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20 17:23
격무에 시달려 듀게도 며칠 못들어 오다보니, 오늘 만큼은 칼퇴근 하리라 다짐하며 이런 상바낭을 하는군요.
제목 그대로 저는 왜 이렇게 화장실 가기가 싫을까요? 물론 너무 바쁠 땐 갈 시간도 없을 때 많지만 사실은 가기 싫어요. 특히 회사 회장실 넓게는 공중화장실.
너무 사춘기 계집애 같은 발언이라 조심스럽지만 저는 제 용변보는 소리를 남이 듣는 게 정말 끔찍하게 싫습니다...더불어 남의 소리도요. 또한 제 용변 냄새를 남기는 게 정말 싫습니다. 그리고 남의 용변 냄새를 맡는 것도 너무 힘들어요. 그래서 저는 큰 볼일을 밖에서 해결하는 건 생각도 할 수 없고(직장생활 하면서 그래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겨우 소변이나 보는 정도인데 그것도 귀찮고 싫어요. 하루에 커피를 7~8잔 블랙으로 마시니 무슨 이뇨작용처럼 일어나 자주 가는 게 맞는데 그걸 자꾸 참고 있어요. 그냥 화장실 딱 들어갔을 때 윗부분이 터져 있는데도 공기중에 고여있는 타인의 용변 냄새가 고역이고 또 옆칸에 누구라도 있으면 습관적으로 물을 내려야 해요. 이게 더 비위생적이라는 거 아는데 옷벗고 입으면서 팬티 튕겨지는 소리, 용변 배출되는 소리, 기타 등등 그냥 미세한 잡음조차 들려주기도, 듣고 싶지가 않아요. 화장실은 그러라고 있는 장소가 분명한데도 말이에요. 제 직장생활 스테레스 중 가장 큰 요소중 하나입니다. 저 같은 분 어디 또 없을 것 같네요.
김희애라는 탤런트를 저는 아주아주아주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어요. 그니가 첫 데뷔를 했던 드라마를 봤다고 하면 연식 증명되겠지만 (그래요 뭐 나이차이도 그닥 많이 나지 않죠), 저는 처음부터 동경했었고 다른 연자연예인에 비해 화려하지 않지만 지적인 분위기가 나는 그 얼굴이 좋다고 생각했거든요. 예쁘다기보다는 좋다는 생각, 나도 저런 성인여자 얼굴을 가져야겠다는 동경. 과거의 숱한 드라마에서 그녀의 연기는 저를 실망시킨 적이 없었죠. 어떤 캐릭터를 맡아도 적역인 것 같고, 후남이면 후남이, 산 너머 저쪽의 싸가지 없는 조각가( 또는 도예가)로 나왔을 때는 정말 그 커트머리가 충격적인 변신일 만큼. 그러다가 결혼을 하고 근 10년 가까이 쉬다가 컴백하지요.
그러니까 저는 그녀가 싫어진 어느 시점이, 정윤기와 손잡고 스타일을 바꿨을 때부터 였던 것 같습니다. 긴 머리를 단발로 싹둑 자르고 당시 연예인들에게 입소문 난 바네사부르노 반짝이 가방을 들고 나오고, 클래식한 재킷에 프리미엄 진을 매치한 스타일로, 그 전의 어쩔 수 없이 참하고 조신한 얼굴과 스타일에서 벗어나 헐리웃 셀렙 스타일로 탈바꿈 하고 나오게 된 그때부터요. 그렇지만 개인적인 커리어는 그때부터가 승승장구였고, 30~40 여자들의 워너비가 되었나요? 화장 안 한 것 같은 말간 피부를 드러낸 맨얼굴, 관리 잘 된 몸매, 특별한 잡음 없는(듯한) 결혼생활, 여기저기 잘도 들어오는 광고섭외, 패셔니스타, 명품 런칭쇼 단골 셀렙 등등... 그 중 최고봉은 에스케이둘.
