새끼 펭귄도 잡아먹고 하던데. 워낙 춥다보니 조금만 추위에 노출되면 알이 얼어버리고

강풍을 조금이라도 피하려고 움직이다다 새끼도 놓쳐서 얼어죽고...어쩌면 오모크에서의 한겨울이 천적보다도 더 위험할 수가 있는데 왜 그렇게 고생을 하는지.  

그 과정이 감동적인 한편으로 새는 역시 멍청해, 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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