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쾅!하고 닫는게 너무 싫어요.

2010.08.24 14:36

안니 조회 수:5091

 

 

 

안녕하세요. 얼마전에 등업 고시 통과하고 첫 인사드려요! 괜히 쑥쓰럽네요.

아래에 '꽉 닫지 않는 사람이 싫어요' 를 보고  갑자기 생각나서 처음으로 바낭성(?) 글 한번 써봅니다.

 

저희집엔 부모님과 저, 이렇게 세명이 사는데요.

아버지가 정말 쾅!쾅!족이에요.

방문이며 창문이며 대문이며, 심지어 냉장고까지도. 아니아니 집에 있는 모든 문이란 문은 다~요.

왠만큼이면 참겠는데 꼭 일부러 그러는 것 마냥 정말 쾅!!!!!!이에요.

어릴 때는 그게 저에 대한 일종의 불만의 표시라고 생각해서 괜히 주눅이 들기도 했었고

아님 부모님 두 분이 싸웠나? 기분이 안 좋은가? 별에 별 생각을 다 했더랍니다.

 

일단 제 성격적으로 뭔가 쾅쾅하는 걸 못 견디겠어요. 그 때마다 정말 깜짝깜짝 놀라구요.

진지하게 몇 번 말씀드려도 그 때마다 지극히 '어쩌라고'  또는 '왠 트집이냐'식의 반응.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보면 가족들이 문을 쾅쾅닫고 다녀서 프란체스카가 놀라잖아요.

누가 문을 열고 나가면 꽝 소리에 놀랄 걸 대비해서 문이 닫힐 때 까지 문만 쳐다보고 있기도 하구요.

그래서 나중에는 문을 살며시 닫고 나가는 로버트(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보면서 나름의 매력(?)을 느꼈던 걸지도.

제가 딱 그래요!

요즘엔 특히 그게 심해져서요. 아버지가 물을 마시러 나왔다, 하는 인기척만 들려도

제 방에서 올!스!탑!이에요. 다시 방문 쾅! 닫는 소리가 들릴 때 까지 콩닥콩닥, 안놀랄꺼야 안놀랄꺼야 이러면서 기다리고 있지요.

 

한밤중에도 문을 쾅 닫는 그런 모습들을 볼 때면' 같이 사는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가 없구나'라는 생각에

많이 섭섭해져요.

 

나중에는 꼭  '문을 살살 닫는 사람'이랑 같이 살고 싶어요.

어쩌면 당연한 걸 지도 모르는 그런 행동이 이제 제 기준에선 참 로맨틱하게 느껴지기까지.

ㅋㅋㅋ그래서 저희 엄마가 '넌 아빠를 보면서 남자 보는 눈을 자꾸 하향평준화하면 안된다'라고 하셨던 걸까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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