느끼해진 거죠. 단지 꼭 화려하고 감각적인 스타일로 바뀌었기에 느끼해지는 건 아니겠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단아하고 지적인 이미지(만), 보여줬던 결기어린 연기(마지막으로 본 게 부모님 전상서), 관리한다는 느낌보다는 성격이나 기질적으로 타고난 듯 보였던 마른 몸매, 이런 것들이 과하지 않게 그녀 자체로 완성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초라한 역을 맡았다고 절대 초라하지 않고 오히려, 저는 후남이 시절의 그녀가 그렇게 이쁠 수가 없었거든요. 구박받는 딸이라 해도, 뭔가 실제적인 생명력이랄까 그러면서 찬란하게 빛나는 얼굴의 후광 같은 거.
이제는 뭐... 드라마에 하고 나오는 것마다 대부분 완판녀가 되었으니, 여기저기 협찬도 많이 받고 웬만한 브랜드 안 입어 본 게 없겠지만요. 이번에 시작한 드라마도 잠깐 봤는데 벌써부터 그녀가 입은 옷과 패션부터 화제. 사실 이제 그 스타일로 나름 패턴화가 되어 제 눈엔 전혀 새롭지가 않은데 말이죠.
아니, 저도 못지 않게 옷욕심 많고 패션 관심 많은데 그녀 만큼 못 누리기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라고요!
잠깐, 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2014.03.20 17:31
2014.03.20 17:34
어멋, 저랑 배우 취향이 같으시네요. 저도 배종옥 언니 왕팬. 그녀의 데뷔작 노다지를 국딩시절에 잠도 안 자고 다 보면서 무슨 저런 여자가 다 있나 싶었는데. 요즘 드라마에 나오는 그녀는 좀 소모적인 캐릭터인 것 같아 안타깝죠.
2014.03.20 17:57
이혼할때 왜 저 누이가 행복해지지 않는가 가슴을 쥐어뜯었습니다./ 생각해보니 푸른 해바라기의 그녀는 수지와 조금...
2014.03.20 18:01
뭔 얘긴가 잠깐 생각했는데... 맞아요. 항공기 조종사였죠. 근데 배종옥 언니와 수지 사이의 갭은 어떻게 매꿔볼 도리가 없는 거리군요. 모든 면에서. ㅋ
2014.03.20 17:38
전 집에서 뒹굴거릴 때도 화장실 가는 게 되게 귀찮아요. "21세기나 돼서 휴대용 화장실도 못 만들어 놨다니 제길!"
2014.03.20 17:49
그르게요. 아니면 일 년에 딱 한 번만 가게 하든가요.ㅜ
2014.03.20 17:38
화장실의 공감각적 경험을 타인과 공유하기 싫다는 말씀이군요.
그런데 거기에 적응 못하면 배우자와 동거생활을 하게 될 경우 굉장히 불편하지 않을까요?
2014.03.20 17:50
상당히 가리겠지만 그래도 공중화장실 아니고 제 집 화장실이면 낫겠죠.
조심해도 어쩔 수 없이 배출되는 상황들은 감당해야지만요.
2014.03.20 17:41
저 삼사년 전 그 즈음에 김희애 씨를 실물로 봤었는데 정말 아름다웠어요. 우아함 그 자체? 제가 본 여자연예인 중 가장 아름다웠어요. (소싯적에 닮았단 소리 들으셨으면 엄청 미인이시겠군요!)
2014.03.20 17:54
그러니까 그게요, 그래도 제가 그녀보단 그래도 한참(?) 어린데, 제 나이가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렸을 때부터 그 소릴 들었다면 과연 그게 좋은 소리였는지는 모르겠어요. 어쨌든 김희애씨는 동안일지는 몰라도, 뭔가 영~한 얼굴은 아니잖아요(이율배반적이게도). 아, 당연히 저는 미인은 아니죠. 그럴 리가요.
2014.03.20 17:43
2014.03.20 17:56
사춘기 계집애 같다는 점에서요? 재밌으셨다면 다행.
아, 근데 화장실 문제는 정말 저한테는 너무 괴로운 일이에요. 그래서 만성*비에 시달리는... ㅜ
2014.03.20 18:12
2014.03.20 17:51
근데 사실 화장실 가기 좋아하는 사람도 없을것 같아요. 저는 순전히 귀찮아서 가기 싫어요. 특히 자다가 갈까말까 고민할때가 가장 짜증.
