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원 주고 다운받아 봤습니다. 개봉관이 많았더라면 이 돈 주고 개봉관에서 볼 수 있었는데 집에서 이 영화 하는 극장이 너무 멀어서

그냥 집에서 봤어요. 홍상수가 옥희의 영화 만들면서 배우들, 스텝들 고생한거 보람있게 해주려고 장편 분량으로 늘리고자 했을 때 주변에다

최소한의 장편영화 상영기준이 몇 분이냐고 물었다죠. 그랬더니 대부분 80분이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그렇죠. 80분은 돼야 장편영화라고 할 수 있죠. 일부 장편 만화영화들은 70분대 상영시간도 많지만 인간이 나오는 영화는 그래도 80분은 넘어야

장편영화라는것이 암묵적인 동의같습니다. 그래서 옥희의 영화가 딱 80분 런닝타임인데 북촌방향은 78분입니다. 포털사이트에는 79분이라고

기재되어 있지만 오프닝부터 크레딧까지 다 봤더니 정확히 78분 58초였습니다. 오프닝과 크레딧을 조금 늘렸더라면 80분 이상은 쉽게

채웠을 것 같은데 후다닥 끝납니다. 크레딧도 고작 1분, 오프닝도 그 정도 하죠. 아무래도 홍상수는 만화영화 장편 기준에 맞춘것 같네요.

일례로 디즈니의 피터팬 같은 영화는 75분이죠.

그래도 인간이 나오는 장편영화인데 80분이 안 된다는건 좀 그래요. 조금만 늘려서 80분은 맞췄으면 좋았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미있게 봤습니다. 한동안 서울에서 일어나는 얘기를 안 하던 감독이 오랜만에 서울 로케이션을 감행했네요.

지방 가서 찍은 영화들은 자연 풍경도 잘 담아왔는데 서울로 넘어오니 온통 술술술이에요.

아침 먹고 술, 점심 먹으면서 술, 저녁도 술...홍상수 영화에 술 빠지면 홍상수 영화가 아니지만 이 영화는 최근 몇년 동안 발표한 영화들보다

훨씬 술기운이 납니다.

대학로, 정독도서관 등 종로쪽 익숙한 거리들이 반가웠고 촬영도 근사했어요. 흑백으로 찍어서 의도 이상의 느낌이 배가된것 같네요.

내용은 순환과 반복인데 잘 이해가 가진 않았어요. 즉흥적으로 대본써서 이어 붙이다 보니 각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붙은 느낌은 아닙니다.

 

김의성이 생각보다 조금 나와서 아쉬웠고요. 유준상 연기 좋았어요. 송선미는 글쎄요. 전 이 배우에 대한 선입견이 강한 편이라서요.

캐스팅은 참 잘 되는 것 같아요. 요즘 하고 있는 연극도 좀 더 연기잘 하는 배우가 했다면 평가가 나아졌을텐데

김태우도 그렇고 송선미도 단조롭게 연기한다고 군소리 많이 듣죠.

송선미 연기를 보면서 자꾸 고현정이 떠올랐어요. 고현정이랑 흡사하게 연기하더군요. 배역 자체가 홍상수의 고현정이 하면 제격인데 그걸

송선미가 하니 약간 맛이 가고 엉뚱한 느낌이 잘 안 살아요. 고현정이 매우 중요한 장면에서 카메오 출연했는데 지나가는 행인 역할이라고 들어서

잠깐 나오고 안 나올줄 알았더니 100초는 나옵니다. 대사도 있고요. 홍상수랑 고현정이 영화 한편 더 했으면 좋겠어요. 비중 많은걸로.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서도 후반부에만 나와서 아쉬웠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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