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14 22:30
[인시디어스]는 [쏘우] 시리즈의 제임스 완이 만든 신작 호러입니다. 하지만 고문 포르노와는
거리가 멀어요. 정통적인 귀신들린 집 이야기이며 잔인한 신체 손상 장면 같은 건 전혀 없습니다.
미국에서도 PG-13을 먹었지요.
도입부는 너무 고전적이어서 하품이 나올 지경입니다. 아들 둘, 딸 하나를 둔 부부가
이사를 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맏아들 돌튼이 다락방의 사다리를 오르다 떨어지는
사고를 당하죠. 그 때는 별로 다친 것 같지 않았는데, 다음 날 아침 돌튼은 혼수상태로
발견됩니다. 그리고 그 뒤로 엄마인 르네는 집 안에서 수상쩍은 존재들을 목격하기
시작합니다. 르네의 요구로 남편 조쉬는 집을 옮기지만 그 존재들은 이사온 새 집에도
계속 나타나요. 결국 전문가들의 도움을 구할 때가 되었는데, 마침 시어머니인
로레인이 이 방면의 전문가들을 알고 있습니다.
딱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하는 [헌팅] 다큐멘터리 시리즈의 구성이지요. 단지 중반 이후를
넘어가면 이야기가 조금 환상적인 영역으로 넘어가긴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선배들의
작품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이 부분부터는 [폴터가이스트]와 스토리가 거의 비슷해요.
[폴터가이스트]의 기본 아이디어는 리처드 매드슨의 [환상특급: 리틀 걸 로스트]에서 빌려온 것이니,
일차적인 뿌리는 매드슨에게 있다고 해야겠지요. 물론 그 전에도 다른 선례가 있었을
수도 있고. 영화 고유의 아이디어가 있자면 중반의 반전 정도인데, 복선이 뚜렷하니
눈치채기 어렵지는 않습니다.
호러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아이디어의 독창성이나 스토리의 질이 아니라 이들을
스크린 위에 구현하는 방식인데, [인시디어스]는 그냥 중간 정도만 합니다. 이 영화의
테크닉은 투박하고 촌스러워요. 편집은 툭툭 끊어지고 호러 효과는 제대로 분위기가
무르익기 전에 툭툭 던져집니다. 모든 게 조금씩 과잉이고 단도직입적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한마디로 안 예쁩니다. 그렇게 잘 만든 영화는 아니에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시디어스]는 한가지 확실한 걸 해냅니다. 러닝 타임 내내
재미있어요. 맞아요. 초반 몇 분은 좀 지루하더군요. 하지만 일단 궤도에 오르면
끝날 때까지 힘을 잃지 않아요. 그리고 중반 이후 쏟아지는 호러 효과의 강도는
상당한 수준입니다. 뭐가 올 건지 뻔히 알면서도 속아넘어가는 그런 것 있지 않습니까.
이 정도면 '좋은 영화'는 아니라고 해도 돈 값은 확실하게 하는 기성품이라고
해야겠지요.
(12/09/14)
★★☆
기타등등
엔드 크레딧 끝난 뒤에 짧은 쿠키가 있습니다.
감독: James Wan, 출연: Patrick Wilson, Rose Byrne, Ty Simpkins, Lin Shaye, Leigh Whannell, Angus Sampson, Barbara Hershey, Andrew Astor
IMDb http://www.imdb.com/title/tt1591095/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8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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