2014.03.20 18:17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여자들은 밤에 자다가 생리대를 갈아야 할까 고민할 때도 참 힘들죠. -_-
2014.03.20 17:52
2014.03.20 18:18
어머 이것은 제겐 최고의 칭찬입니다. 너무 감사해요. 현생에는 무슨 불만 많은 살쾡이로 태어난 것 같습니다, 어흑.
2014.03.20 17:58
2014.03.20 18:19
ㅎ ㅎ 그렇죠? 스타일리스트를 좀 봐꿔야, 차라리 옛모습으로 연기하면 더 감정적이 될 것 같은데. 이젠 뭐 드라마에서 대놓고 44싸이즈래요. 하하.
2014.03.20 18:38
2014.03.20 17:59
2014.03.20 18:21
그놈의 명품, 럭셔리, 사람이 무슨 물건도 아니고 말이죠. 사실 인물로만 보면 채시라가 갑이죠, 진짜 미인. 연기도 훨씬 더 잘했고요.
2014.03.20 18:26
하희라 김혜수 김민희부터 해서 다들 배틀 한 번 붙었으면 좋겠는데요
2014.03.20 18:30
2014.03.20 18:32
2014.03.20 18:51
해신이나 애정의 조건을 봐도 연기력+흥행에 문제가 없었는데 천추태후 후유증이 컸고 개인적으로는 남편 관련 구설이 결혼부터 계속 따라다닌다고 생각해요. 김희애를 보면 철저하게 한 마디도 안나오는게 좀 다르군요.
2014.03.20 18:08
2014.03.20 18:22
2014.03.20 18:27
어멋, 뭔가 정곡을 찔린 듯 하면서도 사실 또 꼭 그렇지는 않다고 항변하고 싶은 이 마음은 뭘까요? ㅋ
제가 좀 유난한 구석은 있는 게 맞지만 뭐 그렇게까지 재수탱이는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이게 더 재섮는 걸까요-_-)
그나저나 제 옛날 글까지 다 읽고 기억하신다니 감사드리고요, 제 생각엔 러빙래빗님이야말로 저에 비할 바 없이 훨씬 더 여성스럽고 사랑스러운 분이셨던 것 같은데
동일선상에 놓여 쪼금 죄송하네요. 이런 저를 (게시판에서나마) 좋아해 주신다니 감사합니다. ^______^
2014.03.2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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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0 18:29
예, 다른 거 진짜 털털한 데가 많은데 그 부분은 아직까지 극복이 안 되네요.
2014.03.20 18:57
김희애씨는 너무 다듬어지고 정형화돼서 재미가 없죠.
2014.03.21 00:22
그런 면이 다분히 있긴 하죠.
2014.03.20 19:38
2014.03.21 00:24
그게 바로 김희애 씨의 함정입니다.
2014.03.20 20:12
2014.03.21 00:26
아이고, 그런 말씀 마소. 저는 장만 괜찮다면 하루에 두 번도 좋고 세 번도 좋고 암튼 최소 1일 1회 쾌변인 분들 진짜 너무 부럽습니다. 어떻게 해도 늘 잔변감이 남아 있는 듯한 ㅠ 냄새나 흔적은 타인보다는 제 것이 더 싫고 민망한 것이겠지요;;;
2014.03.20 20:35
엊그제 인천공항에서 옆칸에 아무도 없고, 앞으로도 오 분간은 없을 것 같은 분위기의 화장실 한 칸을 찾아 27에서 1번게이트까지 헤매었던 자로서 심히 공감이 갑니다. 근데 전 화장실 뿐만 아니라 뭐에든 제 흔적 남기는 걸 싫어해요. 공공장소에서의 존재감을 0으로 수렴시키고자 하는 욕구랄까... 호텔에서 자고 나와도 이부자리 정돈 다 하고 나와요. ㅠㅠ 그나마 제가 좋아하는 여행이나 스쿠버다이빙에는 이런 결벽증이 '이론적으로나마'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일까요.
2014.03.21 00:29
공감 하신다니 고맙고 반갑습니다. 저, 그 심정 너무 잘 알기에 그나마의 변의도 들어가버려서 맨날 이 모양 이 꼴입니다.
