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 아이와 보러 가기

2014.01.30 22:58

칼리토 조회 수:2781

아이를 데리고 처음으로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네, 겨울왕국이요. 평이 좋기도 하거니와.. 이건 극장에서 한번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보러 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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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갓 여섯살이 되었지만.. 만 다섯살이 한참 남은 이 친구는 생긴 건 꼭 초딩 같은데 땡깡에 툭하면 울고.. 부모가 보거나 말거나 세살 밑의 동생 다리를

거는 악당입니다. 예전에 둘이서 일본 여행을 갔던 사진을 다시 보니.. 참 많이 크기도 했네요. 어쨌거나..


처음 극장 나들이를 가면서 걱정도 되고 마음의 준비도 나름대로 했어요. 일단 들어가서 쉬한다고 할지 몰라 화장실 가서 억지로 소변도 보게하고 배도 든든히

채웠지요. 집에서야 만화영화를 신나게 보지만.. 큰 화면에 실감나는 사운드는 처음일거 같아 미리 경고도 했구요. 다행히 더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도 있어

마음이 놓였습니다.


겨울왕국 더빙판은 좀 시시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노래도 좋고.. 성우들 더빙도 좋더군요. 뭣보다도 음악이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좋았습니다. 캐릭터도 좋지만

음악이 제일 가는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분명히 뮤지컬로도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그러면 음악이 아깝다는 생각..


아이는 걱정과 달리.. 조용히 앉아서 영화를 봐주었습니다. 무서워 하기도 하고 좀 재미없어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마지막의 쿠키까지 다 보고 영화관을 나섰지요.

밑에 아이 데리고 극장에 온 부모 이야기를 읽으니.. 혹시 미처 몰랐지만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끼치지는 않았나 잠깐 생각해 봤습니다.


어릴 적 영화에 대한 추억을 떠올릴때마다 지금과 가장 괴리감을 느끼는 건 역시 냄새입니다. 필름 상영에 동시 상영, 동네마다 하나씩 있는 극장에 들어서면 크레졸 냄새라던가

담배냄새, 오징어와 땅콩 냄새가 영화를 보러 왔다는 실감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그리고 깜깜한 극장안을 가로질러 스크린으로 날아가는 불빛과 필름냄새같은 것들이

섞여서 흥분과 감동이 배가되었던 것 같아요. 요즘 극장에는 그런 냄새가 없어서 뭔가 흥이 덜 납니다. ㅎㅎ (공감하시면.. 40대 인증..)


우리 아이에게는 첫 경험이 되었을 오늘의 영화 관람이 먼 훗날에는 어떤 추억으로 남을지 궁금하네요. 음..


아이를 키우며 힘들고 어려운 부분도 분명 있지만 아이의 인생, 그 한 페이지 페이지속에 제 자취를 끼워넣으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흥미진진한 모험인것도 같습니다.

이런 아이를 낳아주고 함께 키워주고 있는 아내에게도 고맙고.. 잘 커주고 있는 아이들에게도 고마운 밤입니다. 다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


PS : 엘사가 렛잇고 부르면서 성만드는 장면은 마치 김연아 선수가 링크위를 날아다니는 것 같은 감동을 주더군요. 마지막에 문이 닫히기 직전.. 살랑거리며 다가오는

그 장면에선 정말... 못보신 분은 꼭 보세요.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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