2014.03.20 21:06
예전에 김어준 라디오상담 코너에서 들었는데, 수줍은 방광 증후군(원래는 영어명이었는데 기억 안나구요.)이라는 게 있다네요.
저도 유치원 시절부터 밖에 나가면 화장실에 잘 못갔어요.
남의 소리 듣는 것, 냄새 맡는 것 죄다 불편하고, 제가 내는 소리나 냄새 남들에게 들키는 것 민망하구요.
고속도로 휴게실같이 사람이 엄~청 많은 곳에서는 헛구역질하면서 볼일봐요. 저도 이런 제가 싫어요. 똑같이 냄새풍기는 인간이면서 유난 떠는 것 같아서...
2014.03.21 00:33
네, 그런 게 정식 병명이 있다고는 들었어요. 아이고 기대도 않고 오히려 욕 먹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그냥 쓴 바낭인데 동지를 만나니 이거 뭐 반갑다고 해야 할까요 ㅜ 저도 그래서 이런 제 자신에 대해 늘 과하게 반성 아닌 반성이나 자책을 합니다. 솔직히 다른 부분은 많이 털털하고 허당인데요.
2014.03.20 23:49
2014.03.21 00:37
힐링캠프 얼핏 본 기억으로는 '참기름 바른 차돌 같다' 고 했던 것 같아요. 차돌이나 밤톨이나 깎은 듯 유려한 건 공통점인데 사람들이 그걸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네요.
2014.03.21 00:10
'김희애 닮으셨네요'도 아니고 김희애 아니냐는 이야기를 제법 들었을 정도라면 미인 아닙니까!! ㅜㅜ
2014.03.21 00:41
그게요, 십 몇년 전 그 당시 남자친구 만나러 여의도 가는 택시 안에서 기사님이 얼핏 보더니 그 난리를 치더랍니다. 그날따라 저는 전날 까지의 야근으로 노메이컵에 초초췌 모드였는데, 기사님이 자꾸 우기시는 거에요. 아니라고 솔직히 말씀드렸는데도 싸인해달라고 할까봐 그러냐면서 맘대로 믿으시는;;; 이후에는 외국 나가 살 때, 시내 유명한 레스토랑에 갔을 때 때마침 단체관광 온 한국인 중 어떤 술 취한 중년 아저씨가 막무가내로 -_- 그래서 저는 나한테 그 분 아니냐고 또는 닮았다는 소리 들으면 오히려 진정성을 의심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김희애씨가 완벽한 미인은 아니잖아요. 물론 저는 그에 한참 못 미치는 범인이지만요.
2014.03.21 00:43
댓글달고 쿠델카님 댓글 받아야지..헤헤
2014.03.21 00:52
아이고 이러지 마세요. 저도 싫지만 듀게에서 김희애씨 싫어하는 사람 이리 많다는 거 알고 식겁! 이러다 매장 당할라. 그리고요, 그런 경험 없으시죠? 한창 류시원 잘 나가던 때 소개팅 받았는데 류시원 판박이라 하여(취향은 아니었지만) 나름 기대하고 나가봤더니, 눈 처진 거 하고 재킷 소매 걷어입는 것만 닮았더라는. 그러니까 저도... 야근이나 특근으로 그냥 민낯에 제 때 못감아서 올백으로 머리 묶었을 때 가장 많이 들었을 뿐입니다. 다른 게 있다면 그니의 민낯은 물광 제 민낯은 개기름. 이제 어떤 분위긴 지 아시겠죠?--;;
2014.03.21 11:21
신통방통하게 늙지도 않고 실력도 좋은 배우죠. (눈가의 주름은 포착! 에스케이둘 뻥치지맛)
밀회에서도 좋긴 했는데 위에 어느분이 느끼했다고 하셨듯 저도 그런 느낌 받았어요. 얼굴에 광택이 너무 심해요. 오일을 발랐나봐요!!
절대로 실패하지 않고 무슨 역이든 잘하며 언제나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여자 배우 중 한 명이었지요. 영화를 보고 텔런트와 영화배우는 역시 다른가 뭐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 일단 나는 배종옥이 누나 팬이라는 걸 말씀드리며 데뷔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